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매봉(月梅峰 881.8m)은 보현지맥 면봉산에서 북쪽으로 뻗은 능선상에 있는 봉우리다.
면봉산眠峰山(1,120.6m)은 청송군과 포항시에 걸쳐 있으며, 보현지맥 상의 산으로 베틀봉(934m)과 보현산(1,127m)의 중간에 있다.
따라서 월매봉의 모산은 면봉산이다.
이 지역은 과거 중생대 백악기에 직경 약 10km에 달하는 칼데라(Caldera)가 있던 지역이다.
면봉산 칼데라는 현동면 남서부인 월매리에서 현서면 남동부인 수락리 지역에 걸쳐 있다.
오랜 시간동안 비바람에 깎여 칼데라 지형은 사라지고 뿌리만 남아 버렸지만 지질 분포를 통해 이곳이 거대한 칼데라였음을 알 수 있다.
‘면봉산칼데라’는 청송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질명소로 지정되었다.
용암사 뒷편으로 거대한 암봉이 깎아지른 듯 고개를 쳐들고 있는데, 이 바위가 칼데라 지질로 형성된 용암(熔岩)으로 사뭇 위압감을 느끼게 한다.
월매봉 원점회귀(월매3교)는 칼데라 명소인 용암사(고도 약 380m)다.
이 용암으로 가파르게 붙어 2km가 채 되지 않아 무덤이 있는 월매봉에 닿는다.
작은 절집 용암사는 백일기도도량으로 이름이 나있지만 대웅전에 현판이 없어 정확한 이름을 알 수 없다.
‘용 용(龍)자’를 써서 ‘용암사(龍巖寺)’일 것 같지만 화산분출인 용암(熔岩)에서 생긴 이름이니 궁금하기만 하다.
용암사 우측 암릉 사이 V자형 깊숙한 협곡은 ‘단소골’ 또는 ‘굴골’이라 한다.
협곡안엔 임진왜란 때 의병장인 고두곡 장군이 피신했던 ‘단소굴’이 있고, 맞은편 벼랑에는 마치 허공에 떠 있는 듯한 커다란 ‘건들바위’가 있다.
나중에 청송 처가나들이를 할 때 꼭 찾고 싶은 곳이다.
용암사 앞엔 풍력발전 시설을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최근 면봉산과 월매봉 일대에 풍력발전 시설 설치를 두고 여론이 분분하다.
산행궤적
<월간 산>
7.6km의 거리에 5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터닝 포인터인 남봉을 지나치고 곧장 면봉산으로 간 회원 두 분과 교신하노라고 시간이 걸렸다.
고도표. 오지인 면봉산칼데라 지역인 이 곳은 전화가 잘 터지지 않아 애를 먹었다.
베스트 드라이버 김사장은 '월매3교'인 'ㅓ'자 삼거리에서 회차가 충분하다고 한다. 그래서 안심안심.
다리를 건너 올라가면 '경북대학교 부속학술림'을 지나 보현지맥의 베틀산과 면봉산 고개마루인 곰내재가 나오고, 곰내재를 내려가면 두마리.
용암사를 향하여 월매계곡을 좌측 겨드랑이에 끼고...
조금 오르다보면...
금방 용암사가 나온다.
작은 절집 용암사는 깎아지른 벼랑 아래에 터를 잡고 앉았다.
우리가 오를 용암은 용암(龍巖)인가, 용암( 熔岩)인가? 모양을 보면 용이 머리를 치켜 들고 있는 모양세고, 지질학적으론 '면봉산칼데라'인 후자(後字)다.
햇볕 잘 드는 양지바른 곳에 가지런히 모아놓은 옹기들.
문외한인 필자는 이참에 지질학을 공부하게 됐다.
이곳도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다. 세계지질공원에 가입된 국가는 34개국 127개소인데, 한국은 2개소로 제주도에 이어 청송이 포함됐다.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세계 최고로 인정받은 청송 구과상 유문암(청송 꽃돌)과 하늘을 받치고 서있는 주왕산의 기암 단애, 신선세계로 들어가는 관문을 연출하는 용추협곡, 중생대 백악기 공룡을 만날 수 있는 신성리 공룡발자국, 환상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백석탄 등 대표 지질명소가 24곳에 이른다.
용암사 앞 작은 폭포.
우선 용암사로 들어가서 대웅전을 카메라에 담는다. 대웅전엔 현판이 보이지 않는다. 용암사는 한국불교태고종.
계곡 안으로 곧장 들어가는 일행들을 빠꾸빠꾸 돌려 세우고 깊숙한 'V'자형 협곡인 단소골 입구를 카메라에 담는다.
단소골은 이곳으로 들어가면 안되고, 용암 들머리에서 계곡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가야만 된다.
용암사를 나와...
작은 다리위에서 월매계곡을 살펴본다. 사방공사가 이루어졌다.
우측 숲속에 숨어있는 면봉산 등산로 안내판. 찾는 이가 별로 없어 관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곧장 임도를 따라 앞만 보고 가는 일행들을 돌려 세웠다.
지금 필자가 선 지점은 안내판이 있는 지점. 안내판에서 10여m 전방의 우측 숲속으로 산길이 묻혀있다.
숲을 헤치고 들면 길은 제법 반듯한데, 그 길을 따라 곧장 따라가면 계곡 좌측으로 해서 단소골 들어가는 길.
월매봉을 오르기 위해 암봉으로 올라서는 길은 좌측 가파른 오름길을 치고 올라야 한다.
이 코스는 반듯한 길이 나있는 게 아니라서 선답자의 족적을 더듬으며 올라야 한다.
전체적으론 용암 암봉을 우측 어깨에 짊어지고 바위 왼쪽 사면을 따라 바위의 뿌리를 더듬으며...
오르는 길.
오른쪽 어깨에 바위를 걸쳐메고...
조심조심.
올라서면...
용암(龍)이던, 용암(熔)이던 그 정수리에 올라선다. 낑낑거리며 힘들게 올라온 반대급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음이다.
이 암봉은 사진의 좌측 단소골과 우측 월매계곡 중앙으로 솟아있는 암봉.
'나한'님은 기어코 저 끄트머리까지...
다녀와야만 했다.
진행방향으로 하늘을 향하여 불뚝 솟은 암봉.
그 암봉 줄기에 올라 하늘을 바라 보았더니 앙천봉(仰天峰)이로고.
바위엔 부처손이 푸른 기운을 뽐내며 싱싱한 모습으로 덕지덕지 붙어있다. 이 구간에선 간간이 밧줄도 잡고 또 에두르기도 해야한다.
그러다가 조망처에서 월매계곡 상류를 살펴본다. 계곡 끄트머리 잘록한 안부가 탈출로.
성호 씨 부부. 지난 운제산 산행 때 히칭한 차에서 내리지 않아 엉뚱한 곳으로 가버린 전력이 있어 "마~ 대장 바까뿟소?" 했더니 기어코 안된단다.
탈출 B팀을 책임진 이 회장님.
<by 한덤>
산길에서 벗어나는 이 회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일일회원들. "하수오가 어디 없남?"
능선이 두루뭉실하면 산길이 반듯하게 나지 않는 법.
가파르게 차고 올랐더니 '14번' 번호판이 나무에 박혀있다. 이게 무슨 시그널일까? 이 시그널을 알아차리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고사한 나무에 못질을 한 '14번' 번호판은 능선을 타고 월매계곡으로 내려가는 탈출로 지점이다.
살짝 내려선 안부에 '송이채취 엄벌함' 아하~ 이제야 알았땅.
이 번호판들은 송이 채취의 구역을 가르는 경계일 것이다. 이 번호판은 그만 나무에 못질을 했넹.ㅉㅉ
그리고 살짝 올라선 월매봉.
무덤이 있는 정상의 한 뼘도 안되는 그늘막에 쪼그리고 앉은 일행들. 그리고 땡볕에 전을 편 문채 씨.
월매봉 삼각점 밟기를 하고...
누군가 어설프게 매단 표지판을 카메라에 담았다.
월매봉의 이정표엔 성재리 5.7km, 면봉산 4.8km, 용암사 1.65km. 그리곤 점심 보따리를 풀었다. 우선 얼음물 옆에 모셔온 시원한 막걸리를 끄냈다.
다시 출발하자 나타나는 '15번' 번호판.
중간의 이정표.
주능선엔 그런대로 길은 반듯한 편.
월매봉과 월매남봉 중간의 잘록한 안부는 탈출로이다.
누군가 나무에 톱질을 하여 바리케이트를 쳤다. 좌측으로 고개를 빼보니 내려가는 길이 아주 유순하다.
등로 중간에 잘 생긴 소나무 한 그루.
탈출로인 안부에서 딱 25분 만에 올라선 월매남봉. 터닝 포인터인 월매남봉은 이렇다할 표식이 없고 '면봉산 2.8km, 월매봉 2.0km' 이정표만 세워져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월매남봉을 직등하지 않고 등로는 에두르게 되어있어 지나치기 십상이라는 말씀.
월매남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우회하더라도 5~10m정도 뒤돌아 보아야만 된다는 이야기.
월매남봉의 이정표. 이 지점이 아주 중요한 지점. 이 봉우리에서 북동릉을 타고 내려가야하는 터닝포인터이기 때문이다.
중간의 살짝 트인 전망대에서 지나온 월매봉을 돌아본다. 중간으로 흘러내린 능선은 아까 14번 봉우리의 능선 탈출로인 듯.
더 멀리 고개를 살짝 내민 산은...
우리 처가가 있는 안덕면의 연점산과 산지봉인가?
암릉을 타고 올라 트인 곳으로 나아갔더니...
일광욕을 즐기는 배암이... 제법 큰 독사다.
녹음이 짙은 지난 능선.
특이한 지형지물인 면봉산은 작은 산에 가렸다. 좌측 도드라진 봉우리를...
살짝 당겨보니 2~3년 전에 한마음이 다녀갔던 베틀봉이다.
다시 터닝포인터인 중요지점(697봉)이다.
능선 중간에서 필자보다 30분이나 앞서간 최 전 회장님이 월매남봉을 보지 못하고 면봉산 방향으로 줄곧 올라간 듯 "월매남봉이 어디 있어요?" 하며
전화를 걸어온다.
"거기가 어디요?" 했더니 "길이 없다"고 한다. 아마도 길을 찾노라고 어디로 빠진 듯하다.
낭패다. 이젠 전화도 걸리지 않는다. 이 지역은 전화가 잘 터지지 않는 곳. 한덤 님의 전화로 계속 통화를 시도했지만 걸리지 않는다.
우째우째 터진 전화에 "길을 찾으면 연락하겠다"고 하였고, 무조건 다시 능선으로 붙어 트랭글 트랙이 좌로 휘어지는 곡각지점이 월매남봉이라고 하였다.
전화는 터지지 않아 문자 메시지로 교신을 하는 수밖에 없었고, 남동릉은 길이 험하니 B팀 탈출로인 안부에서 내려오라는 이야기도 하였다.
바라보는 월매봉.
697봉에서 초반의 내림길은 상당히 거친 편이였고, 길다운 길도 나있지 않았지만 그곳을 벗어나면 그런대로 괜찮은 편.
월매계곡으로 내려섰다.
돌아본 하산 지점.
돌아보면 좌측 계곡이 필자가 내려온 길이고, 우측 임도급 산길은 아까 탈출로인 안부에서 내려오는 길.
임도를 걸어...
계곡에 내려서서...
훌훌 벗어 제꼈다. 까실한 옷으로 갈아입고 임도에 올라서자 최 전 회장님이 전화를 걸어온다. 사방댐이란다. 필자와 200m의 거리.
계곡 씻을 곳을 안내한 뒤 아까 들머리 지점의 숨은 안내판을 다시 쳐다본다. 안내판의 '안봉산'은 '면(眠)'자를 안(眼)'자로 잘못 읽은 것.
'느리게 살기 미학'을 추구하며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삶을 추구하고 있단다. 면봉산 들머리는 곰내재 너머 포항 두마리를 이용하는 게 보통.
'보현산 용암사'. 용암사가 그 근원을 찾아가는 데는 능선을 타고 한참이나 가야한다.
다시 작은 폭포.
풍력발전소 저지운동을 펼치는 현수막. 원전도 안된다. 자연친화적인 풍력발전소도 안된다.
이게 혐오시설 기피현상인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가 아닐까? "나는 풍력발전기로 생산한 전기는 쓰지만 우리 동네에선 안된다."
용암사의 작은 주차장에서 올려다 보는 모습.
회차지점인 '월매3교'에서 거뜬히 돌려세운 우리 버스. 참고로 우리 버스는 국내 최장축이다.
경로를 이탈한 두 분을 기다리느라고 모두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월매3교의 표식들.
조금도 여유가 없는 세상. 이럴수록 '캄 다운(calm down)'
-갈 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 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신 경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