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촌인가, 뭔가 하던데?(26)
어머니는 빚쟁이들에게 봉변을 당하는 것을, 이 자식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실 어머니는, 방금 귀국한 이 자식에게 이런 집안 사정이야기를 꺼내기 싫었던 것이다. 해서 어머니는, 자연스럽게 외삼촌에게 우리 집안사정을 전해 들으라고, 외삼촌에게 인사나 하고 오라고, 했던 것이다.
어머님!
지금, 시골에 갈려면, 차가 없을 테데요? 하였다.
그제야 어머님께서는, 긴 한숨을 내 쉬시었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 너희 외삼촌은, 시골에서, 대구로 이사를 왔다고 하였다. 그럼 그 유선방송 사업은 그만 두었습니까? 하였다.
그 유선방송 사업을 그만 두었다고 하였다. 그 많은 돈을 들여, 전기가 들어와 있는 방앗간 옆에 집을 짓고, 전기를 끌 어 들어 시설을 해 놓았다. 하지만 주민들은, 하나 둘씩 라디오를 구입하는 바람에 이 유선방송 사업이 잘 되지 않았다고 하였다. 때문에 그 유선방송 사업을 그만 두게 되었다고 하였다.
하여 외삼촌은, 그 유선방송 사업을 접고 대구에서 술장사를 하고 있다고 하였다. 해서 어머니는, 남들 보기에, 창피스러워서, 낮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고 하였다.
우리 외삼촌은, 시골에서 이장을 하였다. 그는, 그 지역에서 유지 소리를 들으며 잘 살았다.
때문에 외삼촌 네는, 그 지역에서, 유선방송 사업을 하면서, 유지 소리를 들으며, 떵떵 거리면서, 잘 살았다. 그런데 달성군 현풍읍내에서 낙동강을 건너오는 유선방송 전선에 걸려, 미군 헬기가 추락하고 말았다.
때문에 고령군 쪽 유성방송 사업이 중단되고 말았다.
하여 우리 외삼촌이 문전옥답 농토를 팔아서 유선방송 사업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좋던 문전옥답 농토를 팔아서, 유선방송 사업을 하던 외갓집이었는데, 대구에서 술장사를 하고 있으니까, 우리 어머니는 못마땅해 하는 것이 당연하였다
어머니! 외삼촌이 술장사를 하는 곳이 어디 입 까? 하였다. 달성공원 밑에 있는, 텍사스촌인가, 뭔가 하던데, 하였다.
하지만 나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고 하였다.
그럼 외삼촌한테 인사를 하러 갈 수가 없게 내요? 하였다.
바로, 이때였다.
고향친구 정구가 우리 집에 놀려 왔다. 야! 정구, 오랜 만이다, 하였다. 그래! 준이 너도 정말 고생 많았지? 하였다.
그 둘은 이렇게 굳게 악수를 나누면서,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그러면서 정구 그는, 어머님 안녕 하세요? 하였다. 그는, 준이 어머니에게 이렇게 공손히 인사를 하였다.
그래! 정구 너, 참 잘 왔다, 하였다.
정구 너, 촌에서 유선방송 사업을 하던, 창달이 집 알지? 하였다. 네, 잘 알고 있습니다, 하였다. 어제도, 그 집에 가서, 술 한 잔 하고 왔습니다, 하였다.
그럼 잘 된다. 준이가 창달이 외삼촌한테, 귀국 인사를 하러 가야 하는데, 집을 잘 몰라서, 못 가고 있다. 정구 너 가, 준이를 데리고 가서, 창달이 집 좀, 가르쳐 줘라, 하였다.
권 병장 그는, 고향 친구 정구를 따라, 외삼촌이 장사를 하는 술집(방석집)으로 갔다.
외삼촌가게, 앞에 도착 하니까, 초저녁인데도 불구하고, 취객들과 아가씨들의 젓가락 장단에 맞춰, 홍도야 울지 마라, 오빠가 있다. 오실 땐 단골손님, 안 오실 땐 남남이지만 하는, 노래 가락 소리가, 시끌벅적 하게 들여오고 있었다.
장사가 제법 잘 되는 가봐 하고, 정구 그 친구에게 슬 적 물어 보았다. 그래! 너의 외삼촌의 인맥이 넓으니까, 장사가 잘 되는 것 같다고 하였다.
그 둘은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섰다. 가게 홀에는, 아가씨들, 수십 명이 화장을 고치면서, 한복차림으로 대기하고 있었다.
그중 마담인 덧 한, 한 아가씨가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어서 오세요, 하였다.
마담그녀는, 군복, 야전잠바, 팔 둑에 새겨져 있는, 맹호 마크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월남에서 귀국하신 맹호부대 군인 아저씨가 봐 하였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렇게 흥얼거렸다.
자유통일 위해서 조국을 지키시다. 조국의 이름으로 님 들은 뽑혔으니, 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면서 그녀는, 여고 시절 때, 부산 제3부두에서, 맹호부대아저씨들을, 환송하면서, 정말, 이 노래를 많이 불렀다고 하였다.
마담그녀는, 이 맹호부대 군인 아저씨가, 아가씨들과, 술을 먹으로 온 것으로, 착각했던 모양이었다.
때문에 그녀는, 봉을 하나 잡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따라서 그녀는, 여기에서 최고로 예쁜 아가씨를 골라, 방으로 드려, 보내주겠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렇게 아양과 호들갑을 떨었다.
그런데 외삼촌과 외숙모님이 보이지 않았다. 그때 마침, 공교롭게도 외삼촌과 외숙모님이 외출 하시고, 가게에 없었다.
해서 그는, 함께 간 정구 그 친구에게, 여기가 우리 외삼촌 가게가 맞는지? 다시 한 번 더 확인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태연하게 이렇게 말했다.
그냥 모른 척 하라고, 정구한테 입단속을 시켰다.
마담 그녀는, 신이 난 듯, 바가지를 왕창 씌워, 매상을 좀 올려 보겠다는 심산으로, 있는 것, 없는 거,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차려놓고, 갖은 아양을 다 떨었다.
출처 : 어느 파월용사가 살아온 이야기
글쓴이 : 앙케의 눈물저자 권태준
2018.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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