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되어 흐르는 감성 중독... nell
서태지컴퍼니 ‘괴수인디진’ 레이블의 첫번째 밴드 넬, 앨범발매!
Produced by 넬 / Executive Producer 서태지
어떤 밴드에게서도 느낄 수 없는 감성의 선을 지닌 nell..
이들이 2003년 6월.. 더욱 깊고 풍성해진 사운드의 새 앨범 ‘let it rain’을 들고 우리들 곁으로 찾아왔다.
동갑내기인 이들 4인은 1999년 밴드 ‘넬’을 결성하였고 그 후로 1, 2집을 통하여 모던락 범주에서도 그들만의 사운드로 ‘넬 매니아’층을 형성하여오던 중 실력 있는 후배가수들을 널리 알리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서태지의 의지에 따라 설립된 서태지컴퍼니의 ‘괴수인디진’ 레이블에 1호로 합류하여 오랜 준비 끝에 드디어 이번 작품을 내놓게 되었다.
넬은 모던락 장르 중에서도 어느 밴드에게서도 찾을 수 없는 고유한 색깔을 지닌 밴드로 전곡을 작사·작곡하는 김종완이 보컬과 기타를, 이재경이 기타, 이정훈이 베이스, 정재원이 드럼을 각각 맡고 있으며, 이번 앨범 역시 전곡의 프로듀싱, 연주, 레코딩, 엔지니어링 등을 모두 넬이 직접 담당하였다.
특히 넬은 이번 음반을 위해 총 31곡의 데모곡을 만들고, 그 중 엄선한 11곡을 선별하여 본 앨범에 담았으며 레코딩과 믹싱에만 6백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등 심혈을 기울여왔다.
락음악이 활성화 되어 있지 않은 한국 현실상, 앨범 장르에 맞는 사운드를 뽑아내기 위해 제작사인 서태지컴퍼니는 최적화된 시설을 갖춘 락 전문 스튜디오 ‘GI Studio 1’을 설립하여 밴드들이 직접 사운드를 만들며 녹음, 믹싱까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여 작업케 하였으며 일본 현지에 매니아 팬클럽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그 실력에 정평이 나있는 천재 엔지니어 키타무라가 마스터링을, 히로노리 사토가 믹싱을 맡는 등 국제 무대에서도 손색없는 완성도를 실현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번 앨범의 전체를 관통하는 맑은 슬픔과 서정미는 넬만의 고유한 코드이다.
인간관계 속에서 경험하게 되는 수많은 감정들을 넬만의 서정적인 단어들로 아름답게 표현한 가사.. 그리고 절제로 일관되다가 어느 순간 거침없이 쏟아놓는 보컬의 음색은 이내 듣는 이로 하여금 아픈 감정선을 건드리고야 말게 한다.
이렇듯 작사·작곡을 전담하는 보컬 김종완의 남다른 음악적 감수성에는 바레인, 캐나다, 스위스 등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며 자란 성장과정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세계 각지의 음악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타이틀곡인 stay는 초여름날 새벽 여리게 내리는 비를 연상시키는, 아름답지만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곡으로 경쾌한 템포와 맑은 기타 사운드, 따뜻하고 서정적인 멜로디는 슬프고 절박한 가사와는 대조를 이루며 그 깊이를 더해준다.
상처 받은 내면의 고통을 자학하듯 쏟아내는 ‘인어의 별’, 제어할 수 없는 자신의 감정에 대하여 stay와는 대조적으로 표현한 ‘미련에게’, 은은하게 슬픔을 묘사하며 인트로 사운드가 인상적인 ‘고양이’ 등은 타이틀곡만으로는 이 앨범의 전체를 평가할 수 없음을 일깨워준다.
또한 다이나믹한 구성의 ‘믿어선 안될 말’, 몽환적인 이상향을 표현한 ‘Eden’ 등은 기출시곡 중 멤버들이 가장 아끼는 곡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본래 곡이 의도한 느낌을 더욱 충실하게 살려 완성한 매니아적인 대곡이다.
이번 앨범의 executive producer는 서태지.
서태지는 넬의 음악적 역량에 대한 확신과 애정을 토대로 자신이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작업 전반에 걸쳐 조언자 역할을 하였다.
인간 내면의 거대한 우주를 그들만의 톤으로 표현하는 넬.
읊조리다가 한 순간 폭발하는 듯한 이들의 음악을듣노라면 이내 ‘넬’에 중독되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한편, 7월 12일(토)에 메사팝콘홀에서 음반발매 기념 넬 단독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다.
자료제공:서태지컴퍼니
‘[서태지컴퍼니]가 출범시킨 록 음악 전문 레이블 [괴수 인디진]의 첫 밴드’라는 수식어를 달게 될 팀은 분명 실력으로 평가받기 이전, 그 몇 배에 달할 부담감과 질시 어린 시선 역시 한 몸에 받아야 하리라는 운명을 지니게 될 것이 분명했다. 작년부터 비밀리에 추진해 온 프로젝트이긴 하되, 분명 사람이 하는 일에 100% 비밀은 없는 법이고, 일부 관계자들로부터 과연 그가 선택한 그들이 누구일 것인가에 대한 감정적, 논리적인 추측들이 난무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대체로 지난 [2002 ETPFEST] 무대에 함께 섰던 팀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정도의 예측은 가능한 상태였다. 하지만 입 무겁기로 소문난 [서태지 컴퍼니] 식구들로부터 이 이상의 정보를 캐낸다는 것은 불가능 그 자체였다.
그런 와중 서태지와 함께 ‘널 지우려 해’ 리메이크를 연주해 강한 인상을 남긴 넬(Nell)이 바로 그들이라는 유력한 정보를 입수하게 되었다. 사실 이미 모든 준비가 완료된 상태에서 접하게 된 '사실'이기에 엄밀하게 말해 '선언'이나 '발표'라 보는 편이 나을 지 모르겠다. 이미 근사하게 개장된 공식 홈페이지(http://bandnell.com)에는 '들을 귀' 가진 음악 팬들이 폭주중이었다. 이미 홍보용 스티커가 붙은 정규 3집 앨범 [Let It Rain]까지 건네 진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그간 넬의 음악 코드는 빼도 박도 못할 모던 록이되, (당사자들이 어떻게 생각할 지는 알 수 없으나) '한국의 라디오헤드'라는 별칭을 가지게 되었을 정도로 극도의 감성적인 사운드로 치닫는 중독성 음악에 치우친 바 있었다. 소위 홍대 신으로 대변되던 지난 몇 년 간의 인디 록 필드에서도 각별히 돋보이는 팀으로 소수의 골수 마니아 층을 형성해 왔던 팀이었다. 그간 발표한 두 장의 앨범이 이젠 고가에 매매되는 소위 '콜렉터스 아이템'이 된 것이 바로 그 징표가 아닐까.
’80년생 동갑내기 친구 넷이 조디 포스터 주연의 영화 제목에서 따온 독특한 밴드 명을 내걸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이 지난 1999년 여름이었다. 작사·작곡을 전담하는 보컬 겸 기타리스트 김종완, 기타리스트 이재경, 베이시스트 이정훈 그리고 드러머 정재원의 라인업으로 이미 2001년 1월에 붉은색 재킷이 인상적인 데뷔 앨범 [Reflection Of Nell] 그리고 같은 해 9월에 2집 [Speechless]를 발매한 바 있으니 분명 신참은 아니다.
포크와 모던 록이 공존하는 이들의 음악 세계에는 일관되게 맑은 슬픔과 아름다운 서정미가 존재해 왔다. 의미 없는 철학적 가사들과 허무주의적인 패배 의식과는 조금, 아니 많이 다른 그 무엇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경험하게 되는 감정들을 시적으로 풀어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한지도 모르겠다. 초반부에서 극도로 절제하다가 결국에는 모든 것을 놓아 거침없이 쏟아버리는 격정 또한 많은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해왔다.
다만 이번 앨범의 경우, 작사, 작곡, 연주, 레코딩, 프로듀싱 그리고 심지어 엔지니어링과 같은 음반 제작의 실무적인 부분들이 넬 멤버들에 의해 자체적으로 해결되어 왔던 것에서 조금 더 나아가 서태지를 총 책임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로 참여시키는 데에 이르고 있다. 물론 좋은 형이자 스승 그리고 조언자 역할 이상의 것을 요구하거나 기대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제는 라디오헤드보다 뮤즈(Muse)나 콜드플레이(Coldplay)를 연상시키는 음악이 더 많아진 듯 보이고, 조금 더 덜 몽환적인 대신 강렬하고 직선적인 사운드를 조금 더 즐겨 들려주고 있다는 점이 달라진 점으로 꼽힐까. 음반 작업 내내 그 좋아하던 클럽 연주도 일체 않을 정도로 '보안 유지'에 신경 쓴 탓에, 중간기의 그들을 만나볼 수 없었기에 조금 충격적인 변신인양 다가올 지는 혹시 모르겠다.
그 일례가 앨범의 서두를 장식하는 '유령의 노래'다. 현대인의 소외를 심도 있게 노래한 이 곡에서 후렴구 부분에서 폭발하는 사운드는 서태지 개인의 음반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강렬한 자극으로 다가온다. 구태여 켈틱(Celtic) 풍이라 말하기에는 뭐하지만 분명 독특한 인트로 부임에는 틀림 없는 화음 파트를 간직한 은은한 느낌의 곡 '고양이', 좋은 기억들을 잃어가게 만드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한 타이틀 트랙 'Stay'는 가사와 상반되는 밝고 상큼한 연주가 묘한 매력을 자아낸다.
어쿠스틱 모던 록 발라드 '어차피 그런 거' 역시 마찬가지로 몹시 구미가 당기는 곡이다. 여름 소나기 바로 직전의 끈적임과 음울함 혹은 불안함을 고스란히 표출해 들려주는 '시작의 끝', 데뷔 앨범 수록을 다시 만져 보다 다이내믹하게 재구성한 '믿어선 안될 말', 어린 시절 증오했던 길들여진 인간이 되어가는 자신을 돌아보며 처절하게 내뱉는 가사가 폐부를 찌르는 '인어의 별'과 같은 트랙 역시 귀와 마음을 동시에 열어 즐겨야 할 듯 싶다.
다만 여타의 곡들에 비해 가을빛 느낌이 강한 '낙엽의 비', 금세라도 눈물이 돋을 것 같은 실연남의 무드 송 '미련에게', 무섭도록 냉소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거친 기타 리프의 곡 '기생충' 그리고 역시 1집 수록곡으로 보다 트립 합 적인 색채를 강화한 'Eden'과 같은 모두 열 한 곡의 공들여 완성된 감성 록 트랙들이 빼곡하게 담겨 있다.
코를 찌르는 땀냄새와 후끈한 열기가 가득한 지하 클럽보다는 담배 연기 자욱한 바에서 홀로 술 잔 기울이며 듣기에 더 적절하리라 싶은 음반이다. 개인적인 선호를 떠나 한국 록 신의, 아니 한국 대중 음악계의 다양화와 다변화라는 측면에서도 심히 고무적인 시도로 읽히는 음악이다. 그리고 이런 밴드의 이런 앨범이 전과 달리 보다 전폭적인 물심양면의 지원을 받으며 새롭게 조명될 것을 생각하니 이 또한 유쾌하다.
첫댓글 한국 락은 문희준이 지키므로 무효!!!
온갖 악은 무뇌충이 지르므로 원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