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파리랍차(6017m) 등반에 나섰던 산악인 황기룡(41)씨가 등정 후 하산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로 12월 17일 사망했다. 황씨와 함께 유학재, 신동석씨 등 한국산악회 소속 3명과 안병훈(고인돌산악회)씨 등은 한달 여 간의 일정으로 파리랍차와 다와피크(5920m) 등 쿰부 히말라야 고쿄 지역의 산들을 오르기 위해 지난 12월 3일 출국했다.
12월 19일 현재 현지에서 전해온 소식에 따르면 유학재, 신동석, 황기룡씨 등 3명은 파리랍차 북벽 신루트를 알파인 스타일로 등반해 12월 16일 오후 2시30분경(현지시각) 등정에 성공했다. 이후 하산을 하던 중 황씨가 몸 컨디션을 이유로 쉬었다 갈 것을 요구해 일행은 정상 300m 아래 지점에서 비박을 했으나, 다음날 오전 하산을 계속하는 과정에서 황기룡씨가 급작스레 의식을 잃고 사망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눈사태나 낙석 등 사고는 없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3명은 고소경험이 풍부해 별다른 고소증세도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현재 황씨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카트만두에서 셰르파들이 현장으로 출발한 상태며, 유학재씨는 베이스캠프에서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수습 후 시신은 헬기를 이용해 카트만두로 운구할 계획이다. 한편 하산 중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 신동석씨는 20일 카트만두로 내려와 이날 자정께 먼저 귀국할 예정이며, 같은 날 한국에서는 황기룡씨의 동생이 현지로 출국했다. 한국산악회는 19일 임원 회의를 거쳐 장례식을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했으며, 장례 일정이 잡히는 대로 의정부 한국산악회 회관에도 분향소를 마련하기로 했다.
파리랍차는 2002년 새로 개방된 봉우리 중 하나로, 네팔등산협회(NMA)에서 관리하는 트레킹피크 A그룹에 속해있다. 2003년 봄 서면으로 초등정됐으며, 그해 가을 프랑스 세바스찬 콘스탕 등 2명이 3일간 알파인 스타일로 북벽을 초등반했다.
황기룡씨는 1986년 대구 정동고 산악부로 산에 입문해 1993년 한국산악회 대구지부 회원과 산악기술위원이 되었으며, 1994년 동계 안나푸르나 등반, 1995, 1998, 2010년 유럽 알프스 등반, 1996년 매킨리 남벽 휴스턴-스코트 루트 등정, 1997년 가셔브룸4봉 서벽 등반, 2000년 K2 등정 등을 했다. 이영준 기자
첫댓글 안타깝습니다.......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오늘 사고소식을 접했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