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지면이 전하는 감촉이 사뭇 달라진다. 부드러운 고운 모래를 밟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둥글게 깎인 자갈들이 발밑에서 차르르 소리를 내며 부딪힌다.
백사장의 부드러움과 몽돌 해변의 단단함이 한 공간에 어우러진 이곳은 서해의 숨은 섬 호도다. 길이 1.5km에 달하는 해변이 활처럼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서해를 마주하고 있다.
규사 백사장과 몽돌이 맞닿은 해안선
호도 해변기암절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호도의 해변은 마을 쪽에서 낮은 구릉을 하나 넘어서면 시원하게 펼쳐진다. 백사장 길이는 1.5km에 이르며, 해안선 전체가 완만한 활 형태로 굽어 있어 독특한 지형미를 드러낸다.
이곳 해안의 가장 큰 매력은 규사로 이루어진 고운 모래 구간과 몽돌 구간이 함께 분포한다는 점이다. 탐방객은 같은 해변을 걸으면서도 바스러지는 모래의 부드러움과 단단하고 둥근 돌의 질감을 번갈아 경험할 수 있다.
여우를 닮은 지형과 북동쪽 어촌 마을
호도 항공뷰 / 사진=보령시
호도(충청남도 보령시 오천면 호도길 22)는 면적 1.3㎢ 규모의 아담한 섬이다. 섬의 형상이 여우와 닮았다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마을 주민들의 주된 생업은 어업이며, 2026년 10월 기준으로 60여 가구에 2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취락은 파도가 비교적 잔잔한 섬의 북동쪽 해안에 자리를 잡았다.
배가 닿는 선착장 부근 해안에는 민박 영업을 전문으로 하는 현대식 주택들이 밀집해 있다. 이곳은 섬을 찾은 여행객들이 머무는 주요 숙박 거점 구실을 한다.
자율관리로 가꾼 어장과 해양 자원
호도 해안기암절벽 전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호도는 2002년 6월 15일 해양수산부로부터 자율관리어업 지역으로 선정된 곳이다. 주민들은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해 작은 물고기는 잡지 않고 큰 물고기만 어획한다는 자체 원칙을 엄격히 지켜왔다.
이처럼 바다를 아끼며 보존해 온 덕분에 해변과 인접한 바다에서는 싱싱한 해산물이 풍성하게 난다. 주변 연안에서는 다양한 생선을 비롯해 해삼과 전복, 소라, 성게 등이 고루 채취된다.
대천항 여객선 시간표와 이용 정보
호도 항구 / 사진=보령시
호도로 이동하려면 대천항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을 이용해야 한다. 2026년 10월 기준으로 평일에는 오전 10시에 출항하며, 주말에는 오전 8시와 오후 1시에 배편이 운항한다. 대천항에서 섬까지는 배로 대략 40분이 걸리지만 선박 운항 여건에 따라 실제 소요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조석이나 선박 사정으로 출항 시각이 바뀔 수 있어 출발 전 운항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운항 문의는 보령시 관광안내소(041-932-2023)나 신한해운(041-934-8772, 041-934-8773)을 통하면 된다. 대천항 주차장은 소형 400대, 대형 30대 규모를 수용할 수 있으며, 섬 내부에는 공중화장실이 마련돼 있다.
호도는 화려한 관광 시설 대신 모래와 몽돌이 빚어내는 자연 그대로의 지형과 어촌 본연의 차분한 분위기를 간직한 곳이다. 자연과 상생하는 주민들의 원칙이 더해져 섬 특유의 맑은 풍광이 오롯이 유지되고 있다.
바다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지면의 변화를 느끼기에 알맞은 장소다. 해상 여건에 따라 배편 일정이 변동될 수 있는 만큼, 방문 전 선박 운항 현황을 미리 확인하고 섬 내 숙박 거점을 활용해 여유로운 일정을 계획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