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짜증스럽게 하는 것들(1) 2022.09.02
아직도 아침이면 코로나 감염자 숫자가 날아오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비롯된 물가 오름, 정치판의 저질스러운 모습, 뭐 하나 기쁨을 주는 게 별로 없습니다. 주변에도 짜증스럽게 하는 것들이 널려 있습니다. 짚어 바로잡길 기대하는 마음에서 씁니다. 짜증 거리를 연재합니다.
1. 길거리 시끄러운 소리
밤늦게 도로를 달리는 차, 특히 스포츠카가 내뿜는 기관차 폭발하는 듯한 소리는 가슴을 덜컹거리게 합니다. 자동차는 환경기준에 맞게 만들어 시장에 나올 텐데, 어떻게 저런 굉음을 내고 다닐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밤늦게 주로 다니지만, 대낮에도 쿠당탕거려도 잡지 않는 것 같더군요. 환경법 위반일 텐데요.
골목길을 갈 때, 차를 탄 사람이 걸어가는 사람을 향해 빵빵거리는 모습도 자주 봅니다. 골목길에서는 걷는 사람이 먼저 아닐까요? 교통 규칙이라기보다는 차를 모는 사람의 기본 인성 문제겠죠. 그럴 때, 아는 이는 모른 척하고 더 천천히 걸어간다고 하더군요. 운전자가 못 참고 차에서 내리면 쏜살같이 달려가 버린다고요. 어떻습니까? 버릇 고치는 한 방법이겠죠?
2. 인도에 내버려진 쌩쌩돌이
혼자 타고 다니는 이동장치를 보통 퍼스널 모빌리티라 부르나 봅니다. 필자는 ‘쌩쌩돌이, 쌩쌩이, 돌돌이’ 이런 대용어를 만들어 봅니다. 혼자 쌩쌩 돌돌 거리면서 돌아다니는 장치이니까요. 이 장치를 대여 업체가 개인에게 빌려주고, 사용한 사람은 인도에 두면, 업체가 걷어가는 모양입니다. 위치 인식장치(GPS)가 달려 어디 있는지 쉽게 찾나 봅니다. 그런데, 이 장치가 사람이 다니는 길에 넘어져 있거나, 제멋대로 널브러져 있어 참 위험합니다. 아마 전화기를 보면서 걷다가 부딪힌 사고가 잦을 것 같습니다. 짜증나는 모습입니다.
3. 외국 자동차 판매점의 외국어 간판
외국 차를 파는 곳이 많습니다. 외산 차 판매점을 뭐라 할 것은 아닌데, 그들이 내건 간판은 이게 아닌데 싶습니다. 예를 들면, ‘TOYOTA ENJOY YOUR STYLE’ 이런 식입니다. 외국에서 우리나라에 왔으면 우리나라 사람에게 다가설 수 있게 홍보해야 하는데, 공용어가 한국말인 대한민국에서 자기 말과 글자를 그대로 가져다 놓는 것은 우리나라 수요자를 무시하는 것이고, 우리 수요자는 이게 뭐야 하면서 구매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어야 할 텐데, 이 나라 구매자는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자동차 생산 세계 몇 등가는 나라라 하면서, 우리말로 이름을 붙인 차를 찾기 어렵습니다. 좀 머쓱합니다. 외산 차 행태를 배웠는지 우리 차 생산자들도 영어로 홍보합니다. 짜증 납니다.
4. 한강 풍경이 홍콩 분위기가 되다
한강 둔치 공원은 서울시민에게 훌륭한 휴식처입니다. 걷는 길, 조경, 편의시설이 적절하게 배치돼 있어 갈 때마다 참 잘해 놨다고 생각합니다.
물 위에는 수상 구조물이 곳곳에 있습니다. 상업시설이지요. 저 시설물 이마에는 간판이나 홍보물에 하나같이 외국어에 한글은 작거나 아예 없기도 합니다. 분명 우리나라 사람이 손님이고, 우리나라 사람을 끌어야 하는데, 우리 글자는 찾기 어렵습니다. 한국 맞습니까? 오래전 홍콩 거리 모습이 떠오릅니다. 홍콩은 영어가 공용어이지만, 서울은 한국어가 공용어입니다. 이런 판에 부산은 ‘영어 상용 도시’를 만들겠다고 나서 짜증을 덧보탭니다.
5.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기사
언론은 사실 전달이 첫째 할 일이죠? 대부분 기자는 사실을 취재하고, 확인하고 기사를 실을 것입니다. 그런데 보도자료를 받아 쓰는 기사는 실제를 확인하지 않는 때가 자주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 기술 유출 문제가 생겼을 때, 언론은 보도자료를 낸 쪽이 주장한 내용을 그대로 받아, 사실을 확인하지 않는 바람에 기술자가 마녀사냥을 당했던 사례도 여러 건 있었습니다. 상대방 본인과 통화만 했더라도 사실 가까이 기사를 쓸 수 있었을 겁니다. 요즘도 주요 언론 기사에서 사실을 확인하지 않거나 교묘하게 편집했다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우롱당하는구나 싶어 짜증 납니다.
세상이 완전할 순 없지만, 문제점을 알고 하나씩 고쳐나갈 때 사회는 더욱 정교해져서, 느닷없이 불이익이나 불편을 겪지 않겠지요. 짜증거리가 줄어 짜증 연재가 이어지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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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고영회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진주고(1977), 서울대 건축학과(1981)와 박사과정을 수료(2003)했으며, 변리사와 기술사 자격(건축시공, 건축기계설비)가 있습니다.
대한변리사회 회장, 대한기술사회 회장, 과실연 공동대표, 서울중앙지법 민사조정위원을 지냈고, 지금은 서울중앙지검 형사조정위원과 검찰시민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법원 감정인입니다. 현재 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와 ㈜성건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mymail@patinf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