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7,31-35
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31 “이 세대 사람들을 무엇에 비기랴? 그들은 무엇과 같은가?
32 장터에 앉아 서로 부르며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과 같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
33 사실 세례자 요한이 와서 빵을 먹지도 않고 포도주를 마시지도 않자,
‘저자는 마귀가 들렸다.’ 하고 너희는 말한다.
34 그런데 사람의 아들이 와서 먹고 마시자,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 하고 너희는 말한다.
35 그러나 지혜가 옳다는 것을 지혜의 모든 자녀가 드러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복음은 이 세대 사람들을 ‘아이들’에 비유하고 있다. 다 큰 어른을 제멋대로 투정 부리는 아이들에 비유한다는 건, 비판을 넘어 모욕이 될 수 있다.
누군가는 그랬다. 나이 들어 여유가 있고 이해심이 깊어진 듯 보이는 것은 실은 노화 현상 때문이라고. 힘이 빠지니 무언가를 따져 묻고 끝내 붙들어 간직하려는 집념은 옅어졌다는 것이다.
금욕을 하니 마귀 들렸다 하고, 먹고 마시니 죄인 취급하는 이들의 속성은 성숙하지 못한 아이들의 그것과 닮았다. 아직 나이를 먹고 늙지 않아서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아이들이다.
예수님을 믿고 받아들이는 이들이 걷는 길은 늙어 가는 길이어야 하지 않을까. 늙어 가는 것과 화해하는 일이 신앙의 일이 아닐까.
오늘의 묵상
복음 말씀을 묵상할 때 하느님이나 예수님의 관점에서 생각해야 올바른 뜻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내가 놓인 상황이나 최근에 가지게 된 고민들에 복음 말씀을 꿰맞추어 내가 듣고 싶은 말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닌 한계나 잘못, 그리고 하느님 앞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부분까지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바라볼 때 복음 말씀이 전하는 바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가르침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두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실 세례자 요한이 와서 빵을 먹지도 않고 포도주를 마시지도 않자, ‘저자는 마귀가 들렸다.’ 하고 너희는 말한다. 그런데 사람의 아들이 와서 먹고 마시자,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 하고 너희는 말한다”(루카 7,33-34).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찾고 성경을 읽는 것은 내 생각과 내 주장에 하느님께서 동의해 주시기를 바라서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 칭찬받으며 다른 사람들보다 더 대단하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느끼려고 신앙생활을 한다면 자기 자신을 위하여 하느님을 이용하려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같은 복음 말씀을 묵상하더라도 우리가 처한 상황에 알맞은 하느님의 다양한 가르침을 얻게 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날마다 솔직하고 겸손하게 성경 말씀을 만나야 할 것입니다.
(왕태언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