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으로서의 학문, 직업으로서의 정치> 막스 베버 지음, 김진욱 옮김, 범우사
막스 베버는 사회학을 완전히 자리잡게 한 학자다.
<프로테스탄트와 자본주의 윤리>같은 기념비적 책을 통해 자본주의의 바탕에 깔린 기독교 정신을 규명했다는 것만으로도 충격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이 책은 학문과 정치에 관한 두편의 강연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한 마디로 주제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야 할 지 아는 능수능란함이 돋보인다.
<직업으로서의 학문>은 학자로서의 사명과 특징을 밝힌 책이다.
미신을 극복하고 주지화해 세계를 해방하는 사명을 띄었다고 강변하는 점에서 학자로서의 사명감과 열정이 느껴진다.
하지만 서구의 과학적 합리주의에 대한 확신이 지나친 느낌이 이다.
두번째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생각했던 것보다 신선하지는 않았다.
직업정치가의 소명의식에 대한 주장은 인상이 싶었으나,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고 규명하려는 사회학자의 한계를 느끼게 한 책이기도 하다.
그것은 공인된 폭력의 독점이라는 국가권력을 전제로 하고, 정치를 권력의 획득과 발휘로 이해하는 점에서
그의 정치의식은 마키아벨리즘 이상을 나아가고 있지 못한 생각이 든다.
다만 정당정치가 왕성하게 태동하는 무렵 직업정치가의 책임과 소명을 강조했다는 점에 의의를 둘 뿐이다.
아나키즘적 입장에선 나에게는 별로 매력 있게 와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