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바쁘고 시간이 없는 우리에게 1년중 딱 한번 주어지는 5일간의 휴가는 그야말로 달디 단 시간이다. 한마디로 꿀맛 !
여름의 끝자락에 바다 멀리 한적한 섬나라에 위치하고 있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말랄라얏 산맥속, 그림같은 곳으로 쏙 들어갔다.
아주 여유롭고 푸근한 마음으로 4시간 정도 구름위를 나르는 동안 서울에서 있었던 아주 치열했던 기억들이 하나씩 둘씩 잊혀져
갔고 앞으로 펼쳐질 흥미진진한 시간들이 나를 들뜨게 했다. 이러한 느낌.. 여행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
안전하게 착륙 ! 밖으로 나오니 노련한 가이드가 능수능란하게 우리들을 안내한다. 조금전 하늘에서 바라본 바로는 우리나라의
60-70년대 와 2000년대가 혼재되어 있는 나라라는 느낌을 받았고 도로로 진입하니 지포니 (지프와 포니의 합성어라함) 들과
트라이시클등의 대중교통 수단과 외제차들 (우리의 현대/기아차도 자주 지나다님)이 주류를 이루는 승용차들이 좁은 도로 사이
사이를 잘들도 빠져 다닌다. 20%의 부유층이 50%이상의 부를 가지고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나머지 국민들을 착취아닌 착취(?)
하고 있다는 가이드의 말에 공감이 된다. 그래서 발전이 느리다는 말에도 또한 공감이 간다.
말릴라얏 산맥속으로 들어가니 우와, 우리나라 종과는 판이하게 다른 아주 크고 멋드러진 아카시아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리잡은
사이사이로 코코넛 나무, 야자수, 소나무 등등이 훌륭하게 조화를 잘 이루며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고 있었다. 정말 멋지다 !
저~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유난히도 톡 튀어나온 우리나라 마이산을 꼭 닮은 기이한 산은 자연스럽게 우리들의 탄성을 유도했다.
꿈 같았던 휴가 여행중 아직도 남아있는 잊지 못할 추억은 말랄라얏에서 저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곳에 위치한 엄청나게 큰 화산
분화구 (따가이 따이) 속에 마치 알까듯이 한라산 백록담 보다 조금 더 큰 정도의 분화구가 새로이 생긴 섬 따알에 관한 추억이다.
따가이 따이는 엄청나게 큰 화산 분화구란 말이 너무나도 작다고 표현될 정도로 크고 넓은 동/서/남/북이 일정한 높이의 산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이곳에서 약 20-30분 정도 배를 타고 바다로 착각될만큼 큰 따알호수를 건너 가운데로 가면 나타나는 섬이 바로
따알...... 갈매기들이 떼지어 모여 있는 양식장을 지나 선착장에 도착 할 즈음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곳 비는 하루에도
몇번씩 내리다 말다 하는게 우기의 특징이란다. 일회용 우비파는 아줌마들이 "2딸라, 2딸라" 하면서 우리들의 주위를 감싼다.
말을 타고 정상까지 올라가야 한다는데 우비 없이 올라가기엔 비가 제법 온다. 비 그치길 바라며 여행자 안내소에서 기다렸으나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갈때 반납한다는 조건으로 1$씩 주고 얼른 착용한 후 말위에 올랐다. 말타고 약 30분 올라가야 꼭대기가
나온단다. 좁은 길을 따라 삐쩍 마른 말을 타고 약 15분정도 올라가니 비가 그친다. 건장한 마부가 불쌍한 말위에 같이올라 뛰라고 채찍질까지 한다. 허우적 허우적 대며 잘 뛰고 잘 올라간다. 짬밥 좀 먹은 말 인가보다. 비도 그치고 거의 다 올라갔을 무렵, 유황냄새 나는 새하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길이 나타나기에 돌아서 딴길로 가자고 하니 전혀 괞찮다며 계속 앞으로 전진 또 전진, 드디어 정상에 도착. 궁금한 마음에 허리를 구부려 아래를 내려다 보니 환타스틱! 이란 말이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새어 나온다.
여기저기 하얀 김들이 모락모락 나오고 있고 백록담보다 약간 더 큰 분화구에 다시 또 호수가 형성되고 있는 정 가운데에 또 하나의 작은 섬이 물위에 떠 있었다 ! 장관 ! 다시한번 정리해 보면, 까마득히 보이는 큰 분화구 둘레안으로 바다로 착각되는 호수가 있고 그 가운데에 따알섬이 있는데 그 꼭대기에는 큰 분화구가 있고 다시 호수가 있고 그 가운데 또 조그마한 섬이 있다.
신기하다 !
정상에서 멋진 배경을 황금선 분할을 생각하며 우리들의 사진을 정성껏 찍어준 젊은 본토 연인들에게 우리가 찍어주겠다 하자
우리들과도 같이 찍고 싶다며 여러컷을 같이 찍었다. 코코넛을 들고 찍기도 하고, 여럿이 다정하게 찍기도 하고... 좋은 기억 !
마부가 콜라가 먹고 싶다하여 1$을 먼저 주었다. 가이드가 정상에서 1$, 내려와서 1$주라고 한것이 생각나기에 그렇게 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삐쩍 마른 말을 타고 좁은 길을 따라 내려 오던중에 넓은 길이 나오자 말이 막 달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뒤끝이 얼얼하고 쓰라려 천천히 가라고 했지만 이미 때는 늦으리, 아~~~ (나중에 확인해보니 약간의 찰과상 !)
마부가 참 고생한다는 생각이 들어 팁을 더 주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괘씸한 마음이 들어 가이드가 말한대로 그냥 1$만 건넸다.
이제와 생각하니 아무래도 내가 잘못했단 생각이 든다. 올라가며 내려오며 마부건 말이건 땀 뻘뻘 흘리며 꽤나 고생을 했는데...
아무리 여행경비중에 그들에게 주는 기본요금이 다 들어 있다고 가이드가 몇번이나 이야기는 했지만... 아직도 미안하다.
좋은 추억을 간직하게 해준 멋진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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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노시다가 오셨군요 ! 부럽습니다. 그때 우린 어디서 무얼 했던가? 할배가 되니 기억이 가물가물 하는데 엄청 좋은데 가있었던것은 사실인데 꼭 뭐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따알 화산섬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활화산이라함.
중심 분화구 안에는 연기가 솟아나는 호수가 있는데 화산이 활동을 하고 있다는 증거로 물은 뜨겁다.
이 호수를 보려는 관광객들이 말을 타고 오르는 화산 트래킹이 유명하나 최근 다시 분화의 징후가 포착되어
2011년 6월 현재 출입이 금지되어 있던 상태였다가 약 2-3주 전부터 출입이 다시 허용되었다는데 뉴욕 타임즈
선정 "죽기전에 꼭 봐야 할 여행지"로 선정된 곳이라더군요. 한번쯤 가볼만한 곳 !
함께한 여행 보람있고 즐거웠습니다.
너무 편하고 여행다운 여행을 할 수 있게 해 주시어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