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밴댕이회

[능파]

[김준의 맛과 섬] [64] 강화 밴댕이회

ㅡ조선일보ㅡ

강화 밴댕이회.

밴댕이회 맛이 좋은 계절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그 맛을 아는 식객들이 이 무렵 강화도를 찾는 이유다. 강화 밴댕이는 사실은 멸칫과에 속하는 ‘반지’이다. 위턱이 아래턱보다 약간 길어, 아래턱이 위턱보다 길고 입이 위쪽으로 열린 청어과 밴댕이와 구별된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반지를 밴댕이, 디포리, 고노리, 송어, 빈지럭 등 다양하게 부르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소어(蘇魚)’를 밴댕이와 반지로 함께 풀이했다. 조선시대 안산에 사옹원이 관리하는 ‘소어소’를 두고 밴댕이를 왕실에 공급했다. 사옹원은 조선시대 궁중 음식을 맡아 보던 관아다. 그만큼 왕실에서도 중요하게 여겼다. ‘난호어목지’에 ‘소어는 인천과 강화에서 가장 번성하다’고 했다. 강화도 외포나 후포, 인천 연안부두 등에서 밴댕이 회나 무침으로 내놓는 것도 원래 반지이나 밴댕이라 부른다.

밴댕이잡이 안강망배(앞)와 운반선.

이 밴댕이는 오뉴월에 옹진, 강화, 김포, 신안 등 서해 해역에서 안강망이나 건강망으로 잡는다. 밴댕이는 작은 새우를 좋아해 오젓이나 육젓 등 젓새우를 잡기 위해 쳐놓은 그물에도 들어온다. 이 무렵 그물에 밴댕이 외에 황석어, 꽃게, 병어, 새우 등이 함께 들어온다.

강화도 후포 선수마을은 ‘밴댕이 마을’로 더 유명하다. 석모도와 강화도 사이 물목에 그물을 놓아 잡은 밴댕이를 곧바로 포구로 가져와 판매하면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밴댕이뿐만 아니라 김장철을 앞두고 새우젓과 생새우 시장이 형성되기도 한다. 밴댕이는 한 마리에 회 한 점이라 한다. 머리와 내장을 제외하고 좌우로 칼질해 한 점으로 떠낸다. 오롯이 한 마리를 통째로 먹는다. 그 식감이 부드럽고 달콤하다.

강화 밴댕이회.

강화 밴댕이회

밴댕이는 성질이 급해 어부들도 살아 있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쉽게 상하기 때문에 제철에 산지가 아니면 회로 먹기 어려웠다. 강화도에서 밴댕이회가 주목을 받았던 것은 서울·경기·인천 지역 많은 사람이 찾기 때문이다. 이제 냉장과 운반 시설이 발달해 다른 지역에 공급할 수 있지만, 어획량도 줄고 찾는 사람이 많아 강화에서 소비할 양도 부족하다. 밴댕이회는 7월까지 제철이다. 강화에서는 밴댕이회뿐만 아니라 무침, 구이, 튀김, 완자탕까지 한 상을 차려낸다. 전라도 목포, 영광, 신안 지역에서는 회보다 젓갈을 담아 즐긴다.

[바두기((이영희)]

어려서 밴댕이 구이와 밴댕이젓깔을 먹은기억이 밥말아서 갖은 양념을 한 밴댕이젓깔 가끔은 먹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