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대구의 남쪽은 앞산덩어리와 용지산덩어리가 서에서 동으로 늘어서 있다. 용지산덩어리의 동쪽을 이루는 대덕산일대가 오늘 탐사할 지역이다. 이 지역은 진밭골과 욱수천 사이에 있는 산지로 경산에서 대구로 들어가는 길목인 시지지역의 남쪽에 위치하여 이 지역을 수호한다. 시지지역은 대덕산일대의 북쪽 계곡들이 넓게 터지면서 생긴 선상지(扇狀地) 위에 자리 잡고 있다. 대덕산일대의 북사면으로 내린 물은 대덕, 덕천, 외환, 내환, 노변마을을 이룬 다음, 월드컵삼거리 근처에서 매호천이 되어 북동진하면서 시지, 매호동을 만든다. 동사면으로 내린 물은 욱수, 사월을 이루고 욱수천이 되어 북동진한다. 매호천과 욱수천은 경산</SPAN><SPAN style="FONT-SIZE: 11pt">에서 내려오는 남천에 흘러들어 금호강의 지류가 된다.</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내환마을 서쪽으로 나있는 대구스타디움의 서쪽 진입로로 들어서면, 대덕산덩어리의 북사면을 동서로 양분하는 깊은 골짜기가 드러난다. 청계사라는 절이 있어 ‘청계사골’이라고 하는 이 골짜기를 내환마을 사람들은 ‘심천골’이라 부른다. 이름대로 골의 초입부터 사면이 가파르고 계곡이 깊다. </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약속 장소인 계곡입구의 자동차극장 주차장은 집짓기 철을 맞은 까치들의 울음소리로 소란하다(09:50). 대구, 경주, 밀양 등지에서 오신 분들(24명)과 인사를 나눈다. 회장이 일정과 강사를 소개한다. 오늘 </SPAN><SPAN style="FONT-SIZE: 11pt">탐사는 </SPAN><SPAN style="FONT-SIZE: 11pt">청계사골을 거쳐 만보정에 오른 다음, 능선을 타고 내환지의 동쪽 계곡으로 내려오기로 한다. </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차에 나누어 타고 내환지까지 간다. 겨울가뭄으로 무넘이(水涯)쪽이 넓게 드러난 내환지는 얼음이 움푹하게 내려앉아 더 낮고 좁게 보인다. 못이 끝나는 부근에서 길은 다리를 건너서 시내 오른쪽으로 나있다. 어두운 암반이 드러난 시내를 따라 서식하는 아카시나무의 검고 깊게 갈라진 줄기는 시멘트를 부은 돌길과 검은 빛이 도는 산돌이 쏟아져 내린 산기슭과 함께 계곡을 더욱 거칠게 한다. 길을 따라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붉나무, 광대싸리, 소태나무, 느릅나무가 보인다. 사면에는 주로 상수리나무가 자라고, 경사가 급하고 높은 등날부근에는 소나무들이 서식하고 있다. 개울 건너의 건조한 숲바닥은 황갈색의 상수리나무 낙엽으로 인해 더욱 밝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오랜 겨울가뭄으로 산은 바스락거리고 포자와 균은 온 숲에 유령처럼 떠돈다. 이런 겨울산에 내리는 눈과 비는 모든 생명들에게는 축복이다.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들뜬 모든 것을 침잠시켜 순환하게 하기 때문이다. </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아침햇살을 받아 눅눅해진 낙엽사이로 허연 뱀허물처럼 휘어진 것이 있어 들어 보이니 ‘별쌍살벌집’이란다. 휘어지지 않은 것은 ‘뱀허물쌍살벌집’이고 원뿔모양은 ‘쌍살벌집’이라고 한다. </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시멘트길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개울을 건너면 청계사가 바로 보이는 개울가에 신나무가 자란다. 주로 골짜기에서 자라고 묵은 가지가 늘어져 원형의 수형(樹型)을 이루는 신나무는 잎과 줄기가 마주나고 열매는 프로펠러 모양의 날개가 서로 겹쳐지거나 평행한 것이 특징인 단풍나무과의 나무이다. 잎은 삭혀서 검회색 염료로 많이 사용된다. </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샘터를 지나 절로 오르는 길에 서서 건너편 계곡을 바라보면, 물가를 따라서는 둥근 수관(樹冠)의 왕버들이 자라고</SPAN><SPAN style="FONT-FAMILY: 굴림; FONT-SIZE: 9pt; FONT-WEIGHT: bold; mso-hansi-font-family: 굴림; mso-fareast-font-family: 굴림"> </SPAN><SPAN style="FONT-SIZE: 11pt">수십 길의 절벽에는 소나무 그리고 그 주변에는 해송과 상수리나무가 자란다. 해송의 겨울눈은 흰빛을 띠고 소나무는 붉은 빛을 띤다. 해송의 줄기와 가지는 곧고 간결하지만 소나무는 굽고 복잡한 편이다. </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절벽 아래에서 올라온 계곡이 갈라지는 높고 널찍한 곳에 청계사가 자리 잡고 있다. 골짜기 위쪽을 향해 앉은 대웅전은 높게 둘러쳐진 능선을 마주하고 있어 답답한 느낌을 준다. </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이대가 자라는 서쪽 마당가의 경사지에는 수피가 그물처럼 잘고 깊게 갈라진 나이든 고염나무, 말채나무, 돌감나무가 있다. 수피가 좁고 얕게 세로로 터진 (산)뽕나무도 보인다. 과육보다 씨가 더 많은 작은 열매가 달린 것은 고염나무, 붉은 햇가지에 산방꽃차례의 열매자루가 하늘을 향해있는 것은 말채나무, 별모양의 열매꼭지가 군데군데 남아있는 것은 돌감나무다. 곧게 자란 큰 고염나무가 열매를 달지 않으면 수나무다. </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청계사 앞마당에서 왼쪽 계곡을 오르면 진밭골이나 대구스타디움쪽으로 가는 능선에 이르고, 산신각이 있는 남서쪽 계곡으로 바로 들어가면 진밭골과 대덕산 정상(599m)을 잇는 능선에 닿는다. 산신각이 있는 골짜기로 내려가서 아직 얼음이 남아있는 개울의 왼쪽을 따라간다(11:06). 길 왼쪽 사면에 있는 애추(崖錐)의 가장자리에는 누리장나무와 광대싸리가 자라고, 덤불에는 으름덩굴의 푸른 잎이 남아있다. 누린내가 나는 누리장나무는 바위가 많은 애추나 암괴류의 가장자리에 흔하게 나타는 수종이다. 숲지붕이 높은 숲속으로 들어가면 개울을 따라서 키가 큰 버드나무, 물오리나무, 물푸레나무, 왼쪽 비탈에는 식목된 일본잎갈나무들이 자란다.</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물오리나무의 열매를 설명한다. 작은 솔방울처럼 생긴 타원형의 열매는 길이가 1.5~2.5cm정도이며, 아주 좁은 날개가 달린 납작한 씨는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에 새들의 먹이가 된다. 눈이나 얼음이 덮인 계곡길에서 볶은 깨를 뿌린 것처럼 까맣게 내려앉은 물오리나무의 갈색씨를 볼 수 있다. 가지를 흔들어 가볍게 물위로 떨어지는 씨를 관찰해본다. </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숲바닥의 바위와 나무줄기마다 푸른 이끼류가 덮이고 덩굴식물의 줄기들이 늘어져 있어 우림(雨林)을 떠올리게 한다. 계곡이 넓어지는 곳에 논밭 흔적이 있고 주위에 굵은 (산)뽕나무들이 자란다. 균과 벌레가 침입한 노쇠한 물오리나무 줄기에는 딱따구리의 최근 먹이활동 흔적으로 보이는 붉은 구멍이 뚫려있다. 물오리나무의 껍질은 손상되면 붉은 빛을 띤다. 큰나무 밑으로 고광나무, 병꽃나무, 작살나무가 덤불을 이루고 있다. 줄기와 가지가 곧게 죽죽 벋어 시원스럽고 겨울눈이 붉은 소태나무, 도시의 나무들보다 껍질이 더 희고 고운 느티나무가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나무껍질(수피)은 자극을 받을수록 거칠어지고 강해진다. 줄기가 연리된 (산)뽕나무 옆을 지나간다. </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이제 넓고 습한 계곡은 다 지나고, 길은 왼쪽의 작은 골짜기로 올라붙는다. 잎자국에 비해 겨울눈이 작고 둥근 자귀나무도 보인다. 오른쪽으로 내려다보이는 계곡의 둥근 덤불 위에 사위질빵 열매의 솜털이 눈처럼 하얗다. 가로놓인 능선을 바로 오르느라 길이 제법 가팔라지면서 식생도 물오리나무에서 소나무와 신갈나무로 바뀐다.</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바위와 간이나무의자가 있는 중턱에서 잠시 쉰다. 옆의 바위위에 동물의 먹이흔적으로 보이는 참개암나무 열매의 총포 조각과 반으로 갈라진 열매 껍질 그리고 밤 껍질이 쌓여 있다. 다람쥐나 청설모의 먹이흔적으로 추정된다. 나무열매를 따거나 주워서 바위위에서 먹고, 개암을 반으로 쪼개먹을 수 있는 것은 어느 쪽일까? 어느 쪽이든 상당한 학습을 통해 얻어진 능력일 것이므로 나이가 든 개체로 추정해본다. 바로 옆에 기다란 수꽃을 달고 있는 참개암나무의 어린가지에는 드러누운 털이 있으나 가지에 따라 밀도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신나무 밑에는 고라니의 배설흔적이 있다. 오래되어 말라 죽은 가지가 있는 큰 호랑버들을 살펴본다. 겨울눈이 굵고 붉은 호랑버들은 산중턱이나 산기슭의 척박한 지역과 식생이 파괴된 임도 등에 나타난다. 용지봉 능선일대의 방화선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약간 질척이는 길을 다시 오르면, 길 가운데 한 아름되는 곧은 고염나무 수나무, 맨눈(裸芽)인 보리수나무도 보인다. 십여 미터를 더 올라가면 길 왼쪽으로 경사가 완만하고 토심이 깊은 곳에 지름 25cm쯤 되는 나무가 있다. 줄기가 곧고 가지는 아래로 휘어져 있다. 자루가 길고 둥근 열매, 넓게 세로로 갈라지는 나무껍질, 뽀족한 겨울눈으로 돌배나무 종류임을 확인한다. 땅에 떨어져 있는 열매에 꽃받침이 남아있어 산돌배나무로 최종동정을 한다. 진밭골을 거쳐 욱수골에 이르는 계곡에는 가슴높이의 줄기지름이 30cm정도에 이르는 산돌배나무가 분포한다.</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경사가 느려진다. 소나무가 주로 분포하는 능선에 닿는다. 왼쪽인 만보정쪽으로 오르다가 햇볕이 좋은 임도 가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SPAN><SPAN style="FONT-SIZE: 11pt">점심에 하모니카연주까지 듣고 느긋해진 마음으로 만보정을 향해 걷는다. 능선을 따라 수목을 제거한 방화선에 난 황톳길은 널찍하고, 소나무숲 아래는 간벌로 깨끗하게 정리되어 단순하지만 구불거리는 줄기들로 인해 변화가 있다. 큰 파장을 이루며 오르내리는 능선위에서 길도 좌우로 느리게 움직인다. 흙색도 강렬하지 않고 숙성된 색이다. 사람들도 길을 따라 흔들거리며 올려다보며 내려다보며 느리게 이야기하며 간다. 숲의 단순함이 사람을 단순하고 느긋하게 한다.</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산꼭대기에 있는 정자인 만보정에 닿는다(13:18). 시야가 넓어진다. 만보정이 있는 봉오리는 서쪽의 진밭골, 동쪽의 욱수골, 북쪽의 심천골(청계사골)이 만나는 분수령이다. 올라온 뒤쪽이 대덕산 정상으로 가는 능선이고, 우측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욱수정을 거쳐 진밭골, 감태봉(578m), 용지봉(629m), 성암산(469m)으로 갈 수 있다. 앞능선을 타고가면 대구스타디움이 있는 북동방향으로 나아간다. 이정표에 욱수리 4.4km, 월드컵경기장 3.6km, 대덕산 1.8km, 진밭골 0.7km로 되어 있다. 기념촬영을 한다. </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대구스타디움 방향의 능선을 타고 간다. 참꽃나무인 진달래와 수피가 덕지덕지한 물박달나무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지름 30cm정도인 식목된 잣나무들이 한 줄로 죽 늘어서 있다. 이제 숲은 소나무 단순림에서 소나무-참나무 혼효림으로 바뀐다. 방화선의 좌우경계를 따라 붉은 빛이 도는 갈색의 오그라든 큰 잎을 달고 있는 나무가 들어와 있다. 거칠고 검게 보이는 회갈색 줄기에 굵고 뭉툭한 가지를 위로 툭툭 벋는 떡갈나무다. 신갈나무, 상수리나무도 보인다. 왼쪽으로 범물동, 오른쪽으로는 고산이 보인다. </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내리막이 급해지는</SPAN><SPAN style="FONT-SIZE: 11pt"> 오른쪽 길가에 물오리나무처럼 보이지만 나무껍질이 거칠고 불규칙적으로 갈라지는 물갬나무가 있다. 소나무와 신갈나무가 섞여 자라는 왼쪽사면에 잔가지 없이 흰빛으로 죽죽 벋은 가죽나무를 확인한다. 가지의 자람에서 자유로움을 볼 수 있는 나무로 주로 인가 주변이나 산기슭에 자란다. 물갬나무를 관찰하느라 혼자서 뒤에 쳐진다.</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청계사로 내려가는 안부에서 모두 기다린다. 탐사계획을 바꾸어 욱수골로 내려가기로 한다. 물오리와 물갬나무의 차이점을 비교해서 설명한다. 엽저(잎몸과 잎자루가 닿는 부분)의 모양이 신장형이면 물갬, 둥글거나 쐐기모양이면 물오리이다. 물갬나무의 잎이 물오리나무보다 더 둥근 편이며 열매는 물갬나무가 더 크다.</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직립성이 강한 팥배나무, 탁엽이 있는 덜꿩나무, 가시가 거의 없는 아까시나무를 동정한다. 방화선 왼쪽의 신갈나무 줄기에는 지름 15cm이상인 가지를 잘라낸 자국이 아물고 있다. 나무가 방어물질을 내겠지만, 덜 아문 곳을 통해 목질부 내부로 침투한 곰팡이와 균류는 나무를 지탱시키는 조직인 목질부를 공동화(空洞化)시켜 결국에는 나무를 쓰러뜨릴 것이다. </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동서로 가로놓인 능선의 서쪽 끝을 향해 오른다. 키 작은 문무인석을 갖춘 무덤 오른쪽 사면의 산딸기밭에는 졸참나무가 홀로 서서 타고난 타원형의 수형(樹形)을 잘 보여주고 있다. 나무는 다른 나무와 같이 있으면 제한된 빛과 공간을 두고 서로 경쟁해야하므로 자신의 타고난 규칙성을 따르기 보다는 주어진 환경에 자유롭게 적응을 한다. </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능선에 올라서면 서쪽으로 내환지가 보인다. 능선 따라 완경사인 남사면에는 굴피나무, 상수리나무, 신갈나무, 팥배나무, 소나무가 자라고, 급경사인 북사면에는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어 키를 넘는다. 능선 동쪽 끝에 도착한다. 북쪽으로 시지가 보이고 동쪽으로는 안산(470.9m)과 욱수골의 입구가 보인다. 이정표에 사직단 2.7km, 덕원고 2.75km, 진밭골 2.1km로 되어 있다. 내환지에 주차한 회원들은 북동능선을 타고 가다가 내환지의 동쪽계곡으로 내려가고, 나머지는 동남쪽인 욱수골 방향으로 내려간다(14:50). </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안산을 건너편에 두고 작살나무, 짝자래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가 자라는 가파른 길을 내려간다. 경사가 완만해지면서 체육시설이 마련되어 있는 펑퍼짐하고 넓은 안부에 닿는다. 욱수골의 입구가 보이는 이곳이 욱수골의 첫 마을인 잡살곡뜸(욱수골휴게소)과 봉암마을을 연결하는 고개이다. 이곳에서 보면 동쪽에는 안산, 서쪽에는 방금 내려온 능선이 높게 둘러쳐 있고 뒤쪽은 봉암마을로 통하는 가파른 계곡이다. 앞쪽으로 넓게 터져 가까이는 욱수동의 주거지, 멀리는 금호강이 보인다. 욱수골을 따라 좌우로 길게 벋어나간 능선이 계곡에서 깊숙이 물러나 높게 올라앉은 이곳 안부를 매우 안정감 있게 해준다. </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안산에는 정상부를 중심으로 동쪽골짜기에 토석축(土石築)한 삼국시대의 포곡식(包谷式) 산성인 ‘욱수산성’(신증동국여지승람의 고포성으로 추정)이 있다. 이 산성은 대덕산과 성암산의 능선에 둘러싸여 욱수골을 통해서만 욱수지역으로 나갈 수 있다. 욱수지역의 선상지에는 삼국시대의 대규모 취락지가 있고, 욱수천 좌우의 능선에는 욱수동고분군과 중산동고분군이 있어 욱수산성과의 연관성을 추정할 수 있다.</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좌우의 가파른 절벽에는 소나무, 계곡에는 낙엽수들이 자란다. 안부에서 시작되는 골짜기는 물이 많아서 질퍽이고 물오리나무와 버드나무가 주로 자란다. 내려가는 길가에는 넘어져 땅에 드러누운 줄기에서 자란 가지들이 다시 굵은 줄기를 이룬 기이한 버드나무와 상수리나무가 있어 나무의 생명력에 대해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계곡을 내려오면서 암괴류가 있는 너덜지대를 지난다. 오래된 신나무가 보이고, 때죽나무, 산사나무, 감태나무, 아까시나무, 상수리나무가 자란다. </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망월체력단련장으로 가는 입구를 지난다(15:58). 길 왼쪽에 군집을 이룬 닥나무의 줄기는 지름이 10cm이상으로 가지가 거의 없고 흰빛이 돌며 나무껍질(樹皮)은 회갈색으로 매끈한 편이다. 사람들은 닥나무를 줄기가 가는 나무로 알고 있지만, 대구에서 하양 가는 길가에 있는 숙천초등학교의 운동장 동편에 있는 닥나무의 가슴높이(흉고) 둘레는 한 아름이 넘는다. 인간들은 자기들 기준으로 나무에 대해 간섭하여 나무를 마음껏 자라지 못하게 하므로 나무들의 품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무궁화와 배롱나무의 잔가지를 해마다 몽당몽당 잘라서 나무의 힘을 소진시키고 웃자라게 하고는 키가 작고 벌레가 많이 끼는 나무로 오해한다. 무궁화도 홀로서면 두 길 이상 자라 여름내 꽃을 피우고 병충해도 적다. 참죽나무(향명-가죽나무)와 음나무(향명-개두릅)의 새순을 올라오는 대로 싹둑싹둑 잘라 봄나물로 해먹고는 키작은나무로 말하지만, 실제는 25m까지 자라 큰 숲을 이루는 큰키나무들이고 참죽나무의 목재는 최고급건축재로 쓰인다. 넓은 공간을 차지하면서 마음껏 자라 여름내 꽃을 피우는 무궁화와 배롱나무, 집둘레나 마을 입구에 줄지어 서서 곧게 아름드리로 자란 참죽나무의 이국적인 풍치를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SPAN></P>
<P style="LINE-HEIGHT: 200%; LAYOUT-GRID-MODE: char"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1pt">개암나무의 소지를 관찰한다. 참개암나무와 차이점은 선모(腺毛)와 눕지 않는 털이 함께 있는 것이다. 가지와 수직을 이루며 똑바로 선 선모는 끝에 깃봉처럼 동그랗고 작은 공이 달려있다. 굴참나무와 유난히 수피가 거친 팽나무가 보인다. 길은 산기슭을 따라 키가 높아진 소나무와 해송 숲 아래로 돌아내려간다. 욱수골 입구에서 묵채를 먹고 헤어진다. </SPAN></P>
첫댓글 30여년만에 만나는 모임 약속이 있어 부득이 참석이 어렵겠습니다.
추운데 수고하십시오.
참석합니다.
참석하겠습니다.
참석합니다...오랜만에 시간이 되네요^^
참석하겠습니다
참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