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한국을 대표하는 서정시인 김소월(金素月 1902~1934)의 '진달래 꽃' 한 귀절이다. 평안북도 땅, 분지로 형성된 낮은 구릉을 따라 영변(寧邊) 서쪽에 위치한 약산(藥山)에 오르면 관서 팔경(關西 八景)중 하나인 약산 동대가 바다를 향해 서있다고 전한다. 이름 그대로 몸에 좋다는 '돌미나리 명나물 마타리 햇닢 두릅' 등이 많이 나서 약산이라 불리워진다. 토양이 특이해 '달래'도 연한 빛깔을 드러내는 '연달래'가 아니라 붉고 짙어 진짜 '진달래'가 피는 곳.
천재 시인 소월은 비록 설흔 두살에 요절(夭折)했지만 그가 남긴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못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엄마야 누나야' '금잔디' '산유화' 등 향토색 넘치는 시의 향기는 오늘도 우리 가슴에 그윽하게 남아있다. 평소에 술을 즐겼던 그에게 약산은 풍광이 뛰어나 아름다운 시를 읊는 훌륭한 터전이 되었으리라.
영변 약산의 바로 오른편에 자리잡고 있다는 핵시설이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는 즈음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당국과 영변 핵사찰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키야(天野之弥) 사무총장이 영변 핵시설에 대한 IAEA 사찰팀의 복귀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전한 바 있다. 핵안보를 염두에 두고 2010년 말 북한 당국의 초청으로 영변 핵시설을 목격했던 헤커 박사는 영변 핵시설 이외의 어딘가에 또다른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고 언론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또한 영변의 핵시설의 오염 정도가 원전을 폐쇄해야 할 만큼 심각하다는 전문가의 비판도 나왔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10년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영변 핵시설을 방문했을 당시에 핵시설과 방사선 차단 및 폐기물 처리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던 기억을 되살려 그 위험성을 제기하였다. 한반도에서는 핵안보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현실인데 만일 핵시설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는 국제적으로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은 물론 당장 한반도에 치명적인 재앙으로 기록될 것이다.
사진:북한군의 열병 훈련 모습(출처:미국 Political News Now MB Snow at February 29, 2012)
소월(素月)의 시에 나타난 영변에는 4월중순부터 약산 일대가 흐드러진 진홍빛 진달래로 물들이며 피었다가 다시 떨어진 꽃잎들이 바람에 날리고 냇가에 씻겨 떠내려 갈 터인데 소월의 맑은 시정신은 계곡에 남아 떠돌다 산하에 스며 들어 긴 세월 동안 침묵 속에 잠겨있다. 그의 영혼이 다시 돌아온다면 과연 오늘날의 핵분쟁이 벌어지는 영변땅을 어떤 표정으로 지켜볼 것인가. 그는 영변에서 평생을 민족 시인으로 살다가 1934년 어느 추운 겨울날 일제의 폭압에 못이겨 부인과 함께 밤새워 술을 마신 뒤 음독 자살로 유명(幽明)을 달리한다.
그의 애틋한 시심(詩心)이 머물고 있을 무덤가에 접동새 우는 봄이 오면 꽃은 피는가. 강변에 앉아 죽은 혈육을 그리던 그가 지금은 누렇게 변색된 시집 속에서 따뜻한 남쪽땅 섬진강가로 돌아와 운다.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津頭)강 가람(江)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마을에 와서 웁니다. -중략- 야삼경(夜三更)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산 저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김소월 작 '접동새'1923년)
봄이 오면 사랑과 이별의 애끓는 정한을 산꽃의 혼에 실어 노래한 산유화의 귀절이 다시 스쳐온다.
"산에는 꽃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없이 꽃이 피네 ~."
역설적(逆說的)으로 1967년 독재자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에 의해 민족 시인으로 재평가(?) 되었다는 그가 묻힌 영변 곽산면 진달래봉에는 조선 작가 동맹원의 이름으로 다음과 같은 시비(詩碑)가 세워져 있다고 전해 내려온다.
'김소월!
그대의 주옥같은 노래는
인민들의 가슴에 자랑 높이 울리고
향토와 인민에게 바친 애국정신은
조국만년에 빛나리라'
사진 : 평안북도 영변읍 청옹성 영변 북문
사진:남산 소월길에 서있는 소월시비
*봄이 오는 서울의 풍경은 어떻게 변해가는지 궁금합니다.
라스베가스에서 새롭게 컨벤션 여행에 관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올봄에는 뒤운동장에서 만나기를 희망하면서..
라스베가스 현지 여행사 원더풀 베가스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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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준하, 오랜만에 이 이름을 올리네. 한번도 같은 반에 있은적 없었지만 기억하는 이유. 양승학선생님의 화훼원예... 개인마다 화분을 가지라 했을때 준비못했던 나는 아무 친구의 꽃(그땐 나팔꽃 이었지)을 훔쳐다 내 화분에 심었지. 그런데 영악한 준하는 꽃잎뒤에 자기의 이름을 새긴 것을 내가 몰랐고 결국 나를 찾아내어 사과를 받고야 말았지. 친구여, 기억하는지 모르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친구의 유일하고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억이라네... 40여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생생한 기억... 가끔 친구가 올리는 글을 보며 그때 그 얼굴을 알아 볼 수 있을까(우연히 마주 칠때) 종종 생각한다네... 건강하시게.
나팔꽃에 얽힌 중학교 시절 이야기를 들으니 감개무량하네. 기억이 어렴풋이 나네 그려. 그 잘난 나팔꽃 지금 어디에 가 있는가. 씨앗으로 살아남아 어딘가에서 나팔꽃으로 다시 피어날걸세. 올봄엔 그 나팔꽃 찾으러 한성 교정을 들춰봐야겠어. 그럼 꽃잎뒤에 짙은 글씨로 새겨놓았다던 내이름 석자 확인하고 김춘조 이마의 주름살 바라보면서 막걸리 한사발 나누세. 나팔꽃이 우릴 보며 활짝 웃을것 아닌가. 어언 40년이 지나버렸네. 저런! 쯧쯧~
준하야! 미국서 잘지내고 있는겨? 오래간만에 얼굴을 보니 반갑다~~~ 모국인 한국을 생각하는 마음 변치말도록 ~~~ 가정 화목하시고~~~
CIA 지부장님, 안녕하신지? 오늘도 관할에서 검은세력들 색출작업에 여념이 없겠네. 미국 CIA 본부에서 중부경찰서에 표창장 전달하라고 연락왔던데,,, ㅋㅋㅋ 잘 지내시게.
중학교 1학년 때 3반 백찬기선생님 담임반이었는데 (김소월의 산유화던가) 가르치던 국어선생님 별도로 있었지, 칠판글씨가 명필이신데 뿔테 안경에 키가 짧막한(남상설 말구) 동안의 얼굴을 한 젊은 국어과 선생님 이름 아시는 분 혹시 있는지요? 생각나면 알려주길...
장 석인?
준하,잘하면 조만간 함 볼것 이다.
장석인 선생님은 수년전에 샌프란시스코 미국교회에서 목사님 사역 중이셨는데.. 감동 상봉하지 않았겠니! 나와는 절친(?)이었잖니. 그 선생님은 우리가 고등학교 시절에 배웠지. 조만간 본다니 반갑네. 어디에서 볼까 궁금하네. LA? 라스베가스? 서울? 제일 가고싶은 곳은 해군시절 구축함 출항하던 제2부두 진해 앞바다, 거기서 만나면 안될까? 벚꽃 흩날리는 통제부앞 경화동 4거리에서 아구찜에 쏘주 한잔은 어떠한가~ 건강 잘 챙겨서 사는 동안 오래 오래 만나자꾸나.
DD 경남함 에서..163기 밑으로 다 모여..ㅎㅎ
6월 초 쯤 엘에이..어때?
장 석인 선생님이 고닥교샘 이었구나..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