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직용자(副職勇者) 바이트·알 - 마지막 아르바이트 Vol. 1(위기편) 上
(The brave of side job Bite·R - The Last Arbeit)
* 부직(副職) : 간단히 말해서 '아·르·바·이·트'
* arbeit : 독일어로 '일, 노동, 연구'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나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는 본래의 직업 이외의, 임시로 하는
일이라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 1 -
카게야마 시노부(影山忍)는 어두운 방안에서 홀로 궁상맞게 앉아있었다.
그는 여느 때의 냉철하고 깔끔해보이는 모습이 아니었다. 그의 긴머리는
헝클어져 있었으며, 퀭한 눈에 턱에는 수염이, 여성도 부러워할 만큼의
피부는 여드름이 잔뜩난 고등학생들도 비웃을만큼 거칠어져 있었다.
그는 연이은 작전 실패와 바이트·알에 대한 패배로 나타스와 나타스
엔터프라이즈사의 회장인 아무카 리베드로부터 버림받았던 것이다.
(으음...버림받았다라...왠지 묘한 의미가...-_-;)
유능한 부하로서 엄청난 신임과 그에 따르는 권위를 지녔던 그로서는
나타스와 리베드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었다. 그가
지금까지 어떠한 존재였던가? 위로는 엄청난 신임과 아래로는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 그리고 많은 여성들로부터는 많은 팬레터(?)와 선물들을
받았던 존재였다. 이러한 사실들에 대해 긍지를 갖고 있었던 그로서는
실패와 패배, 버림받는다는 것은 깊은 상처를 입게하는 요소였다.
무엇보다도 견딜 수 없는 것은 개그맨 콤비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
한바다와 바이트·알에게 패배했다는 사실이다.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애송이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던 한바다, 단순한 로봇으로 밖에 생각되는
바이트·알에게 무참히 패배한 것이다.
(알 : 제길...작가메...나는 단순한 로봇이 아냐...-_-+)
자신의 동생 마리아를 코어로 이용한 기체, 다크 바이트 나타스에 타고
바이트·알에게 도전했다. 강력한 힘으로 바이트·알을 압도했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 회상 : 바이트·알 VS 다크 바이트 나타스 -
시노부 : "후후후...크하하핫! 끝이다! 바이트·알!"
바 다 : "제길, 이젠 어쩔 수 없어."
알 : [바다!]
바 다 : "하아아아아앗!"
승부는 일순간에 결정났다. 자신의 기체 다크 바이트 나타스가 바이트·알
의 오른쪽 팔을 베어버렸지만, 바이트·알의 바이트 블레이드가 다크 바이트
나타스의 허리를 베어 아래 위로 두동강 내어버렸던 것이다.
시노부 : "어...어째서 패배한거냐...기체의 성능은 분명히 이쪽이 위..."
바 다 : "경험의 차이다. 기체의 성능 차이 따위가 아냐.
난 그동안 이녀석과 함께 생사를 가르는 싸움을 해왔다.
뒤에서 지휘만 해온 네 녀석과는 달라."
시노부 : "......"
바 다 : "게다가...혈연의 정을 무시하고 가족을 불필요한 싸움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비열한 녀석에게 질 것 같으냐..."
시노부 : "!!!"
알 : (으음...방금 발언은 너답지 않은걸. 바다, 그런다고 허접 개그로
망가진 우리의 이미지가 더 나아지진 않는단 말이다...-_-a)
시노부 : "......마리아가 원한 일이다."
바 다 : "바보자식! 그런건 이유가 되질 않는단 말이다!"
시노부는 갑자기 머리가 멍해졌다.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고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바 다 : "마리아씨는 아직 살아있다. 많은 충격을 받았을테지만...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별 일 없을거야...넌 나타스를 떠나
마리아씨를 잘 보살펴라."
시노부는 갑자기 탈출 장치를 작동시켰다. 조종석의 일부가 비행기로
변하여 순식간에 어디론가로 날아갔다. 그의 눈은 초점을 잃어갔다.
알 : [가버렸군...]
바 다 : "바보자식..."
- 회상 끝 -
'이 모든게 그 두 놈들 때문이다. 한바다, 바이트·알'
'이대로 끝낼 순 없다. 내 모든 것을 버려서라도 그 두 놈들만은..."
'반드시...'
시노부의 두 눈은 다시 형형하게 빛났다. 그러나 그 두 눈을 채운 것은
집착과 증오였다.
- 2 -
시노부가 찾아간 곳은 나타스 엔터프라이즈사의 본사, 나타스 캐슬이었다.
시노부는 약간 창백한 모습이었지만 좀 전의 궁상떨던 모습과는 달리 말쑥한
모습이었다. 커다란 로비를 지나 시노부가 향하는 곳은 극히 소수의 고급
간부들 만이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장 깊은
곳인 지하 666층으로 향하는 시노부.
지하 666층에는 나타스의 연구실이 있었다. 이 곳에서는 각지에서 잡혀오거나
나타스의 위협에 굴복해 마지못해 협조를 하는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이 각종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 곳의 책임자는 닥터 킬덴(Dr. Killden)이라는
독일계의 사람으로 한바다의 부친, 한동철 교수와는 동문 수학한 사내이다.
닥터 킬덴은 학생 시절 그냥 평범한 학생에 불과했던 한동철 교수와는 달리
항상 성적은 톱(top)이였으며, 교수들로부터 촉망받는 인재라는 평을 받는
자였다. 그러나 항상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한교수와는 달리 항상 홀로
있었으며, 인간 관계가 원만치 못했다. 뭐, 나쁘게 말하자면 잘난척하는 왕따
랄까? 이렇게 된 데에는 그의 냉혹한 성격과 접근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한 몫
했다. 반면에 한교수는 이른바 "폐인" 내지는 "쓰레기"라고 불리웠으나 둥글
둥글한 인상에 성격좋은 사람이어서 항상 많은 사람들 틈에 있었다.
한동철 교수와 닥터 킬덴은 대학 1학년 때 "과학과 윤리"라는 교양수업(^_^;)
에서 서로 상반된 의견으로 격렬한 논쟁을 벌인 이후로 대학 내내, 대학원에
진학해서도, 박사 과정을 이수할 때도, 박사 학위를 받고 교수가 되어 각종
학술 대회 때도 그 둘은 항상 충돌했다. 소위 라이벌 관계라고 해야할까?
아무튼 이게 중요한 것은 아니고...
닥터 킬덴은 냉혹한 인상을 한 올백머리의 중년 사내였다. 대머리에 동글동글
한 얼굴형에 이른바 똥빼(...^_^;)가 나온 한바다의 부친과는 달리 키도 크고
샤프한 얼굴형을 지닌 사람이었다. 차가운 분위기의 나이스 중년이랄까?
하여간 이게 중요한 것은 아니고...(...-_-;a)
시노부는 이 곳 연구실의 책임자인 닥터 킬덴의 집무실에 들어갔다.
닥터 킬덴은 시노부에게 등진 채로 말했다.
"버림 받은 개 주제에 이 곳에 잘도 왔군."
킬덴의 빈정거림이 시노부의 신경을 거슬렸다. 그러나 시노부는 목적한 바가
있기에 킬덴의 어떠한 모욕도 참을 수 있었다.
시노부 : "날 개조해라. 닥터 킬덴."
킬 덴 : "......."
시노부 : "최강 클래스의 나타스 융합체에 대한 연구가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
킬 덴 : "흥, 어차피 또 패배할 것 아닌가? 바이트·알보다 훨씬 뛰어난
스펙을 갖춘 다크 바이트 나타스를 가지고도 패했던 너다."
시노부 : "그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모든 것이 나의 부족함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패배로 난 모든 것을 잃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각오가 섰다.
나에게 힘을 주시오. 닥터 킬덴."
킬덴은 뒤로 돌아 시노부를 응시했다.
킬 덴 : "......의외로군. 너 같이 자존심 강한자가 자신의 과오를
스스로 인정하다니 말이다."
시노부 : "......."
킬 덴 : "뭐, 좋아. 나로선 밑질 것 하나 없는 장사다. 널 최강급의
전투병기로 만들어주마. 따라와라."
킬덴은 책상 앞에 서있는 시노부를 지나쳐 밖으로 나갔고 시노부는 그 뒤를
따랐다. 한바다와 바이트·알을 물리치기 위해서...
- 3 -
센푸지 컨체른의 젊은 사장, 센푸지 마이토는 현재 골치 아픈 상황에
빠져있었다. 나타스 엔터프라이즈사의 계략에 의해 회사의 경영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되었던 것이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다른 기업들은 부도니
법정관리니 하면서 픽픽 쓰러짐에도 불구하고 견실하고 도덕적인 경영으로
그러한 위기를 헤쳐나왔던 센푸지 컨체른이었다.
그러나 지금 센푸지 컨체른이 처해있는 상황은 지금까지의 위기와는
달랐다. 일본 정부로부터 강력한 경제 제재가 가해졌고 금융기관에서
자금 대출을 거부하고, 외국에서는 센푸지 컨체른의 상품에 대한 수입을
금지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 제재보다도 무서웠던 것은 일반 소비자들에
대한 기업 이미지의 악화와 센푸지 컨체른 노조의 파업 선언이었다.
이대로라면 채권단으로부터 어떠한 강력한 압력이 들어올지 모를 상황이었다.
마이트 : (정부의 경제 제재도 좋고, 외국의 수입금지 선언도 아무래도
좋아. 그래, 그런 것은 별로 상관 없어.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과
사원들의 신뢰를 잃는 것은 정말 싫어.)
마이트는 책상 앞에 앉아서 골똘히 생각 중이었다.
마이트 : (제길...나타스...놈들...이런 식으로 나올 줄이야...)
마이트 : (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마이트는 의자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가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창 밖에 늘어선 빌딩 사이로 노을이 지고 있었다. 꽤 멋있는 풍경이었지만
그런 것이 마이트의 마음을 위로해주지는 못했다.
마이트 : "후우∼"
마이트는 책상 쪽으로 다가가 입체 영상 TV의 스위치를 눌렀다. 그러자
아무것도 없던 공간에 입체 영상이 나타났다. 입체 영상 TV의 영상을 이루는
입자들은 아름다운 여성 아나운서의 형상으로 나타났다.
아나운서 : "그럼 다음 소식입니다. 나타스 엔터프라이즈사는 센푸지
컨체른을 인수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나타스측은
......."
마이트 : "뭐라고!?"
아나운서 : "...현재 센푸지 컨체른의 주식을 21.5%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 경영권을 갖고 있는 센푸지 일가의 보유 주식인
20.1%를 넘어서는 비율입니다. 이로서..."
마이트 : "...놈들이 언제...이렇게까지..."
아나운서 : "나타스 엔터프라이즈사는 조만간 주주총회를 요청, 센푸지
컨체른의 경영권 인수를 꾀할 예정입니다. 그럼 다음 뉴스..."
마이트 : "빌어먹을..."
마이트는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그 때였다.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였다.
이즈미 : "사장님, 저에요."
마이트 : "아, 마츠하라씨. 들어와요."
문이 열리고 이즈미가 들어왔다.
마이트 : "마츠하라씨, 무슨 일이죠?"
이즈미 : "손님들이 찾아오셨습니다."
마이트 : "이 시간에? 누구죠?"
문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목소리 : "여어! 마이트, 우리가 왔다고!"
마이트 : "엔?"
목소리의 주인공은 화이어 다그온의 엔이었다. 엔 뿐만 아니라 다그온 멤버
전원이 있었다.
엔 : "뭐, 그럭저럭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갖고 왔는데 말야...
간단한 다과라도 대접해주겠지?"
마이트 : "하하, 모두들 저기 의자에 앉도록 해. 마츠하라씨, 손님들에게
음료수와 간식을."
다그온의 멤버들과 마이트는 둘러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마이트 : "그래. 엔.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라는 것이 대체 뭐지?"
엔 : "아, 그게 말이지..."
꾸물거리는 엔. 그러자...
카 이 : "내가 대신 설명하도록 하지."
...라고 하면서 카이가 대신 말하기 시작한다.
카 이 : "지난 1년간 각국의 수뇌 및 경제인들이 갑자기 실종되었다가
얼마 안되어 다시 나타난 일이 있었다. 기억하고 있겠지?"
마이트 : "...그래. 분명히 그런 일이 있었어..."
카 이 : "한꺼번에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실종되었다가 다시 나타났다면
그다지 주의력이 깊지 않은 사람이라도 충분히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류 : "장기간에 걸쳐 공백을 두고 몇몇의 사람들이 실종되었다가
얼마 안가 다시 나타났기 때문에 의심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대부분은 '그냥 잠시 여행이라도 다녀온 모양이지?'라고
생각할테지. 그러나 지난 1년간 실종되었던 사람들의 수는
전세계적으로 수백여명에 달한다."
엔 : "아니, 류 저녀석이 이렇게까지 말을 많이 하다니..."
게 키 : "...그러게...놀라운 일인걸..."
카 이 : "여하튼 그 실종되었던 사람들이 지금 센푸지 컨체른에 압박을
가하고 있지. 뭐, 여기까지 설명하면 대충 감이 잡히겠지?"
마이트 : "...그렇다면, 그들이 나타스에 의해 납치되어서 세뇌라도
당했다는 이야긴가?"
엔 : "딩동댕∼! 바로 그대로야!"
요 쿠 : "저희들은 우연한 기회로 지난 동안 실종되었던 사람들과
나타스 그리고 이번 센푸지 컨체른의 위기 상황과의 관련성을
발견했습니다. "
엔 : "그래서 실종되었던 몇몇 사람들을 정중히 모셔서 조사했지..."
카 이 : "정중히 모셨다고는 하지만...실제로는 납치가 아니었던가...
그것도 과격한 방법으로 말이야..."
엔, 게키 : "시끄럿! 그 때는 그 방법 밖엔 없었단 말이다! 그 때
자기 계획대로 안 했다고 나중에 꼬투리 잡아서 잔소릴
늘어놓았잖아!"
카 이 : "그 때 너희들이 계획대로 했다면 좀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을 거다."
엔, 게키 : "뭐시라!?"
라 이 : "선배들 모두 그만하라구요∼ 이미 지난 일 아닙니까?"
요 쿠 : "흠흠...아무튼...납치되었던 사람들을 조사해본 결과, 그들 모두
머리 뒤쪽에 이런 장치가 삽입되어 있었습니다."
요쿠는 마이트에게 바늘 모양의 기계 장치를 내보였다.
마이트 : "이것은?"
요 쿠 : "세뇌 장칩니다. 이것이 일정한 파장의 전파를 수신하여
사람들을 전파의 내용대로 조종하고 있었습니다."
라 이 : "그리고 그 전파가 송신되는 장소는 나타스 엔터프라이즈사의
본사가 있는 나타스 아일랜드였습니다."
마이트 : "!!! 나타스놈들!"
약간의 침묵이 흐른 뒤, 마이트가 입을 열었다.
마이트 : "그렇다면 나타스는 이 장치를 이용해서 세계를 멋대로 할 셈인가!
젠장...이제 더이상 센푸지 컨체른에 닥친 불안을 생각할 상황이
아니군."
요 쿠 : "하지만 이 것을 막을 방법은 있을겁니다. 아직 가설의 단계라
실제로 가능할런지는 의문이지만..."
마이트 : "대체 뭐지?"
요 쿠 : "일단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한 가지는 나타스 아일랜드의
전파 송신 장치를 파괴하는 겁니다."
카 이 : "하지만, 이 방법은 두 가지의 단점이 있어. 첫째, 파괴된 송신
장치를 다시 제조하거나 다른 지역에 송신 장치가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효과 밖에는 얻을 수 없다는 것이
고, 두 번째 단점은 송신 장치를 부수기 위해서는 적의 본거지로
직접 돌입해야 한다는 것이지. 적의 정확한 전력이 드러나지 않은
이상 직접 공격은 위험하다. 하지만 이 방법은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
요 쿠 : "또 다른 방법은 이 장치의 전파를 교란하는 전파 송신 장치를
제조하여 이 장치를 무효화시키는 겁니다. 하지만 이 장치를
해석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고...장치가 의외로
복잡해서 제 능력으로는 해석이 힘들 것 같습니다."
마이트 : "그렇다면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해보자. 일단 하마다군과
GGG의 시시오 레오 박사님, 아마노 박사님, VARS의 마나미씨
등에게 요청해서 그 세뇌장치의 해석과 교란장치의 제조를
부탁하도록 하고 동원 가능한 용자로봇들로 나타스의 본거지를
습격하도록 하자. 아! 그리고 브레이브 폴리스의 사에지마
청장께 연락해서 도움을 청해야 겠군."
카 이 : "지금으로선 그 방법이 최선인 것 같군."
마이트 : "하여간 회사일은 할아버지와 다른 중역들에게 맡겨두고
이번 일에 집중해야겠어."
킬 덴 : "후...무슨 상상하는지는 대강 감이 오지만 그런 것은 아니다."
시노부 : "?"
킬 덴 : "일단, 너의 육체와 정신 상태를 검사해야 한다. 최강급의
나타스 융합체는 그 조건이 매우 까다롭지. 어서 옷을 벗고
이 장치 안으로 들어가라."
킬덴이 가리키는 곳에는 여러 종류의 파이프와 기계 장치가 연결된 관 형태의
투명한 장치가 암흑 속에서 희미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시노부 : "저건..."
킬 덴 : "저건...너의 육체와 정신이 최강급의 나타스 융합체에 어울리는지
검사하고 네 놈을 나타스 융합체에 어울리는 육체로 만들기 위한
장치다. 궁금증이 풀렸으면 어서 들어가도록. 난 내 연구의 성과를
빨리 보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란 말이다."
시노부 : "후...기대에 부응했으면 좋겠군. 내 자신을 위해서도..."
잠시후 시노부는 알몸인채 그 장치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시노부 : (기다려라...한바다, 바이트·알...반드시...)
이후, 1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한편, 시노부가 설욕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두 명(정확히는 한사람과 초 AI
탑재 로봇이지만...)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그 두 명(?) 중 인간이라고 불리워지는 포유류는 할일이 없어 방안에서
뒹굴거리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커다란 데미지를 입어 움직이지도 못한 채
입만 살아서 주절대고 있었다.
한바다는 마땅히 할 일이 없어 방안에서 뒹굴거리고 있었다. 3주 전에 있었던
나타스 나이츠와의 싸움으로 그레이트 바이트·알과 다른 바이트 머신(갓 바이트
나이츠, 슈퍼 바이트 레이버)들은 대파하고 한바다 자신은 심각한 부상을
입었던 것이다. 자신의 부상은 다행히도 2주 정도에 완치되었지만, 바이트 머신들
의 데미지는 더욱 심각해서 자신의 아버지인 한교수를 비롯한 여러 기술자들이
밤샘 작업을 하여도 현재까지도 수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다.
여하튼 바다는 부상에서 회복된 이후로 그냥 빈둥거리고 있었다. 일본에서
돈이 없어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상황과는 달리 지금은 한국에서 돈 걱정 없이
지낼 수 있어서 굳이 아르바이트를 할 필요도 없었다. 게다가 전의 싸움 이후로
나타스 융합체도 더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하긴 나타스 융합체가 출현했더라도
바이트 머신들이 수리 중인 지금, 바다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또 여하튼 바다는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바다 : "우웅...심심해. 뭐하면서 하루를 보낼까? 오늘은 반드시 생각하다
지쳐서 잠을 자고 마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않겠어!"
단호한 결의를 보이는 한바다. 그는 부상에서 회복된 이후로 지금까지
'뭐하면서 하루를 보낼까'를 고민하다 지쳐서 자고 마는 생활을 해왔던
것이었다(...실은 한참 백수짓 할 때의 제 생활이었습니다...쿨럭).
한바다 : "으음...하늘이는 그 말썽꾸러기 삼인조와 함께 놀러간 모양이고...
흐음...없어서 편하긴 하지만...막상 없으니 괜히 허전하네...
우웅...학교에나 놀러갈까? 으음...막상 가려니 귀찮을 것 같고..."
여기서 말썽꾸러기 삼인조란 라젠드라의 용자들의 세 명의 주인, 타쿠야,
카즈키, 다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 삼인조는 명목상으론 바이트 머신을
수리하는 동안에 무방비 상태가 되는 바이트 베이스를 지키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이라고 말하지만...부상당해서 침대 위에 누워 있어야만 했던 바다로서는
하늘과 그 삼인조에게 손도 못대고 농락당한 처지여서 그들만 생각하면
괜히 기분이 나빴던 것이다.
자다 일어나서 머리가 부시시한 모양을 하고 있는 바다는 며칠째 감지 않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전자 신문을 검색했다.
한바다 : "으음...우리나라 경제가 또 악화된 모양이군...거참...이러다간
4번째 IMF가 올지도 모른다고? 문제군 문제야..."
또 다시 머리를 긁으며 신문을 보는 바다.
한바다 : "으음...별국가당(別國家黨)이랑 민노당(民奴黨)이 또 붙은
모양이군...타민련(打民聯)은 그 사이에서 눈칠 보는 것
같고...흐음...경제도 어렵다는데...이 정치인이란 작자들은
대체 뭘하는 건지...쯧쯧."
잠시후 바다는 머리 손질도 하고 옷도 깔끔하게 입은 뒤 집을 나섰다.
그가 향하는 곳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외곽의 모처에 위치하고 있는
바이트 베이스였다. 바이트 베이스는 한국 정부와 센푸지 컨체른에 의해
건조된 이동 요새로 알을 비롯한 바이트 머신들의 기지였다.
바이트 베이스는 사신수(四神獸) 중의 하나인 현무를 모티브로 한 형상을
하고 있다. 지금 이 곳에서는 3주 전에 있었던 싸움으로 대파된 바이트
머신들의 수리가 한창이었다.
바다는 바이트·알의 수리가 한창인 제 1 메인테넌스룸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바다의 아버지인 한동철 교수, 바다의 여자친구이며 한교수의
대학 제자이며, 알을 비롯한 바이트 머신들의 프로그래밍을 담당하고 있는
진유리 그리고 기술 주임인 에릭 리스가 한창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한바다 : "흠흠...저 왔어요...^_^"
한교수, 진유리, 에릭 등은 아는 척도 안하고 작업에 몰두한다.
한바다 : "저 왔다니까요! ...-_-+"
소리를 높여 다시 한 번 자신이 왔다는 것을 알리는 바다였지만...그들은
여전히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한바다 : "흑흑...저 왔다니까요...T_T"
바다는 간절했다.
에 릭 : "응? 오우, 한빠따군. 왔습니다?"
한바다 : "에릭, 왔습니다...가 아니라 왔습니까...에요. (그리고 내 이름은
빠따가 아니라 바다야...누굴 버터 취급하는거야...-_-;)"
에 릭 : "오우, 그렇습니다?"
한바다 : "...까...라니깐요...-_-;"
한교수 : "으음...왔구나...방해되니까 저기에서 알이랑 이야기나 해라.
저녀석 상대할 사람이 없으니까 혼자서 주절대고 있구나.
할 일 없는 네가 상대해주려무나...너의 이야기는 나중에 듣지."
한바다 : "흥, 아버지하고 할 이야기도 없네요. 내 목적은 바로...
유리, 너다!"
진유리 : "응? 아아, 오빠가 날 귀찮을 정도로 사랑하는 걸 알지만♡, 지금은
바쁘니까 어디 다른 곳이라도 가 있으라구."
한바다 : "누...누가 널 귀찮을 정도로...오히려 네가 더...으음...
더 말했다간 맞겠군..."
바다는 좀 떨어져서 궁상맞게 앉아서는 그들의 작업 모습을 보고 있었다.
바다는 그들이 서류 같은 것을 훑어보고 컴퓨터 자판을 열심히 두드리고
무언가에 대해 열심히 의견을 교류하는 모습을 처량한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한바다 : "우웅...상대도 안해주는군...쩝...절루 가서 알이나 볼까?"
바다는 알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알은 자동차 형태로 있었는데, 아직까지
내부가 들여다 보이는 부분이 있고 각 부분에 전선과 파이프 등이 연결되어
있는 모습으로 미루어볼 때, 수리가 완료된 것 같지 않았다. 알은 쉴새없이
웅웅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바다는 그 웅웅거리는 소리가 알이 주절대는
소리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한바다 : "여어, 알. 상태는 어떠냐?"
바다가 말을 걸자 알은 웅웅거리는 소리를 멈추었다.
알 : [으음...왔군. 보시다시피 아직 조정 중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수리가 되었지. 에릭의 말로는 세부 조정만 하면
끝난다고 하더군.]
한바다 : "호오...그래? 아, 다른 녀석들은 어때?"
알 : [다행히도 오늘 새벽에 수리가 완료되었다. 하지만 그들 역시도
몇가지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군. 아마, 꽤 오래 걸릴거야."
한바다 : "흐음...그거 문제군..."
알 : [그러는 너는 건강한 상태인 것 같군.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고
들었는데.]
한바다 : "아아, 보시다시피 건강하지."
알 : [훗...다 나의 내부 구조가 튼튼했기 때문에 전치 2주로
끝날 수 있었던 거다. 나에게 감사해라. 바다.]
한바다 : "흥, 웃기지마. 너의 컨트롤 박스가 부실하기 때문에
전치 2주나 되었던 거다. 엑스였다면 아무 부상도 안입었을거야."
알 : [그녀와 비교당하다니 상당히 기분나쁘지만, 확실히 나의 컨트롤
박스는 그녀의 것에 비해 안전도와 조종의 용이성이 떨어지니까
반박할 말이 없군.]
한바다 : "푸하하...드디어 인정할 건 인정하는구나. 고집쟁이 녀석."
알 : [누가 고집쟁이라는거냐!]
한바다 : "너."
알 : [쳇!]
알은 삐진 모양인지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한바다 : "어라? 이녀석 삐진 건가? 야, 그거 갖고 삐지냐? 얌마, 말 좀
해봐."
그러나 알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한바다 : "응? 이녀석 좀 이상한데?"
바다는 알의 운전석에 앉아서 이것저것 살펴보았다. 그러나 기계치인 그가
뭐가 뭔지 알리는 없다.
한바다 : "으음...역시 모르겠군(털썩)."
바다는 운전석 밖으로 고개를 삐죽 내밀어 한창 작업에 열중인 한교수, 유리,
에릭 등을 향해 외쳤다.
한바다 : "이리 좀 와봐요! 알의 상태가 이상한 것 같아요!"
한교수, 유리, 에릭 등의 세 사람은 (약간) 짜증이 났지만 어쩔 수 없이
알을 살펴보러 갈 수 밖에 없었다.
진유리 : "전과 똑같은 현상이에요. 교수님. 이제는 외부에서의 접근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한교수 : "으음..."
에 릭 : "에에...프레임 쪽도 전과 같은 현상이 나-타-났습-니까."
한바다 : "우웅...이제 일일이 뭐라 하기도 지쳤어. 당신의 그 '까'와
'다'를 바꿔쓰는 것은...-_-+a"
에 릭 : "오우! 빠따꾼. 나도 알긴 아는데- 잘- 안-고쳐져-요-"
한바다 : (제길...이제 당신이랑 안 놀아. 난 버터가 아니란 말야...
흑흑...T_T)
한바다 : "그런데, 대체 뭐가 어쨌다는 거죠? 전과 같은 현상이라뇨?"
에 릭 : "오우! 그건 말이-죠- 흡!"
바다는 친절한 마음에서 설명해주려던 에릭의 입을 손으로 막았던 것이다.
갑자기 답답해진 에릭은 혀를 내밀어 바다의 손바닥을 핥았다. 음칫해서
손을 떼는 바다.
한바다 : "...제...젠장...아무튼 당신은 입 좀 다물고 있어."
에 릭 : "오우! 섭섭합니까- 빠따꾼."
한바다 : (젠장, 이젠 독자들도 더이상 재밌어하진 않을거다...-_-+)
"유리야, 네가 설명해봐."
진유리 : "실은..."
유리는 입을 열었다.
한바다 : "허억! 그...그런 일이..."
진유리 : "아직 아무말도 안했는데...-_-;"
한바다 : "흠흠...미...미안...(작가메, 이런식의 개그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단 말이다...-_-+)"
진유리 : "실은 3주전의 싸움 이후로 바이트·알에겐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어. 그 현상은 알이 일정시간동안 '우웅'하는 소리를 내면서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 거야. 처음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는데
중요한 실험을 할 필요가 있어서 알의 인공지능에 접속하려 했어.
그런데..."
한바다 : "...접속이 안된 모양이군."
진유리 : "그래. 그래서 외부에서 강제 접속을 했지. 다행히도 알의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와서 실험을 할 수는 있었지. 그런데..."
한바다 : "...으음...실험 했으면 됐지. 뭐가 문제야?"
진유리 : "문제는 있었어. 심각한 문제가. 실험 중에 알에게서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던 에너지의 흐름이 감지되었어."
한바다 : "에너지의 흐름?"
진유리 : "그래, 에너지의 흐름. 알의 프레임을 따라서 이런 형태의 에너지의
흐름이 감지되었어. 이 에너지의 흐름은 알이 정상으로 돌아온 이후에
곧 사라졌지만, 이후에도 알의 '우웅'하는 소리를 낼 때마다 이와
같은 에너지의 흐름이 나타났어."
유리가 앞에 놓여있던 콘솔을 조작하자 화면에 하나의 그림이 나타났다.
그 그림은 바이트·알과 알의 인간형태의 윤곽만을 표시한 그림으로 그 윤곽
안으로는 화살표가 일정한 궤적을 그리고 있었다.
진유리 : "이 화살표가 그리는 궤적이 바로 알에게서 감지된 에너지의
흐름이야. 봐도 잘 모르겠지?"
한바다 : "으음...봐도 잘 모르겠군...-_-;a"
진유리 : "문제는 이 에너지의 흐름 때문에 바이트·알의 수리와 조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거야.
한바다 : "왜?"
진유리 : "이 에너지의 흐름이 동력로의 출력 조절과 수리, AI프로그램의
재설정과 버전업, 추가 프로그램의 입력 등을 방해하고 있어."
한바다 : "호오...대단한걸..."
진유리 : "뭐가 대단해? 이건 안좋은 일이라구!"
한바다 : "쩝...나로선 대체 뭔 말인지 잘 모르겠다...-_-;a"
진유리 : "흥! 이해하려고도 안하지?"
한바다 : "헤에..."
진유리 : "으이구..."
한바다 : "흠...뭐 어차피 난 도움도 안될테니 다른 데로 가봐야지."
바다는 다른 곳으로 가려다가 에너지의 흐름이 표시된 화면을 힐끔 쳐다보았다.
한바다 : "으응? ......어라!?"
갑자기 놀라서는 뚤어지게 화면을 바라보는 바다.
한바다 : "어째서...이런 일이...호오...대단한 걸...히야...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바다의 반응에 모두들 잠시 놀랐다가 다시 시큰둥해진다.
모두들 : "흐음...또 허접한 개그를 하려는건가..."
한바다 : "이번엔 아니야! 나도 진지할 땐 진지하다구. 잠깐 생각 좀
하고 있을테니 방해하지마. 으음..."
바다는 또 다시 화면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경악을 하기도 하고
감탄을 하기도 하고 의아해하기도 하였다.
모두들 : "???"
진유리 : "오빠, 대체 왜 그래?"
한바다 : "이런 일이 어떻게 해서 일어났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처음에 알을 방해했던 것은 쓸데없는 짓이었어."
모두들 : "뭐라고?"
한바다 : "이 녀석에게서 나타나는 에너지의 흐름...삼원심법(三源心法)에
의해 나타나는 기(氣)의 흐름과 같아."
진유리 : "삼원심법이라면 바다의 할아버지가 가르쳐주셨다는 단전호흡법
말이야? 헤에...어라? 그럴리가 없잖아...로봇이 사람처럼 단전
호흡을 한단 말이야? 거짓말이라구 이건..."
한교수 : "............"
한바다 : "삼원심법은 단순한 내공심법이 아냐. 설명해봤자 무협지에서나
나올 만한 이야기라고 할테니 아무 소용 없을테고...하여간
이녀석의 에너지는 삼원심법의 그것과 같아."
진유리 : "그렇다면 처음에 알에게 강제접속해서 방해했다는 건 무슨 의미?"
한바다 : "그건...뭐, 일단은 나도 그 경지에 들어서지 못해서 잘은 모르지만
우리 할아버지 왈, '삼원심법이 일정한 경지에 오르면 삼원을 일치
할 수 있게 되고, 삼원의 일치를 통해 자연이 되어 무한한 힘을
낼 수 있다고'...라고 했어. 으음...할아버지라면 이 상황에 대해
뭔가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진유리 : "...이 소설은 무협 소설이 아니라구...-_-;"
한바다 : "하여간 할아버지의 말에 의하면, 알이 나타내는 지금의 현상...
'우웅'하는 소릴 내면서 아무런 반응도 없는 것은 삼원을
일치하려고 하는 현상과 같아. 그런데...번번히 위부로부터
방해를 받았으니 더 넓은 경지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을 못하게
된거야...그래서 쓸데없는 짓이라고 한거야. 흐음...지금 나타나는
그림을 보면...이 녀석도 아직 삼원을 일치하지는 않은 모양이군."
에 릭 : "대-체-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습니까-...-_-;a"
진유리 : "...하하하...작가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털썩)"
이 때, 알이 '우웅'하는 소리를 멈추었다.
진유리 : "응? 알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아요. 알, 지금 내 말이 들리니?"
알 : [아아...분명히 들리고 있다. 이번에도 또 실패했다.]
한바다 : "훗...네가 하려는게 그리 쉬운 것은 아냐. 우리 할아버지도
여든이 넘어서야 도달한 경지니까."
알 : [응? 바다, 너는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알고 있는거냐?]
한바다 : "아아...분명히 이해하고 있다. 로봇에 불과한 네가 이런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이 경이롭다. 또한 작가의 이러한 황당한 상상력엔
좌절했지...-_-;a"
알 : [잠시동안이지만 무언가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었다. 그곳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도저히 갈 수가 없었다.]
한바다 : "뭐, 그게 쉽게 되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할 필요도 없으니
안달하지 마라. 알."
알 : [아아...알았다. 바다.]
진유리 : "알, 그럼 최종 조정을 할테니까 제발 그 '새로운 세계'를
보러가지는 말아줘. 그것 때문에 세부 조정과 프로그램 입력이
늦어지고 있으니까..."
알 : [아아...알았다.]
한바다 : "으음...녀석 왠지 달라진 느낌인데...착각인가?"
진유리 : "그럼 오빠는 다른 곳에라도 가봐. 여기 있으면 방해되니까..."
한바다 : "흑...알았어...이젠 내가 싫은 거지? 흑흑..."
진유리 : "방해된다니깐! 그리고 그렇게 느끼하게 말하지마...싫단말야."
한바다 : "아이구! 알았어, 알았다구. 으이구 승깔은 있어가지구..."
진유리 : "뭐시라?! 맞을래?"
바다는 유리의 공격권 밖으로 달아났다. 맞으면 아프니까...
(바다는 이상하게도 유리에게는 맥을 못 춘다. 뭐, 진부한 설정이죠...^_^;)
- 5 -
알과 바이트 로더는 한참 조정 중에 있었다. 유리는 알의 좌석에 앉아
알에 노트북을 연결하여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유 리 : "자, 알. 합체 프로그램의 추가분만 입력하면 AI에 대한 조정은
다 끝나게 돼."
알 : [오...그럼 이제 이런 걸리적 거리는 파이프와 전선들을
떼어내겠군.]
유 리 : "그래, 잠시만 기다려. 아, 그리고 이번에 추가되는 합체
프로그램은 너의 AI에 직접 억세스하는 것이 불가능 해졌기
때문에 네 AI의 메인 메모리에 직접 입력하지 않고, 너의 서브
컴퓨터의 메모리에 입력할거야."
알 : [으음...그런가...]
유 리 : "덕분에 너의 보조 컴퓨터의 메모리를 AI의 메인 메모리의 용량
수준으로 높였다구. 덕분에 합체 효율이 예상에 비해 30% 감소했어.
뭐, 예전에 비해서는 10% 상승하지만 말야...내가 프로그램을 짜고
입력시킬 방법을 생각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밤샘 작업은
여자 피부에 있어서 최고의 적이란 말이야."
알 : [흠...수고스럽게 했군. 미안하다. 유리.]
유 리 : "호호호...미안할 것 없어. 알. 대신에 우리 바다 오빠를 잘 지켜줘."
알았지?
알 : [으음...알긴 알겠는데 말야...혹시 내 표면에 닭살이 돋아났는지
확인해주겠나?]
한편, 바이트 로더 쪽에서는 컨트롤 블럭의 교체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기존의 컨트롤 박스는 프로트 타입이라 여러가지 면에서 새로운
기술들이 채용되어 있었으나 조종사의 안전과 조종의 용이성 등의 면에
있어서는 비교적 떨어지는 수준이었던 것이다. 반면에 바이트·알의
후계기라 할 수 있는 바이트·엑스의 컨트롤 블럭은 바이트·알에서
테스트된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었기에 바이트·알의 그것보다
훨씬 나은 안전성과 조종의 용이성을 확보하고 있었다.
현재 교체되고 있는 바이트·알의 새로운 컨트롤 박스는 바이트·엑스의
그것에서 좀 더 발전한 것으로 안전성이 대폭 상승한 것은 물론, 조정의
용이성도 훨씬 나아졌다. 기존의 바이트·알의 조종 방식은 파일럿의 뇌파
수신이 보조였고, 주된 조종은 핸들과 기어 그리고 각종 스위치와 레버 등을
통해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엄청나게 향상된 뇌파수신전달
장치를 통해 생각만으로도 복잡한 행동이 가능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신경수신전달 장치의 도입으로 바이트·알의 움직임을 더욱더 바다의 그것과
가깝게 할 수 있었다(바다는 상당히 단련된 무예의 고수라는 설정). 다만
이를 위해서는 몸에 착 달라붙는 특수한 파일럿 슈츠를 입어야 한다.
바다는 자판기 커피를 마시면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 원래 유리와 영화를
보기 위해 이 곳 바이트 베이스에 온 것이지만, 워낙 분위기가 험악(?)했던
탓에 말도 못 꺼내고 얌전히 바이트·알의 조정 작업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멀뚱히 서있는 바다에게 다가오는 에릭.
에 릭 : "오우! 바따꾼. 여-기는 금-연입니-까-"
바 다 : (대꾸해봤자 작가에게 농락당할 뿐이다. 대꾸하면 안돼, 대꾸하면
안돼 대꾸하면 안돼애∼!)
에 릭 : "오우! 버터군. 여기는 금-연-장소-입니-까-"
바 다 : "으∼어! 절 유제품 취급하지 말라구요! 젠장!"
에 릭 : "오우! 담배는 몸에 해롭습니까-"
바 다 : "으이구...지금 꺼요...끈다구요..."
피던 담배를 먹던 커피에 담가 끄는 바다.
(여러분들은 이런 짓 하지 마십쇼...바이트·알 캠페인...-_-;)
바 다 : "으이구...아까워라...T_T"
담배는 아직 남아 있는 부분이 길었고, 커피는 반 이상이나 남아있었던
것이다. 서민근성이 철저한 바다는 속으로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에 릭 : "바따꾼, 보-여-줄 꺼시 있습니-까-"
바 다 : (아아...이젠 정말 포기다...) "뭔데요?"
에 릭 : "따-라-오쎄요-유-제-품꾼-"
바다는 속으로 에릭과 작가에게 이를 갈면서 에릭을 따라갔다. 자신에게
어떠한 일이 닥칠지도 모른채...
한편, 유리는 알의 AI조정과 프로그램 입력을 모두 마쳤다.
유 리 : "알, 이제 다 끝났어."
알 : [아, 수고했어. 유리.]
유 리 : "그럼 나는 다른 용자들을 살펴보러 갈게. 이 파이프와 전선들은
기술과에서 사람들이 와서 치워줄거야."
알 : [오우! 수고!]
유 리 : "그럼 난 가볼게. 바다라도 불러서 놀구 있으라구."
알 : [오케이! 응?]
유 리 : "아니? 왜 그러니 알?"
알 : [거대한 에너지가 접근하고 있다...강하다...위험해...]
유 리 : "뭐라고?"
그 때, 비상 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애애애애애애애애앵∼'
방송소리 : [미확인 물체 접근 중. 미확인 물체 접근 중.
전 승무원은 2급 비상 체제로 대기하십시오.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전 승무원은...]
한교수 : "진군! 난 사령실로 가보겠네. 자네는 서둘러 다른 바이트 머신들의
조정을 서둘러주게!"
진유리 : "네!"
한교수는 사령실로 유리는 다른 바이트 용자들이 있는 제 2 메인테넌스룸으로
서둘러 달려갔다.
To be continue...
- 후 기 -
1. 안녕하세요?
Sgbrave in Nownuri의 레오, TBW in Daum의 바이트·알입니다.
빈곤용자(?) 바이트·알...드디어 릴리즈했습니다.
예정된 4화가 아닌 '마지막 아르바이트 Vol.1 上'이라는 수상쩍은
부제를 달고 나왔습니다. 흐흐흐...
Sgbrave의 분들은 그렇다치더라도 TBW의 분들께서는 의아해하시겠군요.
'이런 소설도 있었나?'라고...Sgbrave에서는 'LT 바이트'로...
TBW에서는 '바이트'란 단어로 검색하시면 프롤로그부터 3화까지, 그리고
설정이 나올겁니다.
예정과는 달리 허접 개그물로 전락해버렸지만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읽으시면서 궁금해하실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그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설정을 올릴테니 그것을 보시면 될테고, 그래도 이해 안가시면 질문 주시면
되겠습니다(으음...질문 하실 분이 있으려나...-_-;a)
체력적 한계 때문에 예정과는 달리 상, 하로 나누어 올리게 되었습니다.
(졸려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_^;)
다음주 안으로 설정과 Vol. 1의 하편을 올리도록 하죠.
2. 질문에 답해주신 히로(in Sgbrave)님과 엄청난 프레셔를 주신 실버님,
골디님(in TBW)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