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중앙시장에는 도깨비시장이 있다 .그 곁에는 반 세기가 훨씬 넘는
미림극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빛 바랜 입구에는 집채 보다 큰
포스타 대신 볼품 없는 작은 간판이 걸려 있다.
손잡고 온 젊은이들. 시끌벅적
학생단체는 보이질 않는다
모자 눌러 쓰고 털 머플러
칭칭감은 할머니. 핸드카 끌고 시장 왔던 할머니.
뿌연 돋보기 알 검정 안경테만
두리번 거린다
지팡이가 뚜벅뚜벅 걷는다
의자도 스크린도 빛바랜 추억 뿐
고향을 그리워 하는 이들.
과거로 돌아 가고 싶은 이들이
지키고 있다
자판기 커피향이 돌아 다니고있다
낯익은 흑백 사진속에서
쏘피아로렌. 안소니킨이 허공에 쏘아
대는 담배연기가 윙크를 한다
유성기 판은 벽에 붙어 유행가를 쉴새 없이 쏟아 낸다.
겨울방학 때 전과책 값 타가지고온다
엄마옷 걸치고 보재기
접어 쓰고 매표소 앞에 생활지도
피해 얼쩡거리던 때가 언제였나?
빨간마후라 하늘에 사나이가
손을 흔든다
젊고 멋진 신영균이 아는척
손을 흔들어 댄다
못잊어 할머니 되여
이층 커피숖에 앉았다
구수한 냄새 구수한 전설
동네방네 떠돌아 종이컵에 모여든다
이집저집 문을 열고 수다를 떤다
낙찰계 수십개하여 거부가 된
계주 아줌마 아엠에푸 터져
빛잔치 하고 서울로 떠난 이야기.
엄마쫒아 설빔 사고
운동화 양손에 들고
시외버스가 털털 거린다
비단이장사 왕서방도 나이들어
별 볼일 없고
곱게 차려입은 포목상 아줌마도
시들은 꽃잎 되여
꿈속을 혜메이며 졸고 있다.
이등병 휴가 나오 던 날
찢어 진 무릅 기워입고
뜯어진 명찰 새겨 달고
터럭 거리던 군화 바꿔 신고
귀대하던 애환의 도깨비 시장.
럭키비누.초코렏 쥬잉껌 팔던
양키시장 아줌마도
김빠진 맥주 처럼 멍하니
누굴 기다릴까?
김승호.신영균을 만나러 왔다
조미령 엄앵란 황해 김희갑을 만났다
젊음을 만나고 감격의 눈물도 흘렸다
잔잔한 세월 뒤안길에 전설만
구석구석 박혀 그리움 남는 곳
추억이 숨 쉬는 곳을 찾았다
지금도
그 자리에는
그 시절 미림극장이 살아 있다.
카페 게시글
어르신기자단☺
추억의 미림극장
나야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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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3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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