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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랑사랑 봉우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이봉우(일향)
제 88장,
박효숙은 자신을 반겨주는 이여인에게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이 든다.
“사돈!
먼 길을 오시느라 을매나 고생이 많으셨습니꺼?“
”고생이랄 것이 뭐가 있습니까?
우리 에미가 이렇게 편안하게 데리고 와 주었는데요!“
두 안사돈은 오랜만의 이야기보따리를 푸러 놓는다.
이여인으로서는 참 곱지 않았던 사돈이었다.
같은 어머니로서의 마음이 어찌 그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박효숙이 이해가 되질 않았었다.
그러나 아들을 앞세워 보내고 딸에게까지 버림을 받고 거리를 떠돌다 순영이에게 연락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파온 것이다.
이여인은 순영이가 경찰서를 찾아가 모시고 왔다는 말을 듣고 잘 했다는 전화를 해 주었다.
미워도 시어른이고 싫어도 시어머니인데 모른 척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제는 모든 것에 희망을 잃고 순영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야 하는 사돈의 처지가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이 든다.
밤새 두런두런 두 노인의 이야기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영숙은 그런 두 노인을 위해 밤참을 준비해서 가만히 어머님의 방안으로 들여보낸다.
지난 이야기들에 두 노인은 밤이 이슥해지는 것도 모르고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다음날 온 가족들은 종현이의 졸업식장으로 간다.
두 할머니와 외갓집 가족들이 총 동원된 종현이의 졸업식장에는 수많은 학부모들과 가족들이 북새통을 이룬다.
여기저기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종현이도 모든 행사를 끝내고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와서 사촌 형인 상우가 찍어주는 사진을 찍는다.
종현이는 자신의 학사모를 어머니 순영에게 씌운다.
그리고 어머니를 번쩍 업는다.
순영은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이라 무안하기도 하고 아들이 힘이 들까 싶어 내리려 한다.
“엄마!
이렇게 소중하게 키워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제부터 엄마를 고생시켜드리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종현아!
내리라 카이.
사람들이 모두 우리만 보고 있다 안카나?“
”언니!
누가 언니만 봐요?
그 사람들 모두 사진 찍기 바쁜 사람들인데 뭐 하러 언니를 보겠어요?
이럴 때 아들의 등에 업혀보는 것도 아주 좋은 일입니다.“
순미는 자신의 학교와 졸업식 날이 다르기에 이른 아침부터 합류를 해서 졸업식에 참석하고 있었다.
“저는 이 세상에서 우리 엄마가 제일 좋습니다.
엄마, 사랑해요.
오래오래 아빠 몫까지 오래도록 제 곁에 남아주셨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오야!
느그 아빠가 남기고 간 세월까지 오래도록 살아서 우리 아들의 효도를 혼자 몽땅 받을란다.“
말을 하면서 순영의 눈에서도 종현이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른다.
지욱이 살아 있다면 얼마나 좋아하고 기뻐했을 것인지 모자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지욱을 생각하고 흘리는 눈물이다.
“종현아부지!
지금 내사 을매나 행복한지 아시오?
우리 종현이가 이렇게 훌륭하게 자라서 내를 업고 있는 것을 보시오.
내 이 효도를 당신 몫까지 혼자서 다 받을라요.“
순영은 이렇게 좋은 것을 보지 못하고 떠난 남편이 생각이 나서 눈물을 흘리며 지욱을 그리워한다.
종현이는 대학원에 다니며 더욱 열심히 공부를 한다.
이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헛되게 보낼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는 종현이는 방학도 없이 도서관과 학교를 오가면서 학문의 길로 들어선다.
순영은 그런 종현이의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마음이 흐뭇해진다.
잘못되는 길로 나가지 않고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려고 노력하는 종현이가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운 순영이는 종현이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을 해 준다고 해도 아까울 것이 없다.
이제 순영이는 종현이의 결혼을 생각하면서 서울에다 종현이를 위한 아파트를 준비한다.
그다지 비싸지 않은 곳에 서른 평대의 아파트를 준비해서 종현이가 결혼을 하고 나서 살아갈 집으로 준비를 해 둔다.
순영은 사료와 병아리들을 구입한다.
아직은 너무 어리다 싶은 병아리를 대량 구입을 한다.
유민은 너무 어린 병아리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놀란다.
“사장님!
이렇게 어린 병아리를 구입하시면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십니까?“
유민은 놀라는 눈으로 순영을 보며 묻는다.
“한 집에 있는 것을 몽땅 싼 값으로 구입을 했는데 그냥 키워보입시더!”
“사료도 아직 충분한데 저렇게 많이 구입을 하셨네요.”
“그렇게 하는 것이 맴이 편하지 싶어서 사오기는 했는데 유민씨가 관리를 잘 해 주소.”
“네!
관리하는 것이야 조금만 신경을 쓰면 되는 일이니까요.“
유민은 창고에 쌓이는 사료부대를 관리하기 위해 신경을 쓴다.
쌓아 놓고 보니 참으로 많은 양을 사 들인 사장님의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는 유민이었다.
그러나 마음이 허전하신 사장님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를 한다.
유민은 더욱 철저하게 아직 어린 병아리들을 돌보며 신경을 쓴다.
그러고 얼마 후에 조류독감이 기승을 부린다는 매스컴의 보도가 나돈다.
순영은 매스컴을 통해서 모든 신경을 곤두세운다.
양계장을 하는 업주들의 모든 신경을 날카롭다.
언제 어디까지 확산이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조류독감은 좀처럼 수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었다.
텔레비전에서 보이는 폐사되는 닭과 오리들의 생매장을 해야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은 마음을 졸인다.
수많은 양계장들이 그대로 쓰러져 버리고 황망히 하늘을 바라보며 원망하는 그네들의 모습이 남
의 일이 아니다.
곧 자신들이 당하게 될 일이 아닌가 싶어 밤잠을 자지 못하고 철저하게 관리를 하고 있는 그들의 심정을 누가 알 것인가?
유민 또한 밤잠을 설쳐가며 러시아 부부들과 같이 철저한 방역작업을 하며 더욱 청결을 유지하느라 땀을 흘린다.
박효숙은 그런 분위기를 살피며 그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해준다.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땀을 흘리며 일을 하고 있는 그들에게 당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아시고 먹을 것을 준비해 주신다.
순영은 이제 모든 신경이 곤두서 있다.
생각 없이 사 들인 병아리가 몹시 신경이 쓰인다.
약병아리 대신에 조금 더 키운다는 생각으로 사 들였던 병아리들이다.
그 모든 것들을 폐사시켜야 하는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만으로 순영은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순영뿐만이 아니라 동네 전체가 초 긴장상태로 빠져든다.
동네 입구에는 방역을 위한 것이 마련이 되어 누구든 함부로 들어오고 나가지 못하도록 철저한 방역작업을 한다.
들어오는 모든 차량과 사람들, 특히 외부사람들이 출입이 철저하게 봉쇄되고 있는 가운데 모든 촉각을 세우고 매스컴의 보도에 신경을 쓴다.
조류독감은 날이 갈수록 더욱 기승을 부린다.
이젠 전국적으로 확산이 되어 나가고 있는 상태에서 모든 사료들의 들어오지 못하고 대량 닭을 감소하는 상황으로까지 번진다.
순영 또한 이미 폐기해야 할 닭들을 폐기처분해 버리고 사료의 양을 줄인다.
“우야꼬!
이자는 이곳도 을마 남지 않았다는 말이 아인가?“
경북지방까지도 조류독감의 확산이 번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모든 업자들은 두 손을 놓고 망연자실해 한다.
곧 이어 들이 닥칠 위기에 정부에서조차 손을 쓰지 못한다는 말인가 싶어 그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낙담을 한다.
그것이 재산의 전부인 그들이다.
전 재산을 날리고 나면 다시는 일어설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그들의 가슴속은 새카맣게 타 들어간다.
조류독감이 전국을 강타한 가운데 그래도 아직은 유일하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그들은 철저한 방역작업과 청결을 유지해 가면서 들어오지 못하는 사료를 절감하기 위해서 닭의 수를 줄인다.
순영 또한 최대한으로 닭을 줄여나간다.
그래도 아직 어린 병아리들을 세심하게 살펴가면서 보호를 한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라도 병아리들은 중요한 것이다.
계란의 생산량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었으나 일손은 더욱 바빠진다.
여덟 동의 계사를 청결을 유지하고 방역작업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고 남자들의 손이 필요한 일이었다.
다행스럽게 러시아부부는 두 부부가 힘이 좋아 끄떡없이 일을 해 나간다.
종현이 또한 신경을 곤두세우며 조류독감의 행선지를 살핀다.
이제 그곳도 강타를 당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종현이는 그것을 계기로 해서 어머니를 서울로 모셔올 생각을 한다.
이제는 일손을 놓고 편안히 살아가셔야 할 때라고 생각하는 종현이다.
어머니와 함께 서울에서 어머니를 조금은 편안하게 모시며 살아가고 싶은 종현이의 마음이다.
그러나 종현이의 생각과는 달리 조류독감은 조금씩 수그러지는 양상을 띠우면서 그 마을까지는 번지지 않고 현격하게 수그러진다.
마을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 쉰다.
그러나 그 안도의 한숨도 잠시 뿐, 또 다른 장애들이 산적하다.
사료 값이 엄청나게 뛰었고 병아리를 구입할 수가 없다.
살아 있는 병아리들이 없다는 것이다.
수많은 닭과 오리들이 죽어 나가고 폐사를 시키는 바람에 병아리가 없다.
그들은 또 다시 낙담을 한다.
사료 값은 천정부지로 솟아오르고 병아리가 없다.
또한 계란의 생산량이 줄어들어 계란 값은 껑충 뛰어 수매값이 너무나 좋았으나 그들은 그저 남의 집 구경뿐이다.
순영은 비로소 안심을 하고 편안한 마음이 되어간다.
순영으로서는 당분간 사료 값을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 병아리들을 구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안정이 되어간다.
“사장님의 선견지명이 대단하십니다.”
유민이 활짝 웃으면서 말을 한다.
“내가 무슨 선견지명이 있어 그리 한 거이 아이다.
그저 마음이 허하다 보이 무엇이라도 사 들이고 싶은 심정인데 내사 살 거이라고는 닭 사료와 병아리뿐이 더 있것나?“
“사장님의 그런 생각들이 우리 양계장을 살리셨습니다.
요즘 계란 수매가가 상당히 높게 책정이 됩니다.“
“그러나?
이모두가 유민씨가 많은 신경을 쓰고 해 낸 일이 아이가?
내는 그저 가슴만 동동 굴렀을 뿐이다.“
순영의 양계장은 생산량이 줄어들지 않고 더욱 늘어간다.
이제 병아리들이 초란을 낳기 시작하면서 생산량이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순영의 양계장에서는 다른 곳보다 쌍알이 많이 생산이 된다.
그것은 유민과 러시아 부부가 최선을 다해서 닭들에게 신경을 쓰며 보살피는 결과를 말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은 순영의 그런 재치와 복에 그저 탄복할 뿐이다.
사람의 인덕이 많다고 부러워하는 그들이었다.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자신의 일처럼 부지런하고 열심히 매달리는 것을 보면서 모두들 부러워한다.
순영은 그들에게 특별한 성과 금을 지급한다.
휴일도 없이 일을 하는 그들에게 매달 특별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순영이지만 이번 일처럼 생각할 수 없는 어려운 일에도 그들의 노고가 얼마나 크고 소중한 것인지를 잘 알고 있는 순영이다.
그들이 없었다면 결코 자신 혼자만의 손으로는 그 어려운 일을 감당해 낼 수가 없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들은 또한 순영의 이러한 마음을 깊이 감사하고 있다.
월급 이외에 매달 나오는 특별수당금도 그들에게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익이다.
그들은 더욱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서 일을 한다.
이제 러시아 부부들도 처음과는 달리 일손이 빨라져 자신들의 몫을 다 하면서 부지런히 일을 한다.
순영 자신 또한 사람 복이 있음을 느낀다.
순영으로서는 이번 조류독감으로 인한 피해를 입기는커녕 그로 인한 수익이 더 커졌을 따름이다.
계란은 수요가 모자라 나오는 대로 모두 수매가 되어진다.
“종현아부지!
이 모두가 당신이 보살펴주는 덕이라는 생각이 듭니더!
당신도 내를 잊지 몬하고 이리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예?“
순영은 지욱의 산소를 찾아 그동안 어렵고 힘들었던 이야기들을 한다.
힘든 고비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던 모든 것이 지욱이 돌봐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욱에 대한 그리움으로 한참을 산소에서 머문다.
그렇게 순영은 모든 것에서 아무런 어려움 없이 평화스럽다.
다만 이제 유민이 귀국을 할 때가 온 것이다.
유민은 그동안 순영의 오른팔이 되어 너무나 많은 도움이 되었던 사람이다.
그런 유민이 떠난다는 생각만으로도 순영은 또 한편이 허전해온다.
그러나 유민을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글: 일향 이봉우
첫댓글 노인복지사설 건립과 아들이 장가 가서 손자를 볼 일이 남났군요....모두가 두루두루 다 잘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