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3. 22. 선고 2005추62 전원합의체 판결 〔승진임용직권취소처분취소청 구〕<울산 북구청 승진처분취소 사건>
[1]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1항에서 정한 지방자치단체장의 명령․처분의 취소 요건인 ‘법령위반’에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2] 하급 지방자치단체장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불법 총파업에 참가한 소속 지방공무원들에 대하여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은 채 승진임용하는 처분을 한 것이 재량권의 범위를 현저히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한 처분인지 여부(적극) 및 상급 지방자치단체장이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1항에 따라 위 승진임용처분을 취소한 것이 적법한지 여부(적극)
[1] [다수의견]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1항 전문은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관한 그 장의 명령이나 처분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현저히 부당하여 공익을 해한다고 인정될 때에는 시․도에 대하여는 주무부장관이, 시․군 및 자치구에 대하여는 시․도지사가 기간을 정하여 서면으로 시정을 명하고 그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아니할 때에는 이를 취소하거나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항 후문은 “이 경우 자치사무에 관한 명령이나 처분에 있어서는 법령에 위반하는 것에 한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1항 전문 및 후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관한 그 장의 명령이나 처분이 법령에 위반되는 경우라 함은 명령이나 처분이 현저히 부당하여 공익을 해하는 경우, 즉 합목적성을 현저히 결하는 경우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시․군․구의 장의 사무의 집행이 명시적인 법령의 규정을 구체적으로 위반한 경우뿐만 아니라 그러한 사무의 집행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게 되는 경우를 포함한다고 할 것이므로, 시․군․구의 장의 자치사무의 일종인 당해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에 대한 승진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게 된 경우 시․도지사는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1항 후문에 따라 그에 대한 시정명령이나 취소 또는 정지를 할 수 있다.
[대법관 김영란, 박시환, 김지형, 이홍훈, 전수안의 반대의견] 헌법이 보장하는 지방자치제도의 본질상 재량판단의 영역에서는 국가나 상급 지방자치단체가 하급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 처리에 개입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1항 후문은 지방자치제도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지 않도록 헌법합치적으로 조화롭게 해석하여야 하는바, 일반적으로 ‘법령위반’의 개념에 ‘재량권의 일탈․남용’도 포함된다고 보고 있기는 하나,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1항에서 정한 취소권의 행사요건은 위임사무에 관하여는 ‘법령에 위반되거나 현저히 부당하여 공익을 해한다고 인정될 때’, 자치사무에 관하여는 ‘법령에 위반하는 때’라고 규정되어 있어, 여기에서의 ‘법령위반’이라는 문구는 ‘현저히 부당하여 공익을 해한다고 인정될 때’와 대비적으로 쓰이고 있고, 재량권의 한계 위반 여부를 판단할 때에 통상적으로는 ‘현저히 부당하여 공익을 해하는’ 경우를 바로 ‘재량권이 일탈․남용된 경우’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므로, 위 법조항에서 ‘현저히 부당하여 공익을 해하는 경우’와 대비되어 규정된 ‘법령에 위반하는 때’의 개념 속에는 일반적인 ‘법령위반’의 개념과는 다르게 ‘재량권의 일탈․남용’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가사 이론적으로는 합목적성과 합법성의 심사가 명확히 구분된다고 하더라도 ‘현저히 부당하여 공익을 해한다는 것’과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였다는 것’을 실무적으로 구별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까지 보태어 보면,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1항 후문의 ‘법령위반’에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포함된다고 보는 다수의견의 해석은 잘못된 것이다.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용담, 김황식의 보충의견] 행정청이 재량권을 행사함에 함에 있어서는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행위를 할 것이 요청되고, 행정청이 행정행위를 함에 있어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나 일탈․남용한 경우에는 법이 정한 한계를 벗어나지는 않는 범위 내에서 재량을 그르쳐 단순히 부당함에 그치는 경우와는 달리 그 행정행위는 위법한 행위로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1항 전문도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명령이나 처분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현저히 부당하여 공익을 해한다고 인정될 때’라고 하여 위법한 경우와 위법은 아니지만 공익을 해함으로써 단순히 부당한 경우를 나누어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반대의견이 지적하는 것처럼 자치사무의 집행이 ‘현저히 부당하여 공익을 해하는 경우’를 곧바로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고, 이것이 재량권 일탈․남용이 되기 위해서는 현저히 부당하여 공익을 해하는 것에서 나아가 법의 규정뿐만 아니라 일반조리, 평등의 원칙, 비례의 원칙, 신뢰보호의 원칙 등 법 원칙의 위배 여부까지 고려하여야 한다. 이처럼 ‘현저히 부당하여 공익을 해하는 경우’와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어 위법한 경우’가 명백하게 구분되는 이상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1항의 법령위반에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 인한 재량권 행사의 위법을 제외할 이유가 없다.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양승태의 보충의견] 지방자치단체장이 소속 정당의 정책이나 정강에 따라 시정을 펴는 것은 당연하고 이는 선거에 의해 그를 선출한 지역 주민의 바람이기도 하겠으나, 그의 권한은 반드시 법률이 허용한 범위 안에서 행사되어야 하고, 이를 핑계로 법률의 테두리를 넘어서는 것까지 용납될 수는 없으므로, 법률이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일정한 재량을 부여하고 있는 경우에도 자신의 정책이나 정강을 편다는 미명으로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하여서는 아니되는 것은 당연하다. 일반적으로 재량권의 일탈․남용은 위법, 즉 ‘법령위반’에 해당하고, 그것이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에 관한 것이라고 해서 다를 바가 없어 위법하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위법한 권한 행위에 나아가는 경우에는 국가나 상급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감독권을 발휘하여 이를 시정하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고, 이는 국법질서를 유지할 책임이 있는 국가 등의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거니와, 사안에 따라서는 국가 등이 직접 개입하지 아니하면 그 시정이 어려운 경우도 있는바, 지방자치법 제157조는 국가 등이 바로 이러한 기능을 하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규정이므로 그 제1항 후문의 ‘법령위반’에서 재량권의 일탈․남용을 제외하여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이홍훈의 보충의견] 지방자치법 제157조는 위법․부당한 행정처분에 대한 국민의 권리구제를 위하여 그 대상적격의 범위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고, 국가나 상급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에 대한 지도․지원이란 한도 내에서 시정조치를 할 수 있는 통제 관여범위에 관한 규정인바, 그 통제의 범위에 관하여는 헌법과 지방자치법이 보장하고 있는 자치권의 확보를 위하여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므로, 그 ‘법령위반’의 개념은 일반적인 ‘위법’의 개념과는 달리 좁은 의미에서의 형식적인 ‘법령의 위반’으로 풀이하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위 조문의 문리해석상 위 법조문이 ‘법령위반’과 별개로 ‘현저히 공익을 해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의미는 단순한 부당행위는 국가나 상급 지방자치단체의 통제의 범위대상에서 아예 제외하고 ‘재량권의 일탈․남용’ 등 현저한 부당행위의 경우에 한정하여 통제하려는 취지로 보아야 한다.
[2] [다수의견] 지방공무원법에서 정한 공무원의 집단행위금지의무 등에 위반하여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불법 총파업에 참가한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들의 행위는 임용권자의 징계의결요구 의무가 인정될 정도의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명백하므로, 임용권자인 하급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는 위 공무원들에 대하여 지체 없이 관할 인사위원회에 징계의결의 요구를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급 지방자치단체장의 여러 차례에 걸친 징계의결요구 지시를 이행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승진임용시키기에 이른 경우, 하급 지방자치단체장의 위 승진처분은 법률이 임용권자에게 부여한 승진임용에 관한 재량권의 범위를 현저하게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한 처분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상급 지방자치단체장이 하급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기간을 정하여 그 시정을 명하였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자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1항에 따라 위 승진처분을 취소한 것은 적법하고, 그 취소권 행사에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대법관 김영란, 박시환, 김지형, 이홍훈, 전수안의 반대의견] 승진처분은 한 공무원의 일순간의 과오만이 아니라 근속기간이나 경력, 근무성적, 상훈 등을 두루 살펴서 행하여지는 것으로서 임용권자의 판단과 재량이 전적으로 존중되어야 하는바, 하급 지방자치단체장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불법 총파업에 참가한 소속 공무원들에 대하여 징계의결 요구를 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들을 승진임용시킨 경우에 있어서, 당시 위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의결요구 중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차 그들이 어느 정도의 징계를 받을지 아니면 징계를 받지 않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위 공무원들의 공적 등 다른 어떠한 사정도 고려함이 없이 단지 그 임용권자인 하급 지방자치단체장이 그들에 대한 징계의결요구를 하였어야 하나 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위 승진처분이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1항에 따라 상급 지방자치단체장에 의하여 취소되어야 할 정도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또한 자치사무에 대한 국가 또는 상급 지방자치단체장의 취소권의 행사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적인 책임 수행을 제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취소권 행사의 구체적 결과가 자치사무 수행에 관한 지방자치단체의 결정권을 크게 위축시키거나 무의미하게 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넘어선 경우 그 취소권의 행사가 오히려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게 되는바, 상급 지방자치단체장이 위 조항에 따라 하급 지방자치단체장의 위 승진임용처분을 취소함에 있어, 위 공무원의 비위 정도가 겨우 불문경고를 받을 만큼 경미하였다는 사정이나 그들에게 승진임용을 저해하는 사유 외에 승진임용을 수긍하게 하는 공무원 개인의 근무성적과 같은 구체적인 인적 사정 등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위 승진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점에 관하여 충분히 숙고하고 판단한 끝에 이에 대한 취소권을 행사하게 된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위 불법 총파업에 참가한 다른 공무원들과의 전국적인 징계의 형평성이나 공직사회 또는 일반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 정책적 목적에서 이를 행사한 것임을 숨길 수 없기 때문에, 그러한 취소권 행사는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용담, 김황식의 보충의견] 하급 지방자치단체장이 징계사유가 있는 소속 공무원들에 대하여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은 채 행한 승진처분이나 지방자치법 제157조 제1항에 따라 위 승진처분을 취소하는 상급 지방자치단체장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위 공무원들에 대한 사후의 징계 결과 불문경고에 그쳤다는 사정 하나만을 참작하여서는 아니 되고, 징계사유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과정, 그에 의하여 침해되는 법익의 성격과 그 정도, 위 행위가 국가․지방 행정조직․국민에게 끼치는 영향, 행위자의 직위 및 수행직무의 내용, 평소의 소행과 직무성적, 승진처분 당시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명백하였는지 여부 등 여러 사정을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하는바, 다수의견은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하급 지방자치단체장의 승진처분이 재량권을 현저하게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본 것이다. 더욱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불법 총파업에 참가한 소속 공무원들의 행위는 그 임용권자에게 징계의결요구 의무가 인정될 정도의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명백하였으므로 임용권자인 하급 지방자치단체장이 그 의무를 이행하였더라면 지방공무원임용령 제34조 제1항 제1호의 제한규정으로 인해 위 공무원들의 승진임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었는데, 하급 지방자치단체장이 징계절차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채 오히려 위 공무원들을 승진시킴으로써 위 제한규정을 잠탈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는 점에서도 그 재량권 일탈․남용의 정도가 매우 심하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