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관 시인이 본 53선 지식 23.51, 남원 실상사 방문
남원 실상사에 가을
나무들이 옷을 갈아입으려고
가을바람을 부르고 있는 실상사
연못에는 연꽃은 이미 옷을 벗었네!
세상일이 하도 수상하다는 것을
실상사에 철로 빗은 부처님은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
눈을 감은 수행자처럼 먼 허공만 바라보고 있구나
선 멀리에서는 고름이 얼굴을 가리고
바람은 어디에서 달려오고 있는지 백마를 타고
실상사 법당에 먹구름을 몰고 오려나
날개 뽑흰 비둘기가 날개를 퍼덕이고 있어
어쩌다 이러한 운명을 맞이했느냐고 물어보아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헐 덕거리는 몸으로 변신했네!
어이하여 이러한 신세가 되었나!
실상사는 너무도 허물어지는 옷을 입고 있는
전쟁터 같은 적막강산을 연출하고 있는듯하여
과거 신라인들이 실상사에 와서 백제의 혼을 지우는 몸처럼
아무런 지침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망국의 도량이라고 침하네
한편 신라가 통일했다고 선언했던 날
구산선문이라는 당나라의 선물을 이식한 몸
백제인들의 원한을 불식하려는 위장된 몸
그러한 몸을 수련한다고 하여
실상사는 백제인들을 통치하고 있던 도량
당나라의 선불교를 전하려는 것은 물론
신라 승려들이 당나라에 유학해 학습한 불교를
당나라 이름으로 당나라가 점령한 백제 땅에
당나라 선불교를 전승하려고 했던 실상사 선물
지나간 옛 사연을 그림 그리려네
아주 먼 날에 있던 사연
그 사연을 탐구하려고
눈을 감고 있으니 백제인들의 외침 소리
실상사 법당에서 들리네.
나에게 주어진 것은 무엇인지 아는가?
나에게 이렇게 고민하는 것도 알고 있는 이들이 없다는 것
그것 하나로만으로 족한 나의 결사적인 환상
러시아에서는 형제국인 우크라이나를
적으로 규정하게 하는 전투 장소 같은
실상사는 백제 바람이 불어오고 있네
고대의 역사에서 보고 있는 듯이 나의 눈 깜박이는 것은
눈에 피로감이 찾아왔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내가는지를 지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냐?
내가는지를 굴복시킬 수 있는 것 있어야 하는데
나에게는 그러한 조절 기관이 없다.
우연히 내가 나의 진실을 말할 수 있는 몸이라고
실상사에 거주하고 있는 대종사 도법 스님을 만나는 시간
범상 스님과 문고리를 붙들면서 문을 두드러지니
마침 실상사 토굴 방에 있어서 우리는 반가이
차를 마시면서 불교개혁에 있어서 반성
반성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함께 하던 선수들은 모두 떠나가고
언제나 혼자라는 것을 말하고 있으니
물론 홀로 있다는 것은 수행의 근본이지만
나에게도 터가 있으면 그것을 행복이라고
나는 아직도 터가 없으니 터 없는
서러움을 그 누가 알아주겠나!
2023년 9월 22일,
출처: 불교평화연대 원문보기 글쓴이: 진관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