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 사는 마틴은 아침 식사를 위해 개의 입을 묶고 맨손으로 목을
조르고 막대기로 눌러 죽였다. 그런 후에 내장을 씻고 코코넛 껍질에 담가
둔 피를 바른 후, 흙으로 만든 그릇에 넣어 구웠다. 아침 식사 준비가 끝
났다.
캐나다 북서부 쪽의 겨울은 길다. 칼로빌 호수 근처에서 데이빗의 아버지
는 8개월에 걸친 겨울 식량을 위해 순록, 흰송어, 창꼬치, 큰사슴, 밍크,
여우, 비버, 족제비, 신선한 생선을 쫓아 룰라라는 개를 데리고 사냥에 나
섰다. 데이빗 집안은 룰라를 끔찍이 아껴 가족의 한 구성원이나 다름없다.
두 집안의 상반된 모습.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마틴 네는 동물
학대가이고 데이빗 네는 동물 애호가이기 때문인가?
천만에. 여기서 우리는 문화의 차이, 음식 문화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
해답을 알게 될 것이다. 간략히 말해 폴리네시아---태평양 남부의 군도: 하
와이, 사모아, 라언, 쿨, 뉴질랜드 등을 포함한 제도---에서 개는 살아서보
다 죽어서 더 많은 봉사를 하는 동물이고 북미에서는 죽어서보다 살아서 더
많은 봉사를 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폴리네시아에는 사냥을 할 동물이 없
다. 넓은 광야가 없고 또 그들에게는 다른 초식 가축이 없다. 돼지와 닭이
있으나 그들의 섬은 인구 밀도가 높아 돼지를 놓아 기를 수 있는 숲도 부족
했고, 닭도 먹이인 벌레나 곡식 낟알이 없었으므로 개보다 매우 희귀했다.
그러나 그들은 개를 매우 사랑하여 항상 품에 안고 키운다. 하지만 식탁에
올릴 때는 주저하지 않는다. 중요한 식량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북미인들에게 개는 사냥을 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불가결
한 동물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야생 동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개를 먹을
필요가 없다. 이들은 개를 먹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며 쓸모없게 된 개를
죽이는 일도 너무 어려워해, 사람을 고용하기도 하지만 이도 쉽지 않다. 어
떤 이들은 경찰들이 떠돌이 개라고 생각해 죽이기를 바래서 그냥 내놓는다.
개를 끔찍이도 사랑하는 유럽 인과 미국인, 개고기 하면 물불을 가리지 않
는 한국인. 이를 야만인과 문화인, 동물 애호가와 동물 학대가의 차이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을까?
그리하여 개 중에서도 특히 똥개가, 그것도 몽둥이로 천천히 두들겨 패서
잡은 똥개가 특히 맛나다는 사실은 이미 한국인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는
미식 방법론의 하나인 것이다.
---"개는 애완 동물인가 식량인가"의 전문을 인용하고 맨 마지막 문장만 필
자가 첨언하다. (월간 『명사설, 명칼럼』 1995년 2월호 중에서.)
9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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