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의 비밀
성경은 가끔 신실한 성도에게 깊은 고뇌를 주기도 한다. 이 말씀이 무슨 뜻인가 헤아려 은혜를 누리고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풀어내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요한복음 21장 11절에 나오는 물고기 153마리도 그런 부분 중 한 곳이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3번째 나타나신 장소는 갈릴리(디베랴)호수이다. 제자들은 3년 전 주님의 초청으로 제자가 되어 주님을 따랐으나, 뜻밖에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셨다. 당황스러워 갈피를 잡지 못한 베드로는 다른 제자 6명과 함께 갈릴리 호수로 고기를 잡으러 갔다.
밤새워 그물을 던졌으나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다. 새벽이 되어 호수가에 주님이 오시어 “배 오른편에 그물을 던져보아라” 말씀하셔서 그물을 던졌는데 큰 고기 153마리가 그물이 찢어질만큼 잡혀 있었다. 기독교 역사 2천년 동안 많은 이들이 153이라는 숫자에는 숨겨진 코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 비밀을 풀어내고자 했다.
5세기의 탁월한 신학자 어거스틴은 1부터 17까지의 숫자를 더하면 153이 된다는 점에 착안하여 17은 10+7인데, 10은 십계명을, 7은 하나님의 영을 나타내는 완전수 7임을 부각하고자 했다. 한편 1부터 17까지 한 행에 점 하나씩을 찍어내려가면 삼각형 모양이 나오는데 삼각형은 삼위일체를 상징한다는 해석을 내놨다.
알렉산드리아의 시릴은 153은 100, 50, 3의 합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100은 이방인의 충만함을 상징하고, 50은 이스라엘의 남은 자를 의미하며, 3은 삼위일체를 뜻한다고 풀이했다. 어떤 학자는 153은 물고기 종류의 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어떤 이는 숫자를 알파벳으로 변환하여 의미를 모색하는 게마트리아(gematria)기법을 차용하여 비밀을 풀겠다는 학자도 있었다.
이러한 노력들은 결국 153이란 숫자는 하나님이 제시한 완전 수로서 그 속에 하나님의 특별한 계시가 숨어있을 거라는 결론을 도출하고자 함이다. 물론 153이라는 숫자는 단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많음을 상징하는 단순한 수라는 주장도 없지 않다. 결론적으로 153이라는 숫자에 의미를 부여한 하나님의 뜻이 있다면 종말의 때에나 알 수 있을 것이다.
갈릴리 바다로 다시 물고기를 잡으러 간 7명의 제자에게 예수님은 3년 전과는 달리 “배 오른 편에 그물을 던지라”고 말씀하셨다. 3년 전에는 그들에게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할 터이니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에 제자들은 배와 그물을 버리고 따랐다. 3년이 지나 주님은 “그물을 던지라”고 말씀하시는데, 이 말씀 역시 주님이 제자들에게 “내게 오라!”고 초청하시는 말씀이라는 진리에 착안해야 한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