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192]
나는 어려웠던 해외 근무 영어 자격시험에 합격했지만, 낮은 인사고과로 인해, 해외 근무는커녕 해외 업무연수조차도 갈 수 없었다. 따라서 나는 우물 안에 있는 개구리같이 생각되었고, 해외에 대한 궁금증만 점점 커져 갔다. 그 당시는 해외 여행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여행사만 잘 고르면, 여행경비가 아주 저렴한 패키지 해외여행상품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자비를 들여 해외여행을 하기로 했다. 나는 94년 가을에 휴가를 내어 나의 첫 해외 여행지로 서양문명의 발상지인 유럽여행을 다녀오기로 계획을 세웠다. 불란서와 이태리, 스위스, 영국의 4개국 여행이었다. 요즘은 환율과 물가 때문에 여행경비가 기백 만 원이 훨씬 넘어가지만. 당시 내가 지급한 경비는 9박 10일 유럽여행에 불과 팔십오만 원이었다. 물론 당시 물가는 쌌다.
김포에서 홍콩을 거쳐 런던 히드로 공항까지 브리티시 항공을 타고 갔다. 비행기에서 일박하는 긴 여행이었다. 나는 심심한 김에 친절해 보이는 아주머니 스튜어디스에게 맥주를 수도 없이 주문해 마셨다. 아마 브리티시 항공사상 손님 중에 내가 비행기에서 맥주를 제일 많이 마셨을 것이라고 얘기했더니 마음씨 좋은 스튜어디스가 함빡 웃어 주었다.
언젠가 국적선 항공기에 탑승하여 스튜어디스에게 맥주를 여러 캔 주문했더니 눈치를 주면서 와인을 대신 권유하는 일이 있었다. 한때는 전 세계에 걸쳐 해가 지지 않았다는 대영제국의 항공사와 오랜 초근목피 시대를 거쳐야 했던 대한민국 항공사의 스케일 차이인 것 같았다.
히드로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환승하여 도버해협을 건너 파리 오를리 공항에 내려 첫 방문지인 파리 구도심 관광을 시작했다. 오를리 공항에 내리니 파리는 이상야릇한 새벽안개에 쌓여 있었고, 예술의 도시답게 어딘지 멜란콜리하고, 묘한 시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누군가 파리를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걸작품”이라고 했듯이, 파리는 무어라 적절한 표현을 할 수 없을 만큼 독특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12세기부터 무려 2백 년에 걸쳐서 완성된 고딕양식의 대표작 노트르담사원과, 17세기의 루이 13, 14세 때 건축된 베르사이유 궁전을 비롯한 화려하고 웅장한 건축물은 많은 천연 대리석을 필요로 했다. 소요되는 천연 대리석들 중 부족한 분량은 이태리 북부 및 알프스산과 피레네산맥 멀리 아프리카에서까지 채석해 배로 실어 날랐다고 하였다. 세계의 도시 파리야말로 이처럼 고대와 중세, 근대와 현대, 미래가 함께 숨 쉬는 공간으로 낭만과 고독, 꿈과 사랑의 도시이며 도시 전체가 거대한 인류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무수한 대리석 조의 장엄한 건축이 이루어지기까지에는 봉건 왕조시대의 수많은 국민과 노예들의 피와 땀이 동원되었다. 파리는 서울처럼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산이 하나도 없는 평원지역이다. 그런데도 세계 4위의 밀집된 인구가 발생하는 엄청난 공해가 전혀 문제를 일으키지 아니한다. 그 이유를 알고 보니 파리 동쪽 외곽에 뱅센 숲이 있고, 서쪽으로는 불로뉴 삼림공원이라는 거대한 녹색 벨트가 형성되어 있어, 도시에서 뿜어 나오는 오염을 흡수하고 제거하는 필터 역할을 적절히 해 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첫댓글 우왕~~ 다저스님이 인생 이야기에서 이젠 세계 이야기로 그 무대를 넓혀 주시네요.
흥미진진 기대가 됩니다.
저는 유럽은 동유럽(중부유럽) 3개국, 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 이렇게만 갔다 왔어요.
서유럽부터 가는 것이 보편적인 순서인데, 저 세 나라가 더 가고 싶어서 갔었고,
서유럽은 퇴직 후에 가지, 했었는데
딸이 있는 미국부터 두 번 가게 됐었고
그리고 나서는 이젠 건강 문제가 발목을 잡네요.
크게 아프고 나니 우리나라 땅을 벗어나기가 꺼려져요.
혹여 여행 중 건강 상 문제가 발생한다면 해외에서는 대처가 힘드니까요.
서유럽, 더 늙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데..
제 주치의 교수님은 어디든 자유롭게 가도 된다 하셨으니, 건강 잘 챙기며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
파리와 로마는 가 볼만합니다. 저도 체코의 프라하를 가 보고 싶었습니다마는 이제는 해외여행에 관한 갈증은 1%도 없습니다. 그 보다는 좋은 분들하고 1대1로 만나서 좋은 음식과 정담 나누는 것이 가장 행복해지는 것 같습니다. 달님은 보니 아직 해외여행에 관한 갈망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파리는 한번 가보시고 노르웨이나 핀란드의 북구라파의 피요르드도 볼만하니 가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북구는 가보지 못했습니다마는 KBS의 여행프로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보니까 좋은 것 같았습니다. 나이 들어서는 여행도 막노동처럼 힘들 것 같아요ㅡ
제가 제일 가보고 싶었던 것은 러시아의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끝없이 이어지는 자작나무수해를 보고 싶었고 얼음바다 캄챠카해 가까이 있는 러시아 서쪽 북단 원주민마을에서 석양의 해가 지는 신비스런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경치보다는 인간과의 사랑의 교류가 더 소중하고 저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ㅡ
학교다닐때 세계사를
유독 좋아 했기에 저는
비록 패키지 여행이었지만
유럽 여행 하며 미술관, 궁전, 성당 들을 관람 하는게 참 좋았는데
자유여행 하신 선배님의
서유럽 여행기가
기대됩니다~^^
8등신 미스코리아시고 5060의 최고가수이신 보라님 감사합니다. 여행을 많이 다녀 오셨군요. 여행은 견문을 넓혀주고 두뇌를 향상시키는 것 같습니다. 저의 부족한 서유럽 여행기를 읽어 주신다니 과분합니다ㅡ
ㅎㅎ
에피소드 부~~자님이신
다저스님께서
이제는 저희에게 유럽을 구경시켜 주시는군요.ㅎ
아주 좋아요..ㅎㅎ
세상에 94년도에 9박 10일을 85만원에 가셨다니
정말 거저 가신거네요.
저는 첫 유럽여행을
서유럽 4개국으로
2000년도에 270만원에 다녀왔습니다..
5년후에 다른 모임으로 또 서유럽을 가서
두번 다녀왔네요..
여행기 계속 기대합니다..ㅎㅎ
팝힐의 대모이시고 총무이신 샤론님 정말 그 당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여행사의 치열한 경쟁 덕분에 거의 공짜 여행을 갔다 왔습니다. 샤론님은 두번 서유럽을 갔다 오셨지만 아마 두 번 다 느낌과 경험은 다소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사마다 들리는 음식점이나 숙소, 관광지관람은
여행사마다 약간씩 다르니까요ㅡ
@다저스 처음 갔을 때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고.
그야말로 놀라움 그 자체였어요..
두번째로 갔을 때는
확실히 감동은 떨어지더군요.
그래도 여기저기 다녀 본 소감은
서유럽이 단연 최고이더군요..
샤론님 말씀하시는 것이 바로 적응이고 내성의 효과입니다. 남녀가 신혼초에는 상대방에 대해서 너무 환상적이고 경이로운 구석을 느끼지만 얼마 안 있어 상대방의 결점이 보이고 싫증을 느끼게 되는 그런 컨셉과 비슷합니다ㅡ여행도 캐나다록키의 벤프와 레이크루이스등을 관광하면 다른 경치들은 한 수 아래로 그래이드가 낮아지듯이 샤론님의 두번째 유럽여행은 신선도와 흥미가 많이 떨어졌던 것입니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