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성탄 하루 전 밤입니다.
저는 크리스천(Christian)은 아니지만
경건한 마음으로
성자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며 기립니다.
카엘로 글로리아, 테라 팍스(Caelo gloria, terra pax)
하늘엔 榮光(영광), 땅에는 平和(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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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방 안엔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지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
그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새 나도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옛것이란 거의 찾아볼 길 없는
성탄제 가까운 도시에는
이제 반가운 그 옛날의 것이 내리는데,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성탄제 / 김종길
https://youtu.be/23YWqB1O5TE
첫댓글 메리크리스마스~
두리조아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레아님, 메리크리스마스~
속초어시장, 즐거운 모임 되시길요~~
글내용은 화이트 색상때문에 폰으론 잘 보이지가 않아유~~
고운음 잘듵고 갑니다-~
앗! 그랬군요ㅜ
잘 보이라고 바로 고쳤습니다ㅎ
식사 모임, 살찌더라도 맛있게, 많이, 잡숫고 오세요^^
@두리조아 이제 잘 보입니다
흰눈속에 붉은 산수유 열매가 아주 강렬합니다
우리맘속에도~
좋은 시간 보내고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