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받은지 어느새 3주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처음 병원에 가서 그 얘기를 들은 뒤 약 처방을 해줘서 1주일 동안 약을 열심히 먹었는데,
그리고 병원에 갔더니,
또 2주 치의 약을 처방해 줘서,
'언제까지 약을 먹으라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의사가 하라니 할 수밖에요...
물론, 의사의 지시를 잘 따르는 저는 또 그만큼의 효과를 보았는지,
그 심하던 통증도 많이 누그러졌고, 얼굴에 나왔던 발진도 제법 깔끔하게 사라진 상탭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제 소식을 듣고는,
"그거... 많이 아프다던데......" 하거나, "그리고 오래 같다던데......"하면서,
"고생 꽤나 하겠구만......" 하는 것에 비한다면,
저 같은 경우는 의외로(?), 여전히 아직은 완전히 회복된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큰 고통 없이 호전되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긴 한데요,
허기야 아직도 약을 먹는 상태니,
평소에 그런 약을 잘 먹지 않아왔던 저는 약발은 제법 잘 받을 터라서,
약을 끊어봐야 확실히 낫게 되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긴 한데요......
이제 두 번째 약 처방 기간도 끝이라,
내일(월요일) 다시 병원에 가봐야 한답니다.
그러면 또 어떤 처방이 내려질지 궁금하기만 한데요,
그저께 제 친구 하나를 잠깐 볼 일이 있어서 만났는데,
"어? 너, 얼굴이 좋아졌네!" 하기에,
"다 늙어가면서 얼굴이 좋아질 게 뭐 있겠어?" 하고, 요즘의 좋을 일 하나 없이 지내는 신세에 좋아할 수도 없었기에, 시큰둥하게 대답을 했는데,
"정말이야. 얼굴이 토실토실한데? 하 하 하..." 하고 얼굴을 다시 들여다 보면서 웃기까지 하드라구요.
그래서 저는,
"날씨가 하도 더워서, 머리를 깎아서 그렇게 보일 거야." 하고 말았는데요,
일을 보고 아파트에 돌아왔는데,
요즘은 움직이기만 하면 땀이 나서, 손이라도 씻고 있는데(세수대에서),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보니,
'글쎄, 내가 살이 찐 건가?' 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제가 보기에도, 그 전에는 광대뼈가 툭 불거져 보였었는데, 그 각도가 완만해져 있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정말인가?' 하면서, 그렇다고 즐거울 수만은 없는 현상이라(나이 들면서 살찐다는 게 좋은 일만은 아닌지라) 다시 한 번 얼굴을 들여다 보는데, 순간,
'그럴 수도 있겠네!' 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뭐, 살찐 모습이 거짓말을 할 리는 없을 터인데,
제가 지난번 글에도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까?
제 먹는 약이요(병원에서 처방된), '마약' 성분이 들어가서... 약을 먹으면 속이 쓰릴 거라고 의사가 경고성의 말을 했기 때문에,
바짝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제가 소화기가 약한 사람이라서)
이 약은 하루에 두 번, 열두 시간 만에 먹기 때문에, 시간 조절이 쉽지가 않아,
아침 저녁으로 6-7시에 약을 먹기로 정하고 거기에 맞춰나가고 있는데,
평소의 저는, 특히 식사를, 점심은 포만감이 나도록 밥을 먹는 편이지만, 아침과 저녁은 굉장히 소식이거든요?
아침은 뭐, 고구마 하나, 우유 한 컵, 거기다 과일 하나... 그리고 저녁은, 상황에 따라 먹는데, 밥이 아닌 국수라던지, 떡을 구워먹는다던지...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특히 대상포진 약을 먹으려면, 아침 저녁으로 두 번을 먹어야 하는데,
먹는 게 부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서,
그것도 걱정이었습니다.
몸을 치료한다고 약을 먹는데, 약이 독하다 보니... 평소대로 먹었다가는 속이 쓰릴 게 빤한지라,
일부러라도 먹는 양을 늘릴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잘 안 먹는 고기도 냉동실에서 꺼내 녹혀서 먹기 시작했고(저는, 어떤 때는 고기가 냉동실에 한 번 들어가면 몇 달을 가기도 한답니다. 잘 안 꺼내 먹어서요.), 다른 먹거리도 평소보다 조금 많은(속이 쓰리지 않게끔) 양을 먹은 뒤,
바로 약을 먹는 생활을 3주 정도 하고 있는데,
아니, 그게... 다 살로 갔던가 봅니다.
그러니까 대상포진 치료약을 먹은 게, 물론 치료도 됐겠지만,
음식 양을 늘리다 보니, 살이 찔 수밖에 없었던가 봅니다.
아닌 게 아니라, 뱃살도 도톰하게 붙었거든요?
더구나 약이 독해서인지, 요즘 자꾸만 졸립고 해서... 약을 먹으면, 그냥 자버리고 했더니,
아, 속 없는 제 몸뚱아리는,
얼싸 좋다! 하면서, 살만 찌웠나 봅니다.
참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