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소개하겠다. 이 팀은 무려 12년 만에 월드컵에 진출했다. 더 대단하게 보이는 이유는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 진출, 2007년 아시안컵 준우승 이후로 기나긴 침체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 2014 브라질월드컵 예선에서는 번번이 탈락했고 2011 아시안컵, 2015 아시안컵 또한 조별예선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그런 팀이 어떻게 갑자기 월드컵을 진출할 수 있었는가? 2015년 8월 남아공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준우승으로 이끈 판 마르베이크 감독의 부임이 바로 결정적이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끈끈한 조직적인 팀으로 탈바꿈시켰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리그 선수로만 꾸려진 이 조직적인 플레이를 앞세워 12년 만에 월드컵으로 갔다. 그러나 협회는 크나큰 실수를 저질렀다. 침체기에서 구해준 고마운 감독을 오히려 본선 진출 이후 경질한 것이다. 이후 바우사 감독을 선임했지만 2개월 만에 경질했고 곧바로 피찌 감독을 부임시켰다. 그 또한 능력이 있는 감독은 맞다. 칠레를 이끌고 2016 코파 센테나리오 우승, 2017 컨페더레이션스컵 준우승을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11월에 부임, 월드컵은 고작 7개월만 남았다. 그래서 이 7개월 안에 어떻게든 팀을 재정비하고 감독의 전술에 녹아들게 해야 한다. 그럼 이제 포지션별로 분석을 하겠다.
공격수 : 주전 공격수는 알 살라위가 확정일 듯 하다. 그는 월드컵 예선 내내 14경기에 출전에 무려 16골이나 넣는 등 막강 화력을 뽑냈다. 거의 한 경기 당 1골을 뽑아낸 셈이다. 그러나 어찌 보면 오바메양과 같은 유형이라고 할 수 있는 게, 16골 중 14골은 2차 예선, 그리고 아랍에미리트 2골을 제외하면 12골은 사우디아라비아보다 한 수 아래 팀들을 상대로 넣었다. 물론 넣어야 되는 팀을 상대로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경기에는 침묵을 한다는 점이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본선에서는 중요한 경기에서도 골을 넣을 줄 알아야 한다. 서브로는 아마 하자지가 될 듯 싶다. 그 또한 알 살라위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표적인 간판 공격수이고 예선 경기에도 간간이 선발출장을 해서 팀의 승리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아마 우리나라 해설진들은 알 살라위가 계속 나오기를 바랄 것이다. 아마 하자지가 나온다면 그들은 곤란에 빠질 것이다. 아, 그냥 나이프라 부르는 게 낫겠다.
미드필더 : 아마 양 측면은 알 아비드와 알 셰흐리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된다. 최종예선에서 알 아비드는 4골 3도움, 알 셰흐리는 2골 1도움을 올리는 등 본선 진출에 큰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알 아비드는 홈에서 열린 태국전과 원정에서 열린 이라크전, 알 셰흐리는 홈에서 열린 이라크 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냈다. 알 아비드와 알 셰흐리는 둘 다 정교한 패스와 슛이 가능한데, 이 장점이 조직적인 플레이를 하는 것을 가능케 했다. 그래서 이 둘이 본선에서도 양 윙을 맡을 것 같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는 아마 알 자삼이 맡을 듯 하다. 그는 예선 전 경기에 출전했고 1골 3도움을 올렸다. 장점은 정교하고 강력한 오른발 킥으로 이 또한 본선 진출을 하는 데 공헌을 했다. 3선은 알 파라지와 알 카이브리가 파트너를 이룰 듯 하다. 알 파라지는 2선과 3선을 오갈 정도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잘 하고 알 카이브리는 후방 조율이나 포백 보호 등 수비적인 플레이를 잘 해 둘이 서로를 커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3선은 이렇게 이루어 질 듯 하다.
수비수 : 일단 센터백은 오사마 호사위는 확정이고 파트너가 오마르 호사위와 모타즈 호사위가 경쟁할 듯 하다. 오사마 호사위는 팀의 주장으로서 수비조율도 능하고 키가 커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중볼도 잘 따낸다. 또한 태클도 정교해 웬만한 수비수가 갖추어야 할 능력들은 갖추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나머지 두 호사위도 수비 능력이 뛰어날뿐더러 딱히 큰 단점이 적어 이 둘이 나머지 한 자리를 경쟁할 듯 하다. 레프트백은 아마 알 하르비가 오버래핑이 뛰어나고 크로스도 괜찮아 어렵지 않게 주전을 차지할 듯 하다. 다만 뒷 공간을 노출을 많이 해 조심해야 할 것이다. 라이트백이 고민인데 대부분 경기는 무아스가 출전했지만 2017년부터는 거의 알 사흐라니가 출전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본선에서는 무아스가 출전할 듯 하다. 왜냐하면 알 사흐라니는 경기력에 기복이 있고 아직 경험이 무아스보다 적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무아스는 아직 민첩성이 살아있다. 그래서 아마 내가 감독이라면 무아스를 선발한다.
골키퍼 : 주전은 알 모사일렘으로 예상된다. 그는 올해로 34세, 즉 베테랑에 접어드는 나이지만 아직도 준수한 반사신경을 자랑한다. 그리고 경험도 풍부해서 수비 조율, 후방 빌드업도 준수하다. 다만 알 마이우프 또한 예선 마지막 2경기에 선발로 나서 활약을 하는 등 준수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서 조금의 변수는 있다.
월드컵에서는 어떤 포메이션으로 나올지 애매하다. 판 마르베이크가 지휘봉을 잡았을 때에는 주로 4-2-3-1로 효과를 봤지만 그가 경질되고 지금은 다른 감독이 잡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4-2-3-1로 예선을 통과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웬만하면 이 포메이션으로 갈 듯 하다. 그러나 아마 플랜B가 있다면 알 카이브리를 혼자 두고 알 파라지를 좀 더 앞에 두는 4-1-1-3-1을 써서 알 파라지의 장점을 좀 더 살릴 가능성도 있다.
아마 예상 성적은 솔직히 말하면 1승이라도 하면 잘했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조 최약체이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을 경질하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심한 평가를 받진 않았을 것이지만, 이미 어쩌겠어. 그래도 어떻게든 러시아나 이집트를 잡기 위해 노력은 해봐야지. 뭐 그래도 공을 둥그니까 끝까지 모르지. 2014년에 할릴호지치 감독의 알제리를 예시로 보자. 본선 직전에도 분란이 있을 정도로 조 최약체라고 예상받던 팀이 그래서 한국 팀의 1승 제물로 예상되었던 팀이 그런 대단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16강으로 갈 줄 누가 알았겠어. 그래서 사우디아라비아도 모른다. 그러니 우루과이, 러시아, 이집트는 절대 얕보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