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으로 지키는 건강 (12)안면경련
눈꺼풀부터 심하면 얼굴도 떨려
환자마다 경련 범위·빈도 달라 방치 땐 안면근육 위축 나타나
스트레스 등 정신적 문제 원인
봉독으로 혈액순환 개선하고 한약 먹으며 기체증 해소해야
안면경련이란 눈과 입을 중심으로 얼굴 주변의 근육이 의도하지 않게 떨리는 증상을 지칭한다. 가볍게는 일시적으로 눈꺼풀 주변이 살짝 떨리는 증상부터, 심하게는 얼굴 전체가 하루 종일 떨리는 경우까지 환자마다 경련의 범위와 빈도가 천차만별이다. 일시적으로 경련이 잠깐 발생했다가 사라지는 때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경련이 더욱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경련 증상을 오래 방치하면 안면근육의 위축 또는 강직 현상 등 2차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료진과의 상담이 필요하다.
안면경련의 양상은 환자마다 다르다. 얼굴이 떨린다고 해서 모두 같은 질환으로 진단하는 것은 아니다. 안면경련을 유발하는 질환은 정말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안면근육파동증’ ‘안검연축’ ‘반측안면경련’ 세가지 질환을 흔히 볼 수 있다.
안면근육파동증은 얼굴 근육 표면이 물결치듯 가볍게 꿈틀거리는 경우에 해당한다. 안검연축은 눈꺼풀에 국소적인 비정상적 수축이 있는 질환이다. 안면근육파동증과 안검연축이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카페인·스트레스·불안·피로·탈수·과로·수면부족·영양결핍·음주·약물 등이 경련을 유발하는 주요 인자로 알려져 있다.
반측안면경련은 앞서 언급한 두가지 질환보다 심한 경련이 나타난다. 대부분 한쪽 눈꺼풀이 떨리는 증상에서 시작해 얼굴 전체로 경련의 범위가 점차 확산된다. 일반적으로 안면 신경이 혈관·종양 등에 압박되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포함한 정밀검사를 실시한다. 검사 결과에 따라 수술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경련 증상이 일시적으로 가볍게 나타나는 경우엔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안면경련을 예방하고 증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스트레스·과로·불면 등의 정신적·심리적인 문제가 주요한 인자로 작용하기 때문에 긴장을 완화시키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평상시 커피를 통한 카페인 섭취가 지나치게 많거나 음주가 잦은 경우엔 줄이는 것이 좋다.
흔히 체내에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경련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마그네슘뿐 아니라 나트륨·칼륨·칼슘 등 전반적으로 전해질이 부족하거나 불균형을 이루면 경련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채소·과일·견과류 등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필요하다. 아울러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잦은 사용으로 현대인의 눈이 항상 피로한 경우가 많다. 눈의 피로가 누적되면 경련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장시간의 전자기기 사용을 피하고, 눈 주위를 마사지해 피로를 풀어줘야 한다.
앞서 설명한 대로 생활습관을 관리하는데도 경련이 완화되지 않고 점점 심해진다면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에서는 안면경련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침·뜸·전기침 등 기본적인 한방 치료와 함께 봉독약침 요법과 한약 치료를 중점적으로 시행한다.
봉독약침은 벌에서 추출한 봉독을 가공·정제해 만든 봉독약침액을 경혈에 주입해 침의 자극과 봉독의 약리학적 효과를 모두 활용하는 치료방법을 말한다. 봉독은 신경을 보호하고 염증을 치료하는 효과와 함께 주변 조직의 혈액순환을 개선해 경련을 완화한다.
스트레스·과로 등으로 인해 발생한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또한 경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심신을 아우르는 치료 역시 필요하다. 또 일반적으로 경련은 기체증(氣滯症·기가 맺히고 뭉치는 현상)을 동반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항경련 효과가 있는 약재를 사용하면서 사향·용뇌·목향 등 기체증을 해소하는 한약재를 환자의 상태에 맞게 처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상수 교수는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장과 안면마비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진료분야는 안면마비, 안면경련, 안면 감각이상, 턱관절 장애, 척추·관절 질환, 교통사고 후유증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