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Letter_ 하나님을 닮는다는 것
강 영은
때로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애를 쓸 때가 있습니다.
때로 하나님의 눈을 이해하려고 애를 써봅니다.
그러다가 그것이 너무 불가능해서 그만 눈을 감습니다.
몇 천년의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마음을
억겁의 세월이 지나도 치우치지 않는 하나님의 눈을
몇십 년을 살면서 이해하려다 그만 포기해 버립니다.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늘 치우치지 않는 눈으로
우리를 보시고 받아들이시는 하나님…
어떤 목사님이 이탈리아의 한 공동체를 방문했답니다. 그곳은 4백 명이 함께 공동생활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서로를 대하는 모습이 매일, 그리고 아침이나 저녁이나 너무 따뜻하고 변함이 없었습니다. 공동생활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던 목사님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답니다.
“어떻게 그런 신선한 사랑을 매일 나눌 수 있습니까? 그렇게 한결같이…”
그들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희는 매일 아침 이런 기도를 드립니다. 주님! 오늘 내가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내가 처음 만나는 사람인 것처럼 대하게 하소서!”
우리는 아내와 남편, 가족 그리고 이웃의 형제들을 대할 때 이미 그들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대합니다.
아니 그들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에 대한 계산은 이미 끝났습니다.
우리는 종종 사람들 이름 밑에 평가표를 달아 놓습니다.
‘까다로운 사람’, ‘말이 많은 사람’, ‘교만한 사람’…
기억의 토대 위에 붙여진 그 딱지 표는 두고두고
시간이 흘러도 그 사람 이름 밑에 여전히 붙어있습니다.
머릿속에 계산도 변하지 않은 채…
과거의 기억도 선입견의 덧칠도 없이
그냥 처음 만나는 사람처럼 늘 대해주시는 분이 생각납니다.
수없는 잘못에도 딱지표 한번 붙이지 않으시는 하나님이…
잘못을 회개할 때마다
하나님의 기억 속에 우리는 전혀 죄짓지 않은 사람이 되고,
죄를 용서받을 때마다
하나님의 눈에 우리는 전혀 과거 없는 사람으로 비칩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을 보듯 기대만 가득 찬 하나님의 눈,
수많은 허물에도 그분의 눈에 우리는 늘 처음 만나는 사람.
마치 기억 상실증에라도 걸리신 듯
너무도 말끔히 우리의 과거를 잊어주시는 하나님!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어 하늘을 쳐다봅니다.
하나님의 눈을 가지고 싶어 말씀을 폅니다.
그 신비가 혹시 이해되려나 기도를 합니다.
오래 알았어도 처음 만나는 사람처럼 대할 수 있는 사람,
선입견의 딱지 표를 붙이지 않는 순수한 눈을 가진 사람,
신선한 사랑이 가슴에서 늘 새롭게 흘러넘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어야,
그제서야
겨우 하나님을 닮기 시작하는 것이겠지요?
그것이 하나님을 닮는다는 것이겠지요?
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