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소문난 주일학교 탐방기-화성 주다산교회 초등부
어린 제자의 ‘거룩한 습관’ 키워간다
교사기도회가 시작되는 8시 반, 예배당 3층. 선생님들 곁에는 찬양율동을 준비하기 위해 일찌감치 예배당에 나온 아이들도 함께 앉아있다.
“오늘 초등부 예배가 은혜 중에 바쳐지기를 기도합니다. 선생님들에게 지혜를 더하시고, 새로 나온 친구들에게도 하늘의 복을 내려주세요.”
화성 주다산교회(권순웅 목사) 초등부의 자랑 중 하나는 찬양율동팀이다. 전국대회 입상경력을 보유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는 이 팀의 멤버들은 부지런하고 활기차다. 예배시작 전 10여분의 시간은 바로 이 아이들의 찬양인도로 꾸며진다. 아침부터 힘이 솟는다.
초등학교 고학년인 5~6학년들로 편성된 초등부는 좋은 기초 위에 뿌리를 내리고, 사방으로 가지를 뻗으며 잘 자라는 나무를 연상케 한다. 예배시간 대표기도며, 헌금 순서를 맡아 스스로 능숙하게 진행하는 모습에서부터 신앙적으로 잘 양육 받아온 아이들이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예배순서를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의 영적 훈련을 위해 고안한 장치들을 곳곳에서 발견한다. 말씀을 듣기 전 반복하는 십계명 암송은 그 장치들 중 하나이다. 첫 계명부터 열 번째 계명까지 줄줄 잘도 외우는 아이들의 낭랑한 음성도 듣기 좋지만, 십계명 암송은 단순히 머릿속에 암기지식 하나 더 채워 넣기 위해서만 벌이는 작업이 아니다.
암송을 전후로는 십계명의 의미가 실제 삶에서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메시지와 십계명의 결론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메시지가 꼭 전파된다. 이 시간을 통해서 아이들은 자신의 생활을 통해 어떻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릴까를 고민하는 기회를 갖는다.
설교 막바지에 펼쳐지는 ‘쑥쑥 말씀정리’는 아이들의 예배 집중도를 한껏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초등부를 담당하는 지경순 전도사의 요점분명하고, 또박또박한 설교스타일도 아이들이 말씀에 귀 기울이도록 하는데 큰 효과를 나타내지만, 그 날의 메시지를 퀴즈로 재구성해보는 시간 덕택에 아이들은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 설교 내내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반짝인다.
오늘의 설교 본문은 열왕기상 18장, 엘리야가 갈멜산에서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 850명과 대결하는 바로 그 장면이다. 성경이야기와 함께, 영상물 등 갖가지 시청각 자료들이 동원되어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많은 숫자보다 믿음으로 하나님 편에 서는 것이 더욱 중요해요.”
드디어 퀴즈시간, 질문들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손을 번쩍 든다. 역시 이 날 설교도 청중들에게 확실히 전달된 것 같다. 마지막 문제, 오늘의 결론은 무엇이라고? 쏜살같은 답변이 나온다.
“혼자라도 살아계신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이 결국 승리하는 것!”
백점이다.
설교 후 예배는 영어주기도문으로 마무리 된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광고시간이 남아있다. 주다산교회 초등부 광고시간에는 단순히 새로운 소식만 전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거룩한 습관’을 키워주는데 더욱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매주 성경암송과 한 달에 한 번씩 제출하는 말씀읽기표 작성이 핵심이다. 성경암송은 매주 설교본문 중에서 핵심구절을 정해서 실시한다. 아이들은 일주일간 해당 구절을 암송하며, 주일에 들었던 설교내용을 곱씹어보게 된다. 동시에 말씀과 더욱 가까이 하고, 친숙해지는 태도도 형성된다.
마지막 광고는 지난주일 진행된 전도축제에 대한 보고이다. ‘블레싱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41명의 새 친구가 나왔다. 친구 10명을 전도한 성령이를 비롯한 여러 아이들이 개인 혹은 반 단위로 푸짐한 선물을 받는다.
초등부 아이들에게 전도는 어려운 과제가 아니다. 선생님과 함께 토요일 오후마다 전도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과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항상 경청하고, 그 말씀을 스스로의 생활에 적용하며, 세상에 나가 또 다른 이들에게 전파하는 삶. 곧 ‘제자’의 삶이 초등부 아이들에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한 시간 여 동안의 예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주다산교회 ‘예수마을 초등부’에는 어린 제자들이 가득하다.
‘스파크셀’ 적극 할용하다
제자훈련 비롯, 교계·전도조직 역할 감당
“왜 예수님이 우리 죄를 위해 돌아가신 거예요?”
홍현지 선생님은 아이들의 질문공세에 가끔 당황할 때가 있다. 셀모임이 열리는 토요일에는 특히 그렇다. 교리와 관련된 문제를 다룰 때면 아이들의 질문이 유난히 예리해진다. 교사들이 더 열심히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하나님의 잃어버린 영혼들이기 때문이지. 우리를 몹시 사랑하셔서 구원해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고, 또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거야. 자, 얘들아! 이번에는 요한복음 3장을 찾아볼까?”
아이들은 성경을 찾는 속도도 빠르다. 물론 훈련이 잘 된 때문이다. 덕택에 공부도 막힘없이 진행된다. 주다산교회 초등부에는 16개의 셀이 조직되어 있다. 각 셀들은 주일 아침에는 분반공부 조직으로, 토요일 오후에는 제자훈련 모임으로 활용된다.
오늘 모임에는 지난 주 블레싱데이를 통해 교회에 처음 나온 준혁이와 세연이도 참석했다. 식구가 늘면서 분위기는 더욱 왁자지껄해졌다. 아이들이 새로 만난 친구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방식은 이렇다.
“안녕! 나는 발명가가 꿈인 민성이야!”
초등부 아이들의 꿈은 제법 구체적이다. 저마다 파일럿이나 아나운서 혹은 수의사나 요리사 같은 목표들이 있다. 새가족들까지 자신의 이름과 꿈을 이야기하고 나면, 각자의 기도제목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이 이어진다. 각자의 꿈이 이루어지도록, 질병으로 고생하는 친구들의 부모님이나 할아버지가 속히 완쾌되도록 열심히 기도한다.
주다산교회의 대표적인 브랜드 중 하나는 스파크셀이다. 기존의 셀그룹 형태를 차용하되, 개혁주의적 신앙원리가 스며들도록 고안한 조직이 바로 스파크셀이다. 당초 장년들의 양육과 소그룹 활동을 위해 시작했지만, 주일학교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유년부에도 여덟 개의 셀이 조직되어 토요일 오전에 활동이 이루어진다.
셀모임은 보통 선생님 댁에서 진행되지만. 학부모들의 초청으로 아이들의 집에서 진행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생긴다.
초등부에서 셀모임은 제자훈련 뿐 아니라 교제와 전도조직 역할도 감당한다. 11셀을 담당하는 홍 선생님이 아파트 놀이터로 나가 아이들과 피구를 하기 위해 준비하는 동안, 이웃한 9셀 김규리 선생님으로부터 문자와 사진이 도착했다. 아이들과 함께 쿠키를 만들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담겼다.
11셀 멤버들이 피구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웃집 아이들이 하나씩 구경하러 모여들고 자연스럽게 게임에도 끼게 된다. 홍 선생님은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는 이렇게 마련된다. 셀모임을 통해 만난 아이들이 바로 다음날 주일예배에 참석해 등록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나타나곤 한다.
초등부 부장을 맡고 있는 최영근 교사는 “토요휴무제가 정착된 이후로는 셀모임이 전도의 대안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학교와 학년 단위로 셀을 운영하다보니, 아이들끼리도 잘 통하고 전도를 위한 협력이 잘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 (생략) 11월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