케이블카로 산을 내려오는 동안 산골짜기에 아늑히 자리한 체르마트의 정겹고 평화로운 모습은 이전 글을 읽으신 분이라면 함께 한 사진을 통해 아쉽게나마 느끼셨으리라.
알프스는 어떻게 여행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여행이 될까를 생각해 봤다.
만년설이 가득한 곳이니 당연히 스키를 비롯한 겨울스포츠매니아들에게는 사시사철 최적의 조건을 갖춘 겨울스포츠의 천국이다.
일반 여행자들이 시간의 여유를 지니고 이곳에 머문다면 충분히 산길을 걸어보는 행복을 꼭 누려야하지 않을까. 산을 오르는 게 부담스럽다면 케이블카나 산악열차를 타고 오르다가 어딘가에서 걸어 내려오는 도보와 사색을 함께 할 수 있는 트레킹을 한다면 잊혀지지 않는 즐거운 추억이 되리라. 아니면 같은 방법으로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겠다.
알프스를 여행하는 이유는 자연을 마음껏 누리고 느끼기 위해서가 아닌가.
알프스만이 지니는 독특한 자연의 맛은 신비롭기조차 하다. 8월의 첫 날 체르마트의 날씨는 한국의 전형적인 가을이 중심에 있고 묘하게 겨울과 여름이 같은 날 함께 뒤섞여 있는 느낌이었다. 따사로움을 넘어서는 햇살과 함께 정신이 맑아지는 차고 상큼한 가을 산들바람이 쉼 없이 불고 있었고 산을 오를수록 만년설을 품은 영원한 겨울이 반기고 있다.
때묻지 않은 자연에서 혼재된 계절을 마음껏 누리며 알프스를 누비다 보면 누구라도 찌든 세상을 벗어나 하늘처럼 맑은 자락에서 소녀의 초록 눈빛이 되고 목동의 순박한 미소가 되리라.
체르마트 시내로 들어서고 있었다. 전기자동차와 간혹 마차가 다니는 시내는 휴양객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예쁘고 제법 화려하고 의외로 번화한 듯 싶은 시내길을 걸어가 점심식사를 했다.
스위스 전통가옥 샬레풍 집들마다 빨간 꽃의 제라늄으로 베란다 화원을 이루어 눈을 즐겁게 한다.



점심식사 이후 잠시 쇼핑을 할 수 있는 자유시간이 주어지고 버스 정류장에서 정해진 시간까지 모이기로 했다. 산골관광 시내트레킹이라 해야 하나? 관광객들이 적지않은 시내였지만 여전히 공기는 맑고 신선하다.
몇 년 전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국민소득이 만불을 넘어서면 그때부터 사람들은 물을 사서 마시게 되고, 이만불을 넘어서면 공기를 사서 마시게 될거라는 말이었다. 삶이 윤택해 질수록 자연환경은 상대적으로 파괴되고 역설적으로 자연환경의 값어치가 높아지리라는 뜻이었을 게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미래에 대박을 안을 투자를 하고 싶다면 도시의 건물에 집착하지 말고 맑은 물과 공기가 지천에 널린 시골에 투자하시라. 돈버는 일과는 무관한, 하지만 인간의 참된 행복에 무지하게 관심이 많은 문화사목자의 진심 어린 조언이다. 적어도 이 시간 시골을 버리고 도시를 꿈꾸는 이가 있다면 그는 최소한 미래의 값비싼 공기를 마음껏 누리는 소중한 행복을 접어야 하는 불행한 각오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나.
"저 철딱서니 없는 신부, 공기가 밥먹여 주냐?"고 묻는 이에게 철없는 신부는 사람이 밥만 먹고 사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말하고 있는 게다.
시내는 온통 상가들이니 이곳에서 무엇을 팔고 있는가 관심있게 둘러본다. 역시나 이곳을 찾는 이들이 무엇 때문에 이곳에 오는가를 알 수 있게 하는 상점들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스키장비나 스노우보드를 대여해 주는 상점과 산악자전거를 빌려 주는 상점, 그리고 페러글라이더를 빌려주는 상점들이 있다.
음식점들과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많이 있었고 넓은 공간의 여행안내소가 자리잡고 있었다.
스위스 하면 떠오르는 상품은 뭐니뭐니해도 시계가 아닌가. 낯익은 시계 브랜드들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명품시계점에 들어가 기념시계나 하나 살까 전혀 망설이지 않고 곧장 옆집 기념품 가게에 들어가서 맥가이버칼 한 번 쓸만한가 만지작거리다 쵸콜렛을 보는 순간 잠시 쵸콜렛을 전해주던 그 손... 그 여인의 미소를 생각하며 생긋 웃다가 엽서 몇 장을 사는 것으로 쇼핑을 끝냈다.
남은 시간 모이기로 한 장소에 일찌감치 가서 카페 바깥자리에서 커피를 마시며 느긋한 여유를 즐긴다.
불과 두 시간 전쯤 클라인 마테호른 정상에서 겨울 강풍과 만년설을 즐기며 에스프레소를 마시던 내가 지금은 뜨거운 태양과 빨간 꽃빛이 가득한 여름의 알프스 거리에서 두시간 전의 겨울추억을 더듬으며 에스프레소를 즐기고 있다.
이제 알프스와 작별을 고할 시간이다. 좋은 쇼핑을 하면 기쁘지 않은가. 행복한 마음으로 쇼핑한 물품들을 다시 챙겨 본다. 만년설의 눈빛과 샬레의 꽃빛을 다시 담는다. 투박한 통나무와 돌지붕의 산골 집, 평화로운 목가적 풍경의 마을을 담는다. 짙푸른 하늘과 너무도 상큼해서 이만불에 사기엔 너무나 미안한 알프스의 바람과 공기를 담는다. 산을 타고 흐르던 잿빛 시냇물과 해맑은 표정의 저 구름을 담아가야지. 마테호른, 너는 무거워 남겨 두고 가지만 대신 내가 산이 되리라.
싹쓸이 쇼핑을 하다보니 교만이 이를 데 없이 산처럼 솟은 걸까. 알프스를 떠나는 나는 적어도 산같은 마음을 꿈꾸고 있었다.
훗날 누군가 나를, 나의 산을, 나의 사목을, 나의 교회를 쇼핑할 때 몸서리치는 기쁨으로 떨고 있기를, 복음의 기쁨이 산처럼 솟구치기를, 강하게 보다 강하게 터질 듯 뛰고 있는 심장의 고동마저 감사와 찬양으로 가득하기를...
알프스에서 만난 모든 기쁨의 빛깔을, 아니 그보다 찬란한 환희의 색채가 부디 교회 안에 새겨지기를...
사랑, 다시 이천년 전 그 이름으로.





몇 해 전 여행사진과 함께 올렸던
유럽여행기중 알프스 체르마트 이야기를
오늘 다시 나눴습니다.
인생이 행복한 여행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신앙의 길이 기쁨 가득한 길이라면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지요.
저는 교회가 충분히 무겁고
잿빛 여운이 짙어
불러야할 노래조차 더러 숨이 막힌 듯
영혼 깊은 곳 기쁨을 소진한 믿음의 벗들이
지치고 힘겹게 걷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충분한 휴식이 필요한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온유한 자비가 필요한 이들에게
넘치는 기쁨이 필요한 이들에게
샘솟는 열정이 필요한 이들에게
거룩한 사랑이 필요한 이들에게
교회는 필요한 힘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교회의 소명이요, 복음화이고
진정한 믿음의 교육이라 믿습니다.
세상과 사랑을 나누기 위해
먼저 사랑의 축복을 받아야 하고
왜 신앙의 길이 사랑의 축제인가를
충분히 누려야한다고 믿습니다.
그 믿음이
자격도 조건도 갖추지 못한 저를
문화사목자의 길로 들어서게 했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 데
홀로 이 길에 들어선지 14년,
이해보다는 오해와
격려보다는 시샘과 독설을 감당하기엔
제 믿음이 얼마나 초라한 것인가를
정직하게 돌아다보는 것은 고통이었습니다.
돌아보면 문화사목자로서의 제 길은
자주 고독했고 때로 원치 않는
전사의 모습이었음을 압니다.
개인의 욕심이리라는 냉소와
사제 아닌 경영자 같다는 비난은
아프고 속상했지만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채찍이었습니다.
거룩한 기쁨의 환경을 준비하는 일이
부족한 제게는 늘 기쁨만은 아니었지만
엠마오의 여행자 같은 제게 주님은 나타나셨고
말씀해 주셨고 음식을 주셨기에
감사와 찬양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건에 맞게 소박하게 시작했던 첫 걸음이
성큼 커져 감은 이제 또 다른 무거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거기엔 한국가톨릭문화원에 바라는
행복한 여행을 꿈꾸는 이들의 꿈이 서려있음을
저는 믿습니다.
오늘도 저는 이렇게 부활의 초대장을 보냅니다.
그대, 한국가톨릭문화원과 함께
행복하기를 두려워 마십시오.
그대의 믿음을 즐기십시오.
그대의 삶을 기쁨으로 채색하십시오.
그대의 여행 안에
주님의 부활, 그 완전한 사랑의 축제가
함께 하시길...
** 스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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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난할 때 풍요로워지는 행복을 배우려 오늘도 우리는 길 떠나는 사람들입니다.
깜짝 놀랐어요. 리플이 많아서. 그리고 신부님이 무슨 세일하는 곳을 만났나 했어요. 문화사목자의 쇼핑은 대박이네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물건을 싹쓸이하는 신부님의 놀라운 장보기, 저도 내일부터 싹쓸이 쇼핑몰을 찾아봐야겠어요.
결국 제가 한 사람 맛이 가게 한건가요? ㅎㅎㅎ 오늘도 창밖을 보니 가을입니다. 청계천으로 아님 소래산으로라도 하늘쇼핑을 가보세요. 감사합니다.
조용한 모습으로, 질리지 않으면서도 진한 향기를 품고 있는 국화꽃처럼 오늘 신부님의 글에선 그러한 향기를 맡았습니다..'문화사목'이라는 이름이, 기쁨과 행복을 주는, 사랑과 환희로 채색된 푸근한 산으로 가톨릭교회안에 우뚝 솟아 언제까지고 남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잠시 기도드립니다.
항상 카페를 위해 헌신하시는 자매님, 문화사목의 향기를 함께 나누고 계심에 감사드려요.
진정 기쁨의 복음의 산이 신부님을 통해서 솟구치기를 빌어 봅니다. 아름다운 여행기 흐뭇하게 보고 읽었습니다.
히딩크 감독의 말처럼 우리는 아직도 목이 마른 사람들입니다. 복음의 기쁨이 목이 타는... 감사드립니다.
신부님! 정말 알프스의 아름다운 풍경 잘 보았읍니다.너무 설명을 자세히 해 주셔서 그 그림이 선명합니다.싹쓸이 쇼핑덕에 눈과 귀가 즐거웠읍니다.특히 제라늄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집들이 너무 정겹게 느껴집니다.시골의 한적한 그곳이 그리워 집니다.신부님의 재테크에 귀 기울여 볼까요?늘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그림이 선명한 것은 마음이 선명하시기 때문입니다. 귀 기울여주심에 감사드리구요. 늘 문화사목의 기쁨전파에 귀 기울여주시기를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개소리 말래, 개소리 말래, 누가 너더러 개소리 말래... 모처럼 답글에 대한 꼬리글을 쓰는 동안 하나의 꼬리글을 적고 등록을 누르면 이 글의 처음으로 다시돌아가 계속 음악의 앞부분을 되풀이해 듣게 되는데 가사가 자꾸 개소리 말래처럼 들리네요. ㅎㅎㅎ 주일 오전에 답글에 꼬리글을 올리는 저의 개소리(?) 또한
푸하하하.....정말?.,그렇네요?...일일이 모두 꼬리말을 달아주시는 정성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에게 즐거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천사들의 축일입니다. 여러 천사님들의 천사같은 마음에 꼬리글을 적으면서 저도 잠시 천사의 그 마음을 담아봅니다. 배꼽에 담았나? 엉덩이에 담았나? 내 속의 천사를 찾으려 이만 들어갑니다. 샬롬!
마음에 담은 것을 하나씩 하나씩 꺼내보는 재미가 여행이 주는 선물이라 생각됩니다. 또 다른 세상으로 여행을 할수 있음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속았다 ! 아주 즐겁게 .. 하하 그러면 그렇지 역시 스콜신부님 다운 쇼핑입니다. 언제나 즐거운 여행기 .. 신부님을 더욱 사랑하지 않고는 못배기게 합니다. 그렇습니다. 몸서리치도록 기쁨 넘치도록 행복한 여행기 .. 언젠가는 어떤 제목으로든 신부님의 저서 속에서 한 몫을 하길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신부님의 여행기를 끝까지 잘보았습니다.깨끗한거리 집 창가에 예뿐꽂들 .알프스의 눈덥힌산 .아래로 내려오면 프른잔디.....자상하게 설명해주셔서 다녀온길을 다시한번 갔다온것 같습니다.(싹쓸이 말씀땜에 ㅎㅎ혼자 웃었담니다)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세실리아님 감사해요.
처음으로 인사 드립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재치있는 글 요들송 싹쓸이 쇼핑 선물에 속았답니다. 다각면으로 사목하시는 신부님께 화이팅 !
첫 인사 나누셨으니 앞으로 자주 글로 뵙기를 바랍니다. 병원에 계신가봐요?
내가 대신 산이 되리라.,, 바다를 품는, 산이 되기를 꿈꾸시는 신부님, 하늘의 아버지께서 특별히 사랑하시는 신부님...
감사합니다.
지금 신부님 쇼핑 해 오신것 즐기고 있읍니다 . 예쁜 까페에 앉아 요들송 들으며 즐깁니다 감사합니다
캐나다에서 들어오셨나요? 반갑습니다.
저도 메일을 읽으면서 여행자가 되어 설레고 달콤하고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신부님 덕분에 신부님의 여행을 저도 즐겼답니다 체르마트의 거리를 저도 걸으며 흥겨운 음악을 들으며 여행자의 자유와 들뜬 분위기에 빠져봅니다
아이디가 참 멋지십니다. 감사해요.
복음의 기쁨이 산처럼 솟구치기를.... 아~ 신부님의 그 열정적인 모습에 저도 덩달아 가슴 벅차 오는 듯한 기쁨을 맛 보았답니다 !! 멋진 시인도 되시구,, 신부님께서 올려주신 그림과 글속에 동화되어 가는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처음으로 꼬리글을 달아 봅니다***^^ ㅎㅎ 메일 넘 빨리 확인하죠~ ㅋㅋ 신부님 글과 사진 음악 넘 ~ 기쁘고 ~행복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행복하세요 ~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싹쓸이? 신부님이 싹쓸이 하는 물건은 무엇일까? 중고등부 학생들에게 선물 할 초코릿?,------등. 유치한 궁금증으로 열었는데 와우~ 우리 신부님은 역시나 ~ ~ ~ . 멋있어요. 체르마트를 어슬렁거리면서도 왜, 난 그때 이런 멋진 선물들을 싹쓸이 할 생각을 못했을까-----.
감격입니다 음악과 글이 넘넘 좋아요 오늘도 복된 하루이시기를 ....
바쁜 나날 속에서도 여유를~~~ 주님의 은총의 시간이 셨군요 음악도 좋고 좋은 사진 감사합니다.
신부님의 올려주신 노래들으며 멋진 글들과 사진을보며..저도 채르마트 여행자로 마냥 즐거운 마음되어 잠시동안 행복한 마음에 빠져봅니다.신부님 감사합니다.
흥겨운 요들송에, 꽃들이 만발한 거리의 사진하나만으로 충분히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행복한 여행하고 갑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2년정도 정말 힘들었는데 그때 까페에서 신부님을 만나 뵙고 글과 사진으로 참 많은 위안을 받았습니다! 넘~감사드립니다!
ㅎㅎㅎ....사진과 글속에 푹 빠졌다갑니다. 감사합니다 싹쓸이 쇼핑~~ㅎ
이번 사순시기는 나를 돌아보는 시간,,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는 시간을 갖고자 소원했었는데,,, 성주간 준비에 너무 바빠서 쫒기듯 시간을 보내고 말았습니다. 부활의 기쁨을 맛보지도 못하고... 전례때 복사들이 작은 실수만 해도 등에선 식은땀이 주르르~~ 대축일이 끝나고나니 기쁨보다는 힘들고 지쳐 잠시 본당을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성주간동안 카페에도 들르지못하고 지났는데,,, 이제야 한가로웠던 몇해전의 그날을 추억하며 기분좋은 시간 보냈습니다. 추억여행에 초대해주신 신부님,, 감사합니다^^^
주님 불쌍한 인간들을 돌보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