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일찍 서둘러서 나섰습니다.
'희망세상 만들기 전국 강연회'
법륜스님 춘천 강연을 보기 위해서..
행사장 입구에서 바쁘게 움직이시는 수녀님..
손에 무전기를 드시고 차량통제 봉사자들에게 무언가 열심히 지시를 하고 계셨습니다.
스님 강연 행사에 수녀님까지 저렇게 열심이시라니..
정말 종교를 초월하여 오로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하는
그 마음이 느껴져서, 그것만으로도 벌써 '희망세상' 향기가 느껴지더군요.
강연 시작할 땐 청소년상담센터 소장 신부님께서 인사말씀도 하시고..
보기 좋았습니다.
스님께서는 역시나 예리한 통찰과 유려한 화술로
갖가지 질문들을 술술 풀어내셨습니다.
몇 가지만 적어보겠습니다.
▒ (시작전 동영상)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가 살아났는데
교회가면 하나님 감사합니다, 절에 가면 부처님 감사합니다
부엌에 싱크대에 물 떠놓고 조상님 감사합니다.. 그럽니다. 어떤 걸 해야 할까요?
스님: 농사일 할 때, 풀 뽑을 땐 호미 쓰고, 벼 벨 땐 낫 쓰고, 구덩이 팔 땐 곡괭이 쓰듯이
어느 하나만으로 모든 일을 할 수 없듯이 교회 가선 하나님, 절에 가선 부처님,
관세음보살 앞에선 관세음보살님, 지장보살 앞에선 지장보살님
무덤 앞에선 조상님 감사합니다.. 그래도 돼요.
▒ 스님: 어제 뉴스에 보니, 엘리베이터에서 여자 어린아이를 귀엽다고 안아주고 내려놨다가
성추행으로 처벌받게 되었더라. 아무리 본인은 그럴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그 아이는 싫었고, 두려웠다는 것이다. 폐쇄공간에서.. 그건 분명히 성추행 맞다.
그와 마찬가지로, 아무리 본인은 '사랑'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을 이해하는 마음 없이
일방적인 사랑, 이해에 기초하지 않은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폭력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사랑도, 단순히 배려가 아니라
이해가 뒷받침 된 용서이기 때문에 사랑인 것이다.
▒ 질문: 아이가, 왜 학교에 가야 하냐고 묻는데 뭐라고 대답해줘야 할 지..
엄마처럼 되지 않으려면 열심히 배워야 한다고 그랬는데..
스님: 그럼 안 되지. 그럼 엄마가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는 거 잖아..
그 엄마에 그 딸이면, 애가 열등감이 생기지. 그러지 말고
정말 모르면 모른다고 하세요. 엄만 그것도 몰라? 그러면
그래 엄마도 엄마가 가라고 해서 다녔고, 다른 애들도 다 가길래 나도 다녔고..
그렇게 그냥 아는 대로 답하면 돼요. 모르는 걸 아는 체 하려니까 괴롭지
모르는 건 그냥 모른다고 하세요. 그게 뭐가 어려워?
저도 모르면 모른다고 해요. (직전에 누가 우리나라 외침 수를 물었을 때 '그건 몰라요' 라고 하심)
선생님도, 애들이 질문하는 거 모르면 모른다고 하세요. 내일 배워서 가르쳐주면 되지.
선생님이 그것도 몰라요? 그러면 '난 몰라도 된다'
'우리도 몰라도 되나요?' 아니 너흰 알아야 한다.
'왜요?' 너흰 시험을 쳐야 하니까.. ㅎㅎ
(☞ 학교가기 싫다는 학생에게 주는.. '법륜스님의 모범답안' http://cafe.daum.net/santam/IQ3h/595)
▒ 스님: 아이는 몸은 다 갖춰진 상태로 태어나 영양만 섭취하면 성장이 되지만
정신적으론 백지상태로 태어난다. 마치 컴퓨터를 새로 사 온 것처럼..
그리고 그 아이의 심성이 형성되는데 3년이 걸린다. 그 컴퓨터에 프로그램 깔리듯,
한국아이는 한국 프로그램이 깔리고, 미국아이는 미국 프로그램이 깔리고..
이때 형성된 심성은 평생 바뀌지 않는다. 자기도 고칠 수가 없다. 어쩔 수 없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 '천성은 못 고친다'
그래서 육체적으로는 선천과 후천을 탄생시기로 나누지만
정신적으론 선천과 후천을 3살 되는 시점으로 나누어야 한다.
할머니가 키우면 할머니 심성이 아이에게 심어진다.
할머니가 키우면 엄마가 정신적 모체가 아니라, 할머니가 정신적 모체가 되어서
엄마와 정서적 교류가 어렵게 되고, 무의식적으로 정신적인 혼란이 생긴다.
심성으론 할머니가 엄마인데, 웬 딴 여자가 엄마라고 그래.
생물학적인 엄마가 중요한 게 아니다. 엄마는 '기른 자'이다. 생모가 엄마노릇을 해야 한다.
남자들 군대가는 것보다 중요한 건, 아이 3살까지 생모가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육아휴가를 3년을 주던지, 아이를 데리고 일할 수 있는 직장분위기가 허용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할머니한테 맡기면.. 엄마한테도 버림받은 아이는 열등감이 생긴다.
손주 잘 되길 바라면 며느리 마음을 편하게 해줘야지
며느리는 함부로 대하고 손주만 잘 되길 바란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생모가 키워도, 생모가 심리적으로 편안해야 한다.
아이는 엄마라는 거울로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부부싸움을 해도 엄마표정만 괜찮으면 아이는 둘이 장난하는 줄 알고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해도, 엄마만 흔들리지 않고 아이편에서 위로해주면
아이는 견딜 수 있다. 큰 일 난 것처럼 불안해 하지 말고..
심리적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키울 자신이 없으면
차라리 다른 사람한테로 입양시켜라.
(엄마노릇 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힘들긴 뭐가 힘들어?
다람쥐도 지 새끼 낳아 키우고
개들도 다 지 새끼 낳아 키우는데..
자기가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하니까 그런 거지.
▒ 질문: 위선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 때문에 괴로워요?
스님: 행동은 못 해도 말이라도 잘 하는 게 낫지
행동도 못 하고 말도 못하는 게 나아요?
세상은 원래 그렇게 그런 사람들끼리 모여 사는 거예요.
그리고 그 사람도, 머리로는 알아도 몸으론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말 따로 행동 따로 되는 것이고, 다 상대방 잘 되라고 좋은 소리 하는 거고..
그러니까 그걸 용인해야 하지.. (용인이 안 돼요)
아니 그럼, 용인 안 하면 어떻게 할 건데?
용인하고 안 괴로워 할래? 아니면
용인 안 하고 계속 괴로워 할래? ㅎㅎ
--- * ---
스님 말씀도 워낙 시원시원 하고 재미도 있고, 가끔 웃기도 하고 박수도 치고..
또 질문하시는 분들도 너무나도 솔직하고 진솔하게 자신의 고민과 문제를 드러내시고..
그렇게 두시간 반이 훌쩍 지나가고.. 스님 싸인회 하시고..
저는 강연을 듣고 오면서 생각했습니다.
지난 번엔 행복세상을 타이틀로 전국순회 강연을 하셨던 걸로 기억되고
이번엔 희망세상 만들기 강연인데, 왜 사람들은 행복이나 희망에 대한 질문은 하나도 안 하고
오직 고민거리와 스트레스와 갈등만 묻는 것일까? 괴로움만 묻는 것일까?
그런 것들.. 즉 괴로움이 없는 게 곧 행복이요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행복이나 희망, 뭐 그런 어떤 거창한 게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괴로움만 없으면 그것이 그대로 희망이요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어둠이 없으면 그것이 곧 밝음이다.'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시고 첫 번째 법문이 사성제, 즉 괴로움의 진리..
행복을 말씀하지 않으시고 괴로움을 말씀하신 이유 또한 바로 이것입니다.
이제 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부처님이 점점 가까이 오실수록
우리의 괴로움은 멀어지겠죠?
※ 먹고 사는데 정신이 팔려서 애한테 신경을 못 쓰면? <법륜스님> http://cafe.daum.net/santam/IQ3h/483
첫댓글 ..._()_...
귀한 시간 보내셨군요 ^^ 생생한 현장감 있는 이야기 너무 잘 보았습니다.. ^^
제가 사는 곳에도 며칠 전에 스님 강연이 있었었는데(울산 현대자동차 문화회관 강연이었습니다..
우리 집에선 자가용으로 30분 정도 거리이지요).. 개인 사정으로 가 보질 못했습니다.
다음 번의 기회를 기다립니다.. ^^ 스님 강연을 듣게 되면 질문해 보고자 했던 일들이..
이상스레.. 요즘은 아무 문제가 아닌 것처럼.. 제 자신의 어리석음이었구나 여겨지는 것을 보면..
아마 스님께서, 꼭 뵙고 조언을 받고 싶어했던 제 마음을 멀리서도 간파하시고,
제 마음의 눈을 뜨이게 도와주셨구나 하는 마음도 듭니다.. ^^ 믿거나 말거나 ^^
더욱 명확하게 콕 집어 이해하자면, 평소 법륜스님 즉문즉설 강연들 일목요연하게 잘 올려주신 지기님 덕분에..
가르침 늘 전해받아서 그렇지요 ^^ 상대가 아무리 잘못했다 하여도.. 스스로 참회하면 모든 게 편해진다던 말씀이..
아무리 노력해도 실천이 안 되던 말씀이었는데.. 조금씩 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
모두가 법륜스님과 지기님 덕분입니다 ^^
ㅎㅎ 고맙습니다, 연나임님..
스님께서 언젠가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어떤 괴로움이든지 간에, 그 원인을 남에게서 찾으면 해결의 길은 없지만
어떤 괴로움이든지 간에, 그 원인을 나에게서 찾으면 문제의 해결은 쉽다.
수행은 어떤 것인가? 남의 잘못은 논하지 않고
나의 잘못은 고쳐 가는 것.. 이것이
수행자의 자세이다, 라고요.
연나임님에게도 어느새 알게 모르게
법륜스님의 가르침, 부처님 가르침, 불법의 향기가 스며들고 있군요.
그 향기의 묘한 힘으로 더욱더 자유롭고 편안하고 행복한 나날 되시기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과 같이 _()_
용인하고 안 괴로워 할래? 아니면
용인 안 하고 계속 괴로워 할래? ㅎㅎ
말씀도 좋았지만 질문자들을 통해 저 자신을 직시하게 되었고...그 때문에 내내 마음이 무겁기도 하였지만...
그나마 속을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감사해야 되지 않겠나? 싶어서...
이내 다시 힘을 내기로 하였습니다...스님이야 원래 내공이 대단하신 분이라서 그저 감사드리는 마음 뿐이고...
특별히 오늘은 처음으로 질문자들에게 정말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덟 분이었으니...팔면으로 둘러 쳐진 거울 속에 머물다가 나온 셈이지요...
역시 사람과 사람의 소통 공간은 영상기술로는 불가능한 특이한 힘이 숨어 있는 듯합니다.
남의 잘못은 논하지 않고 나의 잘못은 고쳐가는것....감사합니다.
수행의 목표는 평온이며, 수행의 선물도 평온입니다.
평온하여 안락하니, 이를 일러 평안이라 하지요.
옴 샨띠.. 늘 평안하소서 _()_
이해의 깊이가 다르군요.
법륜,,,,가히 대승적입니다.^^
예, 참으로 대단하시더군요..
스님과 동시대에 살고 있음에 고마운 마음이랍니다 ^^
법륜스님 감사합니다 햇빛엽서님 감사합니다 좋은인연입니다_()_
고맙습니다, 정법화님 _()_
저도 작년에 청주고인쇄박물관, 용인문예회관,오산시청,평택남부청소년문화센터,대전정토회,안성시민회관,
법륜스님 오시는 몇 곳에 가서 뵙고왔지요. 바쁘신중에도 사진촬영 부탁하니 들어주셔서 스님과 함께 찍은 사진 컴 앞에 두고 보고만 있어도 행복함이 저절로...용인에 갔을 때는 스님강연을 들은 소감을 묻는 동영상도 촬영하여 희망세상만들기 까페에도 올려지고...기분 만땅!!였었답니다. 아~,그런데 유명인(정치인,연예인)들 억울할 때 소설을 쓴다는 말을 들을때면 그래도 무언가 있으니까 그렇게 썼지 설마 없는 말 지어내서 그랬을까 했는데 와~아 진짭니다.
오산시청에서 강연하신 다음날 아침 중앙일보를 보는데 1면첫머리에 법륜스님 사진과 함께 큼지막하게 실렸기에 반가움에 읽어내려가다 이건 기사를쓴게 아니라 정말 소설을 썼다는게 맞을정도로 허구와 사실을 묘하게 섞어서(거의 사기꾼수준) 썼더라구요.그다음날로 중앙일보 끊으려다 선물 받고 1년간 약정한 때문에 에~휴,사람에 대한 배신감은 느껴봤어도 언론에 대한 것은 처음이라 황당하더라구요. 세상에 속지 않으려면 정말 수행의 끈 놓치지말고 단단히 매어놓아야 할거 같습니다. 뒤에 평택에 오셨을 때는 웃으시며 혹시 신문기자분 이자리에 계시냐고 가볍게 물으시더라구요. 어차피 있으나 없으나였겠지만....
맞습니다. 기자들이 그런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기사와 뉴스를 만들고
그런 신문과 방송.. 언론들이 우리 사회의 여론을 좌지우지하고
그런 분위기로 우리의 오늘과 미래의 방향이 결정되고 있음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두렵기조차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