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국민은행의 베테랑 수비수 최정민(30세)이 싱가폴에서 새로운 축구인생에 도전한다.
2006년 내셔널리그 MVP를 차지하는 등 고양 국민은행 수비진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최정민은 지난 1일 열렸던 2007 하나은행 FA컵 16강전 포항과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국내에서의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그가 새로운 축구인생을 개척할 팀은 싱가폴리그의 강자 홈 유나이티드.
홈 유나이티드는 현재 14승 3무 1패(승점 45점)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팀. 선두인 싱가폴군팀이 2게임 더 많이 치른 상황에서 승점 46점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리그 선두인 팀이다.
" 사실 제가 고양 국민은행에서 나이가 있는 편이에요. 밑에 후배들이 더 발전하려면 제가 물러나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침 싱가폴에서 좋은 조건이 와서 빠르게 결정하게 된 거죠. 동료들은 웃으면서 보내줬지만, 팀이 작년보다 어려운 상황인지라 나가는 것이 미안하기도 해요. 그렇지만 지금 나가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 좋다고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나가려고 합니다.(웃음) "
싱가폴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최정민 ⓒ스포탈코리아
조영증 센터장의 추천으로 싱가폴행 성사
그렇다면 전혀 연결고리가 없었던 최정민과 홈 유나이티드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된 것일까. 연결고리 역할을 해준 사람은 바로 조영증 파주 NFC 센터장이었다. 홈 유나이티드는 오랜 기간 지도자 강습에 매진하며 아시아축구계의 여러 관계자들과 잦은 교류를 했던 조 센터장에게 한국인 선수를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했고, 조 센터장이 추천해준 선수가 바로 최정민이었다.
" 싱가폴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제 친구인데, 홈 유나이티드에서 한국 수비수 중에 좋은 선수를 추천해달라고 했다고 연락이 왔더군요. 또 알고 봤더니 홈 유나이티드 감독 역시 2003년에 저와 프로페셔널 코스를 같이 했던 친구였어요.(웃음) 그래서 최정민 선수를 추천했습니다. "
" 그들의 말에 따르면 그 동안에도 한국 선수들이 아시아 최고인지라 관심이 많았는데, 금액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데려오기가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최정민 선수의 경우 경험도 많고, 본인이 영어도 배울겸 해서 해외진출을 생각하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구상이 잘 맞아떨어져 가게 된 것 같습니다. " - 조영증 파주 NFC 센터장
" 미래에 대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는 도중에 조영증 선생님을 통해서 싱가폴 이야기를 들었어요. 영어권 나라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죠. 영어도 배우고,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동남아 축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고요.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 축구 관련 일을 할 때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빨리 결정했어요. "
" 사실 싱가폴리그에 대해서 자세히는 몰라요. 현재 싱가폴리그에는 한국인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코리안 슈퍼레즈라는 팀이 있다고 들었는데, 아쉽게도 리그 최하위라고 하더군요. 다른 팀에도 한국인 선수가 1명 뛰고 있다고 들었는데, 정확하게는 몰라요. 어쨌든 그 분들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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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민 ⓒ스포탈코리아 |
K리그에 대한 미련 있었지만, 과감하게 새로운 도전 나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싱가폴행을 결정했지만, 사실 최정민에게도 K리그에 대한 미련은 있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부천에서 프로 생활을 하기도 했던 그이기에, 그리고 지난 시즌 고양 국민은행이 내셔널리그 우승을 하면서 K리그에 다시 도전할 기회가 있었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컸다.
" K리그에 대한 미련은 정말 많죠. 특히 작년에 K리그 승격이 결정된 상황에서 그대로 올라갔으면 다른 팀을 쳐다볼 일도 없었을 테고...제가 고향이 이쪽이라 마지막 선수 생활을 고향팀에서 하면서 K리그 무대에서 뛰려고 했는데, 결국 불발이 됐습니다. "
"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려고 해요. 그래도 현실은 현실인 만큼 이제 K리그는 포기해야죠. 미련은 남지만 깨끗하게 접었고, 이제 새로운 축구 인생에 도전할 각오입니다. "
많은 우여곡절 끝에 낯선 타지인 싱가폴에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는 최정민. 물론 새로운 곳, 새로운 문화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그는 이 곳에서의 경험은 앞으로의 축구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거라 믿고 있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최정민의 분투를 기대해 본다.
" 팀이 싱가폴리그 우승에 근접해 있어요. 작은 욕심이지만, 우승해서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보고 싶어요.(웃음) 계약 기간이 원래 내년까지로 이야기됐는데, 올해 끝나고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제가 올해까지로 주장했어요. 그런 만큼 열심히 해서 제 가치를 인정받아야죠.(웃음) "
" 좀 더 멀리 본 목표는 싱가폴에서 영어도 잘 배우고, 축구 지도자와 관련된 것도 많이 배우려고 해요.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 지도자로서 성공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성인축구보다는 유소년축구에 관심이 더 많아요. 제가 어렸을 때 좀 더 잘 배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데,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는 그런 아쉬움을 안겨주고 싶지 않습니다. 아무튼 최선을 다해 좋은 결실 맺고 돌아오겠습니다. "
인터뷰=이상헌 |
첫댓글 싱가포르..;
멋지네요.. 좋은결실 맺었으면 좋겠습니다!
싱가폴리그 좋은결실 맺기를...
이게 이 선수의 마지막기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