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금) 집 떠난 지 여드렛 날
사실 숙소를 옮기고 오전에 시내를 다니다가 왓보 거리(Wat Bo Street)에서 찬이 자전거가 고장이 났다. 체인이 끊어지고 얽혀서 뒷바퀴가 구르질 않는다. 길거리 수리점 손을 빌려야 한다. 중고 자전거다보니 조금만 오래 타거나 무리하게 힘을 주면 어딘가 탈이 나게 마련이다. 자전거 타기가 일상화된 중국에서는 자전거 수리점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캄보디아 씨엠리업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물어서 수리점을 찾았다. 거의 노점상 수준이다. 거의 한 시간에 걸려서 또닥 또닥 고쳤다.
라이글과 약속 시간 맞추느라 내가 먼저 몽로얄까지 다녀온 뒤에 다시 찬이를 데리고 식당으로 갔다. 현지에서 휴대폰이 없으므로 불편을 감내해야 한다. 수리비는 1 달러 달라고 한다. 4,000 리엘 주었다. 귀국후 최근에 두 번이나 내가 타고 다니는 자전거를 고쳤다. 한번은 뒷 바퀴 축을 갈고 브레이크 줄을 가는데 2만원 들었고, 그저께는 찬이 자전거 기어 변속이 안되어 손을 보느라 9,000 원이 들었다. 자전거 값보다 수리 비용이 훨씬 많이 들어간다. 하긴 비용이 들더라도 자전거포가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서울 시내에선 자전거가 고장이 나면 수리할 가게 찾기가 여간 힘드는 게 아니다. 전문가들은 아예 응급 수리 도구를 가지고 다니지만 평범한 출근용 자전거 이용자들은 불편하다. 요즘 내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거리가 8km 쯤 된다. 그 사이에 자전거포가 없어 만약 고장이라도 난다면 몇 킬로미터를 끌고 가야 한다.
자전거 고장은 처음이 아니다. 이튿날(8월 2일) 2인용 자전거 뒷 페달 소리가 좀 이상했다. 그래서 미니 게스트하우스에 가서 다른 자전거로 바꾸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요란한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결국 6번 도로에 있는 또 다른 길거리 수리점에 맡겨야 했다.
어제보다 기술이 부족해 보인다. 부부가 함께 뜨거운 땡볕 밑에서 고친다고 끙끙거린다.
이 집에서는 수리비 2,500 리엘 달라고 한다. 하긴, 자전거 수리 같은 경우 정해진 요금이 없이 부르는 대로 돈을 주어야 한다. 빌린 자전거를 고쳐가며 타고 다닌 셈이다.
* 여행일자 : 2008년 7월 25일(금)-8월 24일(일) 30박 31일
* 여행장소 : 포항-서울-태국 방콕-아란-캄보디아 뽀이뻿-씨엠리업-바탐봉-씨엠리업-태국 방콕-타이완 타이중-컨띵-까오슝-타이페이-서울-포항
* 함께 여행한 이 : 연오랑 세오녀 찬이 가족여행
* 환전 : 1달러=1,012.38(2008년 7월 외환은행 사이버환전 70% 우대)
1달러를 4,120 리엘로 바꾸다(2008년 7월 28일, 씨엠리업 HK 환전소)
* 1994년부터 시작된 연오랑의 아시아 여행은 벌써 서른 네 번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여행기는 <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
http://cafe.daum.net/meetangkor
첫댓글 날씨도 더웠는데 약속시간 맞춰서 오시느라고 고생하셨어요. 자전거가 고장났대서 얼마나 놀랐는지 ㅋㅋ 그래도 역시 좋은 추억이죠??! :)
그땐 정말 환율이 정말 좋앗내여 지금 저주 받은 환율로 절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