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수능을 앞두고 있던 아들을 위해 새벽기도를 했는데..
새벽기도를 73일이나 하다가 갑자기 아들이..
공부도 잘하고 말도 잘듣고, 너무나도 착한 아들을 잃었습니다.
그렇게 아들이 간 후에 자꾸 힘들고 억장이 무너지는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큰 아들을 그렇게 잃고 얼마 후에 작은 아들이 기부스를 할 말큼 다리에 골절이 왔고
그 아이 수발하느라고 정신없이 지내다가 큰 아이 49재를 지냈고..
또 얼마 후에는 제가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엉뚱하게 가해자로 몰리고..
그래서 블랙박스를 사러 갔는데 주차장에 세워 두었던 차를 누가 왕창 긁어 놓고..
이렇게 안좋은 일이 연속해서 생기고 있는데 누가 그래요..
집에서 기도를 해서 그런가 보라고, 절에 가서 하라고 그러는데
정말 그런 건지 궁금합니다.
▒ 답
엄마로서 아이를 잃고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어요?
먼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요..
그러나 이미 일어나 버린 일, 돌이킬 수 없는 일이잖습니까?
우리 다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아이가 그렇게 갈 줄 알았다면, 좋은 대학 가라고 기도했겠어요? 살아만 있기를 기도했겠어요?
(살아만 있어 달라고 기도했겠지요..)
그러니까 애가 살아 있을 땐 살아 있는 게 얼마나 중요한 줄 모르고
내 욕심에 눈이 어두워 좋은 대학 가고 못 가고, 이걸 가지고 괴로워하고 울고불고 야단했잖아요?
그런데 막상 닥쳐 보니까, 그게 무슨 좋은 대학 가고 못 가고, 그게 뭐 하등 중요한 문제가 아니잖습니까?
(그런데요, 공부는 아이가 즐기면서 했지, 제가 잡아 끄는 식으로 강요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말이 아니고, 자기가 아이 좋은 대학 가라고 기도했다고 그랬잖아요? (네)
그럼 아이가 죽을 줄 알았으면 '잘 되라'고 기도했겠어요? '살아만 있어도 고맙다' 이렇게 기도했겠어요?
(당연히.. 살아만 있어 줘도 고맙다고 기도했겠죠)
그런데 살아 있을 땐 그런 생각 못 하고 자꾸 욕심을 부린단 말예요.
그러니까 자기가 지난 번에 한 기도 내용이 잘한 거요? 잘못한 거요?
한 치 앞도 모르고 엉뚱한 기도 한 거 잖아요?
헛기도 한 거 잖아요? (예)
그것처럼 지금도 엉뚱한 기도를 하고 있어요.
영혼이 있는지 없는지, 천당과 극락이 있는지 없는지 누구도 증명할 수는 없지만..
그런 게 있다 없다.. 그런 말을 하려는 게 아니라, 지금 본인은, 질문자는
아이가 착하게 살았으니까 죽으면 극락 간다 믿고 있잖아? (네, 너무 착하게 살았으니까..)
그럼 극락은 여기보다 좋은 데요? 나쁜 데요? (좋은 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데는 빨리 가야 돼? 늦게 가야 돼? (좋은 데는 빨리 가도 좋겠습니다)
그럼.. 아이가 좋은 데를 빨리 갔는데, 뭐가 문제요?
엄마는 아이가 잘 되는 게 중요하잖아?
아무리 엄마가 보고 싶어도 더 좋은 데로 갔으면 됐지, 뭐가 문제가 돼요?
아이가 좋은 데로 갔다고 믿으면서도 그렇게 울고불고 하면
영혼이 있다면, 그 아이 영혼은 좋은 데 놔두고도 엄마 때문에 갈 수도 없고..
돌아 오려니 육신이 없으니 돌아올 수도 없고.. 중간에 무주고혼이 된단 말예요.
엄마 때문에 떠돌이 영혼이 된단 말예요.
이렇게.. 살아서도 애먹이더니 죽어서도 또 애먹이잖아.. 엄마라는 사람이..
아이 살았을 때 내가 기도를 잘못 했구나 알았으면
지금이라도 기도를 똑바로 해야 할 거 아뇨?
그럼 지금 바른 기도는 뭘까?
좋은 데 빨리 가라고 기도해 줘야 할까? 울고불고 가지 마라고 기도해 줘야 할까?
(그 아이를 위해서.. 가라고 기도해 줘야 하겠지요..)
가라고 기도하는 게 뭐겠어요? '빠이 빠이.. 잘 가' 이러고 끝내야지.
애가 안 가려고 칭얼대도 '빨리 가라'고 해야 하는데..
그러니까 오늘부터 '그래 빨리 가거라. 안녕!' 하고 보내야 돼요.
더 이상 문제삼을 거 없어요.
아쉽기는 하지만, 내 신앙에서 볼 때 아무 문제 없어요.
그리고 두 번째, 작은 아이 다리 부러졌죠?
첫 번째는 죽기도 했는데, 두 번째는 다리만 부러졌잖아?
그럼 이게 잘 된 거요? 잘못 된 거요?
두 번째도 죽어야 돼요? 다리 부러진 것만도 다행이에요? (다행이죠)
첫 번째 경험을 안 했다면 두 번째 다리 부러진 것만 가지고도 내가 난리를 피울 텐데
첫 번째 죽은 거 가지고도 내가 웃을 수 있다면,
다리 하나 부러진 거 가지고는 뭐 아무 문제 없잖아?
'아이고 부처님 감사합니다. 다리만 하나 부러지고 살았으니 천만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래야지.
그리고 또, 아기 다리 부러진 거 가지고도 내가 감사할 수 있는데
교통사고 나서 내가 금전적 손실 좀 난 거.. 그거야 뭐
다리 부러진 거에 비하면, 그거 아무 일도 아니잖아?
차 좀 긁힌 거.. 그거 아무 일도 아니잖아?
앞에 일이 없었다면, 뒤에 일이 정말 이게 아까워서 난리를 피웠겠지만
앞에 일을 겪고 보니까 뒤에 일은.. 이거 별 거 아니잖아?
어떻게 생각해요? (그렇습니다..)
그러니 빙긋이 웃을 수 있잖아? 앞에 일 덕분에.
'아이고, 내 다리 부러질 게 그냥 차 박는 걸로 끝냈구나.
내 다리 부러질 게 그냥 긁히는 걸로 액땜했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별일 아니에요.
그러니까..
자기 지금 아무 문제 없어요.
이렇게 알려고 아미타불 부르지, 뭐 하려고 아미타불 불러요?
얼굴 펴세요. 그 뭐 큰 일이라고 다 죽어가는 얼굴 하고 난리에요?
싱글싱글 웃으면서 사세요.
앞으론 누가 와서 내 다리를 팍 부러뜨려도 웃으면서
아이고, 아들 죽고도 사는데 뭐 그만 일에 못 살겠어요? 그죠?
그래서 이제 자기는 인생에 겁이 없는 거야.
내가 아들 죽고도 싱글싱글 웃고 사는데
재산이 날아간다고 못살 일이 있겠어요? 집에 불이 난다고 못살 일이 있겠어요?
이것이 바로 아들이 나에게 주고 간 큰 깨달음입니다.
아들이 나한테 주고 간 선물입니다.
아들 때문에 울고 있으면 아들이 나한테 고통을 주고 갔고
아들을 통해서 내가 이런 인생의 지혜를 얻으면
아들이 엄마한테 큰 깨달음을 주고 간 겁니다.
그래서 어려운 일을 당하더라도
'아이고 내가 아무 일도 없었다면 이런 일 당하면 울고불고 난리날 텐데
아들을 잃고 마음을 깨치고 보니까 이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구나..'
이게 아들이 나한테 준 선물입니다.
그런 걸 가지고 무슨.. 기도를 집에서 해서 그렇다 어떻다 그래요?
그걸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렇지
그거 좋은 일이에요.
(예, 감사합니다)
☞ 한 순간 뿐이더라 밥만 잘 먹더라, 죽는것도 아니더라 http://cafe.daum.net/santam/IR25/90
남편이 암인데, 얼마 못 산대요.. <법륜스님> http://cafe.daum.net/santam/IQ3h/517
아빠가 주고 가신 선물 <법륜스님> http://cafe.daum.net/santam/IQ3h/1182
첫댓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_()_
법문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또 퍼갈게요~~~
고맙습니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