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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5시에 깼다. 해가 뜨고 있다. 창문을 열고 카메라를 들이대는데, '어라?' 호텔 앞 건물 지붕이 젖어 있네! 툭툭 듣는 소리가 난다. 그러고 보니 호텔 바로 앞 하늘은 시커먼 먹구름으로 가득하다. 분명 저 멀리 해가 올라오고 있거늘...
도로 잔다. 8시 조식의 여유로움이라는 건 이런 거구나... "손님 놀이"의 또 다른 좋은 점에 흐뭇하다.
눈을 뜨고 순간 놀란 마음에 핸드폰을 찾아 시간을 본다. 7시... 다행이다.
샤워를 하고 목이 말라 미니 바를 본다. 목에 뭐 하나 씩 달고 있는 생수병이 안 보인다. Complimentary water가 없다. 미니 바 메뉴 리스트에서 "물 수" 자를 찾는데 안 보인다. 음... 얼만지 알아야 할 거 같다. 다시 메뉴를 보고 물병을 본다. 아... 상표명...!!! 줸장... 한문에 대해 너무 많이 긴장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맥주 캔과 안주들이 있음에 저녁에 한 캔 맛봐야겠다, 짧은 생각과 함께 로비로 내려간다.
조식은 전통 몽골식으로 하기 위해 차를 타고 다 같이 이동하기로 했었다. 차량 5분 거리의 한문과 몽골어만 가득한 식당으로 간다.
몽골 전통식이라...
몽골 전통 음식문화를 먼저 떠올려 본다.
짧은 지식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만두, 육포, 건조야채, 두부, 국수요리, 훠궈, 치즈 등등...
'그럼 오늘 아침은 만두와 국수?'
누군가가 국수만 줄거라고 한다.
'에이, 몽곤데...'
식당 1층 안쪽에 조상이 모셔져 있다. 중국에서 흔히 보는 관운장이나 포대화상이 아니다.
그러나 순간 관운장을 대하는 강인함을 느끼다.
마침 지나가는 식당 관계자분께 여쭤보니 징기스칸이라고 한다.
곧이어 우리네 삶을 돌아본다. 지금 설령 삶이 그때만 못하더라도 이들은 징기스칸을 존경하고 신성시하는데, 우리는 광개토대왕이나 이순신을 이만큼 신성시하던가? 아니, 존경이라도 하던가?
우리 조식 테이블은 1층 안쪽 내실에 마련되어 있었다. 도너츠같은 튀긴 빵, 고기만두와 부추와 계란을 볶아 속을 만든 만두, 몽골식 우유차 등이 차려진 간단한 조식이다.
몽골 사람도 중국 사람도 아침은 잘 안 먹거나 간단한 빵 종류로만 해서 메뉴를 많이 준비하진 못했다고 한다. 그래도 다른 식당 가는 것보다는 여기가 나은 거라고 한다.
진짜 손님 보낼 때는 뭘 줄지... 한국 사람들은 아침도 많이 먹는데... 특히 연세 있는 분들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시는지라 7시 조식도 배고파서 난리신데...;;;
야채류는 피클 종류만 간단히 한 접시 나온다. 어제 저녁의 그 많은 야채들은 만찬이라 특별히 준비되었던 것들인가 보다.
만두가 맛있어 두 개를 먹고 나니 목이 마른데, 물을 안 준다... 중국에서는 흔하게 리필되던 차를 안 준다... 여기서 무한리필해주는 차는 밀크티이다. 밀크티 하면 보통 홍차에 우유 넣은 차를 뜻하나, 몽골 지역에서의 밀크티는 말 그대로 우유로만 만든 차^^
배도 부르고 해서 밖으로 나온다.
한참이 지나자 다른 일행들이 나오고 차에 올라 원상도로 향한다. 이곳에서는 그냥 상도shangdu라고만 한다. 외부인이 원나라의 상도라 하여 원상도라고 부르는 것이란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인 이곳은 원나라의 쿠빌라이 칸(원 세조)에 의해 축성되었으며, 원의 마지막 황제가 북경을 버리고 다시 초원으로 돌아가는 곳, 그곳이 이곳 원상도이기도 하다. 명 대는 달리 중요하게 언급되지 않으나 청 대로 넘어오면 다시 주목받는다. 청 왕조의 기본은 8기이다. 그 중 하나가 정란기로 현재도 그 지명을 그대로 사용한다.
요기서 내몽고와 정란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안내를 하자면 다음과 같다.
내몽골 자치구(몽골어: Oburmonggul.svg, Öbür Mongghul-un Öbertegen Jasaqu Orun, 중국어 간체: 内蒙古自治区, 정체: 內蒙古自治區, 병음: Nèi Měnggǔ Zìzhìqū 네이멍구 쯔즈취)는 중국의 북부, 몽골과 접경을 이루는 지역이다. 몽골어로 "외뷔르 몽골"이라고 하는데, "외뷔르"는 몽골어로 "남쪽, 안쪽, 앞쪽"을 뜻한다. 한국말로는 "내몽골" 또는 "남몽골"이라는 뜻을 갖게 된다.
중국에서 3번째로 큰 행정구역으로 총 면적 1,183,000km2로 중국 전체 영토의 12%를 차지한다.
농경 민족이었던 한족과 흉노, 선비, 거란, 여진, 몽골 등의 유목민족이 번갈아가며 지배해온 이 내몽고 지역은 명에 의해 건설된 만리장성과 내몽고 자치구 남부의 경계선은 거의 일치한다고 한다.
현재는 한족이 약 80%, 몽골족이 약 17%, 3% 정도는 그외 민족으로 이루어져 있다.
12개의 지급 행정구역(9개 지급시, 3개의 맹), 101개의 현급 행정구역(21개의 시할구, 11개 현급시, 17개의 현, 41개의 기, 3개의 자치기)으로 구성된 내몽골 자치구의 중요 산업은 석탄이며, 그 외에 에너지, 화학, 야금, 장비 제조, 농축산물 가공, 첨단산업을 중점 육성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지금 있는 정란기는 내몽고 12개 지급 행정 구역 중 하나인 시린궈러 맹(Sili-yin gool ayimag, Шилийн Гол аймаг시린골 맹, 중국어: 锡林郭勒盟, 병음: Xīlínguōlè Méng)에 속한 곳 중 하나이며, 인구는 약 8만 명 정도이다.
원상도는
원(元) 세조(世祖), 쿠빌라이(忽必烈: 1215 ~ 1294)에 의해 1256년에 건설되었고, 개평(開平: 지금의 내몽고 정란기<正藍旗> 서볘수무<石別蘇木>)이라 하였다.
쿠빌라이와 원상도와 관련된 내용을 더 찾아보면
- 1260년 3월 쿠빌라이는 개평(開平)에서 스스로 황위를 계승, 설선칸(薛禪汗)이라 칭한 후 연호를 '중통(中統)'이라 하였다.
- 1267년 쿠빌라이는 대도성(大都城: 지금의 북경시)을 건설한 후 대도로 천도하였다. 1271년 국호를 원(元)으로 고쳤으며, 1279년 남송을 멸망시키고 전중국을 통일하였다.
정도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홈페이지 자료대로라면 이곳은 폐허 위에 자란 잡초 뿐이다. 진짜 그럴지 궁금해지고, 사진 상으로는 전혀 흥미를 끌지 못하는 이 곳이 실제는 어떤 느낌일지 감이 전혀 없다. 그런 연유로 현장을 봐야 하는 경우는 의외로 많다. 인터넷이 아무리 발달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더 많고, 난 그래서 내가 아날로그임에 주저함이 없다.
- 유적지 입구 상점에서 판매하는 몽골 전통 모자. 판매용인지 사실 좀 의심스럽다...
입구에는 커다란 조형물이 있다.
내몽고 현지 여행사 사장님께서 직접 안내를 해주시는데, 이 조형물 앞에서 한참을 설명하신다.
가운데 있는 사람이 쿠빌라이칸이며, 왼쪽 윗부분의 5사람은 쿠빌라이 이후 5황제, 오른쪽 아래 6분은 쿠빌라이가 중용한 한족, 이란인 천문학자, 그리고 모두가 다 알 거라 자신있게 말씀하시는 마르코폴로.
여기 사장님의 말씀에 의하면, 마르코폴로가 11년 간 머물러 중국 성급 행정구역을 다스리는 것만큼의 지위가 있는 직책을 받으며 머물렀던 곳은 이곳 원상도라 한다.
조금 갸우뚱...
인터넷에서 미리 찾아본 자료로는 쿠빌라이는 이곳에 오래 있지 않고 북경으로 천도했다는뎅...;;;
여기도 파란색 천들이 묶여 있다.
초록색 초원에 새파란 천들...
조형물에서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칼의 모양이다. 초승달처럼 생겼다. 우리네 칼이 곧은 직선인 것과는 많이 다르다. 기마의 특성 때문일 것이라고 어느 분께서 말씀해주신다.
여기도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산인지라 일정 거리 이내엔 공해 시설이 들어올 수 없다. 전기차로 원상도 성곽의 입구까지 이동한다.
이동하는 중간에는 초원 특유의 환경에서 자생하는 많은 동식물이 있고, 이 역시 보호 대상이라고 한다. 내려서 둘러보면 좋겠는데, 우리 팀은 참~~~ 걷는 거 싫어한다. 나보다도 더 걷는 것 싫어하는 분들도 참으로 오랫만이다. 난 그래도 일 관계된 도보는 즐기는 편인뎅...;;;
우리네 식물들과 비슷도 한데 전체적으로 좀! 작다!
가장 중요한 내몽고인데, 우중충함의 극치를 보여 주신다.
비는 안 오겠지?
이러다 해가 좀 나면 좋겠는데...
찍어도 별로 쓸만하진 않겠다 싶으면서도, 뭐라도 찍어가야지, 자료를 만들기 위해 왔는데 아무 것도 못 가져 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내 부족한 실력을 탓할 수 밖에... ㅠㅠ
http://whc.unesco.org/pg.cfm?cid=31&l=en&id_site=1389&gallery=1&&index=13에 올라 있는 내용과 그닥 다르진 않았다.
단지,
남들은 모르겠고, 설렁설렁 바쁜 일을 마다하고 걷는 여유로움을 즐기는 난 아주~~~ 좋당 ^^
방치된 자연이 아름답다. 그대로 놓아 두는 것들에서 느끼게 되는 편안함을 알아가는 나이일까? 그냥 지난 10년의 휘몰아침에 지친 마음이 스스로 찾아내는 치료인 샘인가? 이곳은 이대로 방치하고 바로 옆에 복원 테마공원을 만들었으면... 개발이라는 이름의 잣대로, 또는 발굴이라는 이름으로 이곳을 건들지는 말았으면 좋겠는데...
돌아 나오는 길에 익숙한 새울음이 들린다.
"뻐꾹, 뻐꾹!"
새 한 마리가 날아간다.
처음 보는 뻐꾸기에 신이 나서, "뻐꾸기 있어요!"
근데, 여태 나만 못 들은 건가, 갑자기 여기저기서 뻐꾸기 소리가 들린다.
'뻐꾸기 관련된 동요가 있었는데...'
떠오르진 않는다... 줴~~~엔 장!
이곳, 원상도는 아직은 세상에 알려지기 싫은 건가? 끝내 맑은 하늘을 보여주진 않는다...
오늘 하루를 어쩐다...
설렁설렁 걷다 보니 어느 새 오전이 다 지나간다.
이제 점심 먹으러 Go Go!
오늘 아침에 잡은 신선한 양이라고 현지 사장님께서 자랑하셨었다. (나중에 알았는데 양이 흔하다고 싼 건 아니었다...;;;)
게르(몽고 대영)로 이동하여 점심 얌얌. 꼬치는 없었당 ^.-
자리에 앉자마자 또! 밀크티다...;;;
뒤 이어 내장을 손질해 만든 냉채류 2가지, 아침에도 나왔던 튀긴 빵(도너츠 같은?), 몽골식 쌈장 등이 나온다.
수육과 순대(우리것과 모양은 같은데 내용물이 다른?)가 가장 마지막에 나온다. (주연은 항상 늦게 등장하여 자리를 빛내는 거징 ^^ )
수육 한 덩이만으로도 속이 더부륵하다. 한 덩이가 좀 크긴 하당 ;;;
홀로 밖으로 나와 아까 봐 둔 양떼들에게로 간다. 아직 제대로 된 양 사진을 아직 못 찍어서 이다. 가까이 가 보니 철조망이 쳐져 있다. 울타리를 만들어 양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양들이 날 피한다. 사람과 같이 사는데도 ...
주변을 한 바퀴 돌며 소화를 시킨다. 그냥 있다가는 어제처럼 가스 가득한, 안절부절 상태가 되고 말 거 같다.
여기 저기 지나치게 작아서 처량한 야생화들이 피어 있다.
이들에겐 이제 막 봄이 시작된 건가? (우린 이미 여름이라...;;;)
이런 꽃들은 양이나 다른 가축들이 먹지 않는가 보다.
저 안 식당에서는 또 마시자 부르자, 음주가무가 진행 중이다. 이게 이들 몽골인의 손님 대하는 매너라는데, 부담스러운 매너다. 「술 권하는 사회」를 떠올리게 하는 이들의 술권하는 매너가 특히나 나처럼 술 못 마시는 사람에게는 어려운 예절이다. 원 샷을 외치는 이들은 이따 저녁 먹을 때도 이러리라...
오늘은 바커르(?)라는 우리식의 전통문화전수자 또는 인간문화재에 해당하는 유명한 가수가 오셔서 몽골민요를 불러 주신다^^
한국에도 음반이 수입, 판매되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분이란다.
부언으로 몽골에서는 이런 분들을 지원하고, 외지로 못 나가게 하기 위해 후학 양성에 필요한 비용 까지 일체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한다. 부러운 게 하나 더 늘었다.
복장이 노래와 좀 안 맞는다 여기는 건 내 편견일려나...;;;
그리고 이어지는 몽골 전통춤, 그런데 난 자꾸 시계만 보게 된다. 오후 일정은 사막을 가기로 했었고, 말도 타고 해야 했으니까...
그나저나 몽골분들은 식사 시간에 물을 안 마시나보다... 진짜 밀크티만 자꾸 준당 ㅠㅠ 목말랑 ㅠㅠ (아무리 물이 귀해도 그렇징...ㅠㅠ)
너도 게스트 나도 게스트... 다덜 게스트인데, 그 중 비중있는 게스트님들은 그만 이동하자는 말을 호스트에게 못 한다. 뭔가 너무 상대를 잘 안다는 것은 불리할 때가 있는데 이번이 그런 경우인가 보다. 안 되겠어서 내가 나선다... 조용히 잘 놀다 갈라켔는데... 날 샜당 ㅠㅠ
"해가 떠 있는 동안 우린 봐야합니다!"
하북성 여행사 사장님께 강하게 말씀드린다. 5분~10분 안에 정리 하신단다.
한국이나 여기나 술 취하면 말 많아지고 엉덩이 무거워지는 건 마찬가진가 보다.
흥을 깨야 해서 죄송하지만, 하나라도 더 보고 가야 하니까... 그래도 좀 미안하네...
게르 내부를 보러 간다. 아직 시즌이 아니라서 내부는 텅 비어 있다. 6월 말 시즌 직전에 모든 준비를 마무리할 거란다. 가능할까 싶은 의구심이 더 크지만, 늘 그렇게 살았던 그들이 더 정확하겠지...
날씨는 우중충하고, 그냥 야생화 Day~~~! ㅠㅠ
드뎌 출발!
그런데 아무도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일정엔 상도호, 사막 두 개가 더 있다.
말 타러 가나? 쌍봉 낙타도 타 보고 싶은데...
낙타 타고 싶다니까, '메르스 괜찮겠냐?' 하는 분들이 더 많다.
"메르스는 중동이고 그쪽 낙타는 one 봉, 여긴 two봉이며 그들은 교류가 없어용".
그나저나 날씨가 심싱찮다.
사진 이쁘게 나올라면 시퍼런 하늘이 필요한뎅... 그래도 뭔가를 찍긴 해야 겠고... ㅠㅠ 하루 종일 하늘을 원망하며... ㅠㅠ
한참을 졸았는데 아직도 달리고 있고, 여전히 차는 덜컹거린다.
옆 좌석 사장님께서 당신 앉은 쪽 창문을 보라 하신다.
"(쌍봉) 낙타다!"
초원 지대라 사막이 해봐야 얼마나 대단하겠나 싶고, 진짜 사막이랄 게 있긴 한가 의구심이 들었었더랬기에 낙타가 반갑다.
ㅋㅋㅋ 커다란 호수 옆 초원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쌍봉 낙타 ^^.
현재 개체수가 급속도록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 국제적인 보호 동물이기도 한 쌍봉 낙타다.
인도 라닥의 누브라 계곡에서 처음 보고 지금이 두 번째니 5년 만이다. (돈황에서 탔었나? 11년이 지나니 가물가물한데 얼마 전 돈황가서 낙타 타신 분을 보니, 그때 나도 쌍봉 탔지... 싶기도 하고...)
차림새(?)를 보아 하니, 관광객을 상대하는 낙타는 아닌가 보다.
그리 잠이 깨어 계속 창밖 풍경에 빠져 있는데, 풀밭을 달리는 오토바이들이 어쩌다 한 번씩 보인다. 어라? 이젠 양이나 소를 몰 때 말을 안 타나보다. 오토바이를 타네! 어지간한 동력과 바퀴 상태면 힘들텐데... 오~~~!
여기 저기 많은 양떼들과 소떼들이, 그리고 게르가 보인다.
이제사 초원엘 온 거 같은 건, 뭔가 부족하다 느끼던 초원의 요소, 게르Ger가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한참을 더 달려 어딘가엘 세워준다. 게르가 몇 채 있다. 여기서 말 타는 건가? 민가체험이다. 거한 간식과 밀크티를 주신당... 에 ... 또 밀크티 ^^
아구... 이제는 내 숨결에서 밀크티 냄새가 난다.
집에 가면 애들이 노린내 난다 하는 건 아닌가 몰겄당...
이분들은 차를 사발에 준당...;;;
어느 정도 마시고 나면 리필도 전자동으로 하신당;;;
홍차 녹차도 우유 넣고는 사발로 마시기 버거운뎅...
사람 심리는 다 같아서 이들도 이들의 것을 잘 먹고 잘 이해하고 잘 따라 주면 좋아서 그러는 거겠지만, 물어보고 부어주심 좋겠다는...
뭐, 서로 말이 안 통하긴 한다는...;;;
여기선 밀크티를 즐기는 방법 한 가지를 알려 준다. 볶은 곡식(좁쌀 같기도 하고...;;;)을 밀크티에 넣어 먹는다.
밀크티의 느끼함을 이 곡식의 고소함이 눌러줘서 훨씬 마시기 수월해진다^^, 음... 강추!!!
게르 주변엔 정말 쩡말 쪼맨한 사구들이 둘러쳐져 있는데, 일행들 차 마시는 동안 살짝 다녀올래도 울타리가 쳐져 있어 갈 수가 없다. (이 동네에서 울타리를 보는 경우 : 사람 사는 공간에 가축 못 들어 오게 하기. 심어놓은 농작물에 가축 못 들어 오게 하기. 말 묶어 놓는 곳... 등... 여기도 사람이 동물을 피하지, 동물을 가두진 않는다... 도시화된, 혹은 좁은 땅에 사는 우리완 많이 다른 모습이다.)
게르 바로 옆에는 작은 풍차가 열심히 돌아간다. 그러고 보니 이 길을 오다 보니 전봇대를 못 봤다. 늘 이동하는 유목민의 특성 상 고안된 것인지, 아직도 여전히 풀을 찾아 이동하며 사는 이들인 것인지 묻지는 못했으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그들이 이 삶에 불만이 없기를 바래본다. 현대 문명이라는 것이 유혹의 힘이 강하여 한 번 맛들이면 떠나기가 쉽지 않음에 아예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음을... 아직도 냉장고조차 없이 살던 바라나시 강변의 옥탑방을 그리워하나 떠나지 못하는 내 미련의 투사일지도...소유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버리지 못하는 아이러니, 그것이 인간의 본성일 수도, 또한 그것이 스스로를 고독하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근원일 수도...
기념 사진을 찍고, 아쉽지만 돌아선다. 일행들은 다시 차를 타고 이번엔 진짜 말을 타려 이동한다. 왔던 길을 다시 간다. 덜커덩 덜커덩.. 아무래도 오픈 짚으로 사파리를 할 곳을 도요타 대형 밴으로 온 듯하다. (바닥 여러 번 긁힘.. 나 맨 뒷자리 박혀 있어 잘 들림 ...;;;)
여기 록스타같은 짚으로 초원 위를 바로 달리면 그 맛 참 좋겠다 싶다 ^^
ㅋㅋ 역쉬 요고 내 취향 ^^
온 길을 다시 돌아 상도 근처로 돌아왔다.
승마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 아직 많지도 시스템화되어 있지도 않은가보다.
비가 오고 있다.
우씨...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들 중 하게 되는 게 없다!
내일 아침 날씨가 좋으면 그때 다시 도전하기로 하고, 정란기 시내의, 어제 잤던 그! 호텔로 복귀한다.
(제대로 된 말 사진 못 찍었는뎅... 제주도 갔을 때 껄 쓸 수도 없궁...ㅠㅠ)
잠시 쉬고 같은 이름의 다른 호텔 한 곳 보고 저녁 먹으러 간다. (소유주가 같은 사람으로 원점, 분점 개념의 호텔이다.)
초원 체험 투어를 상상하고 내몽고에 온 나는 지금 식도락 투어 중이다.
이들은 펑요우(친구)를 위해, 꽌시(=관계)를 만들기 위한 접대를 목적으로 이분들을 초대한 거란다 ㅠㅠ
이번에 못 본 건 6월 20일 이후에 다시 오란다.
헐~~~
오늘 저녁은 훠궈다.
우리는 보통 샤브샤브라 하고, 훠궈를 몽골식 샤브샤브라 한다.
하지만 정확한 표현은 샤브샤브을 'XX식 훠궈'라 부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샤브샤브의 시초가 몽고라고 얘기한 것이 맞다면... ^^
정란기에서 먹는 훠궈는 예전에 북경에서 먹었던 거나, 서울의 홍대 인근에서 가끔 먹었던 것과 많이 다르다.
오호!
옆 자리 사장님과 우리 기사님께서 먹는 법을 알려주신다.
양념장 만들 재료들이 먼저 나온다.
내가 좋아하는 고수(여기선 샹~차이)도 있다. 중국에서도 고수를 이리 많이 쓰던가? 이번 여행에서 새삼스러워 하는 부분 중 하나다. 오랫만에 와서 모든 것이 새삼스럽기도 하고, 중국 땅이 넓어 예전에 다녔던 지역과는 다른 점들이 많기도 하고, 또 망각의 세월이 길기도 하여서...
일단 땅콩 소스를 개인 그릇에 덜고,
취향대로 이것 저것 넣어 잘 저으면 훠궈 즐길 준비 끝~~~
난, 샹~차이 이빠이 넣어서, 약간 맵게^^ (요즘 매운 게 너무너무 땡긴다...;;;)
사람들의 소스 만들기가 끝나자 익힐 재료들이 하나하나 나온다.
표고버섯, 팽이 버섯, 두부, 국수, 고구마...
하얀 면같은 게 있는데 감자 전분과 고구마 전분을 섞어 만든 거란다.
우리식으로 하자면 당면 같은 건데, 요긴 감자로만 만든 것, 고구마로만 만든 것, 그 둘을 섞은 것, 면이 얇은 것과 두꺼운 것 등 종류가 너무 많다.
상추도 샤브샤브에 넣어 익혀먹으라고 나온다.
고기는 붉은 색이 상대적으로 진한 쇠고기와 상대적으로 살짝 연한 양고기, 두 종류가 나왔다. 붉은 색의 차이 외엔 거의 유사해서 따로 따로 두면 구분 못 할 거 같다.
좀 먹다 보니 체망을 하나씩 나눠 준다.
매운 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넣으면 된다기에 넣었는데, 오우~~~, 맵다.
눈물나게 매워서 못 먹을 정도는 아니고, 스트레스 풀기 좋은 매움이다.
맛 있어서 식당 간판 사진을 찍긴 했는데,
에~~~
또~~~,
한문이라 이름 소개 Pass~~~.
저녁 식사 자리에도 정란기 상무국 국장님 이하 동네 귀빈과 유지분들 또! 또! 오셔서
또! 또! 술 권하는 한 편의 음주편을 찍고,
장소 문제로 못한 가무 보충을 위해 나이트클럽으로 이동한다.
에~~~
또~~~...
춤 안 췄다!
클럽에서 중간 중간 부르스 타임에 손님들이 노래도 하는 그런 곳으로 우리 일행 외엔 전부 젊은 현지분들이라~~~
그나저나 하북성 여행사 사장님의 어머님께서 동행 중이신데, 이분께서 오늘 나를 아시아계 러시아인처럼 생겼다고 하셨단다...
역쉬...;;;
사람 별로 없는 곳들로만 다녀서, 또는 이미 내가 한국인인걸 다 아는 사람들하고만 다니는지라, 이번엔 "로컬놀이"는 없을 줄 알았다.
난 한국에서 한국 사람 취급 못 받는 한국 사람일지니...ㅠㅠ
아까 깜빡하고 못 올린, 내 양고기 뜯는 광경^^
몽골 옷을 입혀놨어야 하는데...
"로컬 놀이" 한 판 못 한 아쉬움...;;;
오늘 하루는 이리 끄~~~읕 @@
* 주의사항 : 여태까지 소개한 음식들은 일반적인 단체 관광에서 제공되는 식사가 아니므로, 여행 가셔서 똑같은 메뉴가 나올 거라 생각하시는 것은 금물입니당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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