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한장에 오백원, 천원씩 팔아서 언제 돈을 만들까?
이 헌옷 나부랭이들~~~걱정이 앞선다.
아침 일찍 서두른 탓에 가장 먼저 도착해서 하나씩
헌 옷등을 정리해간다.
시간이 지나고 하나, 둘 사람들이 모이면서 물건도 하나씩
팔리기 시작한다. 교회에서 일년에 한번씩 하는 바자회
사십대에 속한 회원들이 주관하는 일이다.
지금은 주 5일 근무가 많아서인지 남자 회원도 꽤 많이 눈에 띈다.
작년엔 여기서 나온 수익금으로 우리 중고등부 학생애들을 데리고
양로원엘 갔었다. 그때의 뿌뜻함이 지금도 가슴 한켠에 남아 있는데...
밖에선 음식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김밥이며 떡볶이, 부침개등
맛있는 냄새가 솔솔 피어난다.
김치는 시작도 하기 전에 동이 나 버렸고.....
매상이 괜찮을 것 같은 기분좋은 예감이 스쳐간다.
이익이 많아야 하고 싶은 일을 하기가 좋은데...
여기저기서 옷 고르는 소리가 시끄럽다.
청바지도 천원. 정장 한 벌도 천원 모두가 천원이다.
괜찮은 청바지 몇개를 골라 기뻐하는 소리도 들리고
사이즈가 맞지 않음에 아쉬워하는 소리도 들린다.
이 나라를 살찌워가는 알뜰한 주부들이다.
천원짜리가 쌓여가지만 도무지 액수는 크게 오르질 않는다.
아무래도 꾀를 내야 될 것 같아 남자 회원들을 불렀다.
남자회원들 모두 옷 하나 골라놓고 만원짜리를 낸다.
주머니 속에 잔돈이 있음에도 "잔돈 없어요. 나머진 기부금"
하며 웃으면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드디어 주머니 속에 배춧잎도 쌓여가고....
오늘 난 알뚤한 주부들한텐 인심좋은 아줌마고
남자들한텐 칼만 안들었다.
그래도 모두 기분 좋은 표정이다.
예정은 오후까지 할 예정이었는데 음식이 일찍
동나는 바람에 두시도 안되서 바자회를 끝냈다.
작년엔 재고가 많아서 그냥 우리끼리 다 나누어 사서
기금을 마련했는데 금년엔 예상외로 많이 팔렸다.
홍보도 그리 많이 안했는데 경기탓인지....
이젠 돈쓰는 일만 남았다. 정말 좋은 곳에 보람있게
쓰여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