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21일 AM09:30 MBC라디오 여성시대 "윤병대의 맛있는 여행" (FM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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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인사)
MC> 날씨가 많이 쌀쌀 해 졌어요...이 맘 때가 단풍구경 가기 딱 좋은 때가 아닙니까?
윤> 맞습니다.
이제 전국 명산 어디를 가도 주말이면 단풍구경 오신 분들로 인산인해를 이룰텐데 이럴 때는 소위 말해서 명산이나 대찰이 있는 국립공원 이런 쪽은 피하는 것도 한 방법인데요, 그래서 오늘 제가 소개 해 드릴 곳은 한번쯤 들어는 본적이 있긴한데 낮선 곳 화양계곡을 소개 해 드릴까 합니다.
MC> 화양계곡 저도 어디서 들어 본듯한데 그 곳이 어디죠?
윤> 올해는 유난히도 기상재해가 심했던 한 해였습니다. 봄도 오다 말고 겨울로 돌아가는 듯 늦봄까지 추위가 오락가락하더니, 여름은 하루건너 비가 오며 7, 8월 무려 한달중 20여일 비가 내렸습니다. 정말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배추값 폭등으로 전국을 뒤 흔들 때 다름 아닌 괴산절임배추 생산자 단체협의회의 김장용 절임배추 값 동결 선언을 해 전국의 이목이 한꺼번에 괴산 농민들에게 쏠려 버렸습니다. 그 괴산에 화양계곡이 있는데요
연일 배추를 사겠다는 사람들로 몰려드는 이 충북 괴산에서 맛집 하면 이 집을 빼 놓을 수 없는데, 괴산읍내 괴산터미널에서 경찰서 방면으로 5분 가량 가면 북장 맛 하나로 짜하게 소문난 맛집이 있습니다. 2대에 걸쳐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이 식당은 시어머니가 몇해 전에 돌아 가시고 지금은 시어머니와 함께 27년이나 같이 장사를 하시든 며느리가 받아서 하는데 그 며느리도 시어머니 못 지 않다는 주변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괴산은 삼겹살을 <시오야끼> 라는 이름으로 60여년 전부터 이 곳 괴산 증평에서 즐겨 먹던 음식이었고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삼겹살이 나온 곳이 아닌가 할 정도입니다. 해방 후 일본사람들이 이 땅을 떠나고 그 자리에 그대로 식당을 개업해 한국음식으로 식당을 시작하고 50년 내내 이 집이 호평을 받는 이유는 집에서 정성껏 담근 담북장에다 호박, 고추, 파, 쇠고기, 두부 등을 넣고 아주 맛깔나게 담북장을 한 냄비 끊여 냅니다. 그기에 게장 더덕장아찌 콩자반 버섯나물 오이지 파절임 같은 충북 내륙비방의 맛을 그대로 담아 내기 때문입니다. 장맛이 좋은 집안은 음식맛이 좋다는 걸 이 식당도 입증하고 있고, 밑반찬 대부분이 집에서 직접 된장이나 고추장에 박아 만든 장아찌 종류로 토속적인 맛에 한두가지 반찬 만으로도 밥한끼 거뜬히 먹을 수 있습니다. 담북장백반 말고도 버섯찌개 등에도 집에서 담근 양념을 사용함으로써 담백한 맛을 선보이고 한우 등심구이(괴산한우), 한우 불고기도 이 식당의 자존심을 걸고 내놓은 메뉴들입니다.
MC> 50년을 대를 이어 가는 이른 맛집은 뭔가 달라도 다를 것 같은데 이 쪽으로 가면 꼭 한 번 가 봐야 할 것 같네요.....화양계곡으로 들어서면 또 어떤 맛있는 것이 있나요?
윤> 화양계곡에서 먹거리는 계곡 주변에 대규모 민박촌이 형성되어 있고 식당들도 많아 산채요리나 각종 토종음식점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질마재 아래에 가면 "오리 통갈비 구이"를 맛볼 수 있는데, 특유의 소스를 발라 참숯에 구워 내므로 기름기도 빠지고 참숯 향이 스며들어 독특한 맛을 냅니다.
이 집의 또 다른 메뉴로 돼지고기 최고 부위인 삼겹살에 고추장 소스를 발라 참숯에 구워 낸 매콤 달콤한 맛으로, 고기가 주방에서 완전히 구워져 제공됨으로 옷에 고기냄새가 밸 일이 없어 좋습니다.
MC> 맛난것 많이 먹었는데 화양계곡 단풍구경 잘 하는 법도 좀 알려 주시죠?
윤> 충북 괴산 청천 땅에 자리잡은 화양계곡 산기슭엔 샛노란 단풍이 새봄 분홍빛 진달래꽃 만큼이나 화사할때 화양계곡의 경치는 아홉 개의 절경으로 나누어집니다.
그래서 흔히들 화양 구곡이라 부르는데, 우암 송시열이 중국의 무이구곡을 본 따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속리산의 동북쪽 자락이며 증평 시내를 지나면서부터 이어지는 시골길이 정겨운 코스에 누런 벼이삭들이 들녁마다 넘실대고 거름냄새가 코를 찌를지언정 화양계곡으로 가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그만입니다.
화양계곡에서 둘러 볼만한 곳으로는 화양 9곡이 옛길은 계곡을 끼고 이어집니다.
시냇가의 층암 절벽이 하늘을 떠받고 있는 듯 높이 솟은 경천벽은 매표소 바로 직전에 있고 구름 그림자 잠겨있는 운영담을 지나면 길 오른쪽으로 매점을 겸한 민박들이 몇채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길가엔 어린이 키 만한 돌기둥 두 개가 보이고 조선시대에 화양서원을 찾은 지체 높은 양반들이 말에서 내리던 곳입니다.
조선 말기 한량으로 전국을 떠돌던 대원군 이하응은 말에서 내리지 않고 이 곳을 지나가다가 묘지기에게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 앞 물가엔 북벌을 꿈꾸던 효종이 승하하자 우암이 애도하며 새벽마다 올라가 활처럼 웅크려 절하며 통곡하며 울었다는 읍궁암이 있고, 구곡의 절경이 있다는 화양계곡에서도 백미라 할만한 곳은 금빛 모래가 펼쳐져 있는 금사담 주변은 참으로 절경입니다.
별 보기 좋은 바위라는 낙영산 기슭의 첨성대 앞에서 다리를 건너 뭉게구름처럼 생긴 능운대 올려다보고 마지막 민박집을 지나면 길은 한없이 호젓해집니다. 길 양쪽으론 늘씬한 은사시 나무들이 줄지어 서있고 길게 누운 용이 꿈틀거리는 듯하다는 와룡암.
용의 몸통쯤으로 여겨지는 바위로 내려서면 맑게 흘러가는 계류 소리가 시원합니다. 심호흡을 하면 음이온이 내 몸 속에 가득 찬 것 같은 충만감이 들어 기분이 좋아지고 ‘이 골짜기로 들어오면 심신이 상쾌해져 마치 선경에 있는 것 같다.’ 우암이 남긴 이 말은 수백 년의 세월이 지난 요즘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일반 탐승객들은 흔히 와룡암 위쪽의 학소대 까지만 다녀오지만, 최상류인 파천까지 이어지는 옛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래, 바로 이 맛에 옛길을 걷는 거야!” .
MC> 찾아 가는 길은?
윤> 중부 고속도로 증평 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증평읍내로 들어섭니다.
592번 지방도(청안면 방면)를 이용하면 질마재 → 부흥 4거리 → 금평 3거리에 이르고, 이 곳에서 좌회전해 지방도 592번을 계속 타고 가면 화양1교를 건너 오른쪽으로 화양동 종합주차장입니다.
증평 나들목에서 화양동 까지는 약 140km로 2시간 남짓 소요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