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갑니다. 어제 퇴근 길에 혼자 숲속 공원을 걸었어요. 얼마만에 가져보는 여유로움인지 마음도 너무 편안하고 제 자신한테 선물을 주는 그런 느낌도 들었습니다. 가족들 챙길생각에 늘 바쁜 발걸음을 재촉했는데 어제는 어머님도 시골가시고 가족들 모두 각자 약속이 있어 저녁을 먹고 온다기에 저에게 주어진 귀한 시간이 생겼습니다. 얼마나 좋던지요. 매일 이렇게 여유로운 시간이 있다면 그 소중함을 잘 모를수 있겠지요. 하지만 금요일 저녁의 몇시간이 저한테는 얼마나 금쪽 같던지 해야 할 일들 잠시 접어두고 사색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금방 어두워져서 오래 걷지는 못했지만 자연속에 퐁당 제 자신을 담가놓고 힐링하는 느낌이 들어 행복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저는 계절중에 여름을 좋아하고 가을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어제는 그냥 그 자체가 좋았습니다. 아버지가 저 초등학교 3학년때 돌아가셨는데 고작 10년의 시간을 함께 했지만 추억은 100년이상으로 많이 남아있습니다. 산을 워낙 좋아하셨기에 가을이 되면 어린 딸들의 손을 꼭 잡고 산도 가고 여행을 다니셨던 기억이 납니다.
6남매중에 유독 고집도 셌고, 의상실 하는 엄마곁에서 징징대며 귀찮게 했던 탓에 늘 저는 아빠의 몫이었지요. 그래서 더 추억이 많이 있는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수학교사셨는데 주말엔 가끔 부대에서 영어 통역도 하셨어요. 부대에서 통역을 마치고 늦가을 해당화핀 바닷가를 단둘이 걸으며 나눴던 이야기들~ 어제일처럼 생생하네요. 그래서 전 해당화핀 바다를 정말정말 좋아해요. 아빠와의 추억이 제일 많이 담긴 곳이니까요. 바지입으라는 아빠의 말을 어기고 드레스 입고 산에 따라 갔다가 벌레에 물려서 고생했던 것까지...숲속 공원길을 걸으며 어릴적 아빠와의 추억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리고 올려다본 하늘, 어둑어둑해진 밤하늘에 그리운 얼굴이 하늘 가득 그려졌습니다. 오늘따라 더더 보고싶고 그리워 지네요. 계획안 올리고 얼른 일기장을 펴야겠어요. 오늘 일기제목은 하늘에 쓰는 편지가 되겠네요. 가을이 가기전에 아름다운 추억여행은 어떨까요? 행복한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