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부패 의혹이 불거진 국방장관을 교체하고 러시아군의 ‘2월 대공세’와 관련한 첩보를 입수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특히 대공세에 대비해 러시아군의 공격 목표와 시기를 추정하고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경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해 4월 4일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 지역을 방문해 전황을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Copyright@국민일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올렉시 레즈니코프 국방장관을 경질하기로 했으며, 그 자리에 30대의 키릴로 부다노우 군사정보국장을 임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측근인 데이비드 아라카미아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알리고 텔레그램에 “전쟁은 인사정책의 변화를 좌우한다”며 “전시에는 정치인이 아닌 국방이나 안보에 해박한 사람이 국방부 같은 군 기관을 이끌어야 한다”고 썼다.
새로운 국방장관으로 임명될 키릴로 부다노우 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이 지난해 9월 22일 키이우에서 열린 한 기자회견에 참여해 있다. AFP연합뉴스© Copyright@국민일보 현재 레즈니코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국방부 수장으로서 군 식자재 계약에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지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시 수장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다만 레즈니코프 장관은 의혹에 대해 “떳떳하다”며 “결정은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결정이 서방의 무기 지원 등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비리 문제를 철저하게 단속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봤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Copyright@국민일보 레즈니코프 장관은 러시아군이 이번 달 안에 러시아가 동부 돈바스 북부 바흐무트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개전 1주년을 맞아 대공습이 펼쳐질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로이터는 레즈니코프 장관이 “우크라이나 침공이 1년이 된다는 상징적인 이유로 대공세를 펼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들은 상징성을 좋아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공격할 것으로 예상하는 곳은 우크라이나 영토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동부 돈바스 혹은 크림반도가 있는 남부 지역이다. 또 이번 공격 시기는 서방의 전차와 미사일 등 무기가 인도되기 전 일 것으로 예상된다. 레즈니코프 장관은 “서방이 새로 지원을 약속한 무기가 제때 도착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자원과 비축분을 갖춰놔 러시아군의 공세를 막아낼 여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또 그는 러시아의 공격이 군사적 관점에서 논리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이 재정비되지 않은 시점에 공격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러시아가 공격 개시를 위한 매우 확실한 첩보를 입수했다”며 “열흘 안에 공격이 올 수 있다”고 밝혔다. 안드리 체르냐크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 대변인은 지난 1일 우크라이나 현지 포스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3월까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를 모두 점령하라고 자신의 군대에 명령했다”고 밝혔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