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말부터 독일 축구는 오랜 'Natural born Germania' 정책을 포기하고, 이주민 출신 귀화 선수의 대표팀 발탁을 적극 권장하기 시작한다.
이미 라이벌인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과거 식민지 국가 혹은 본국령 해외 영토 출신들을 귀화시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프랑스는 식민지였던 세네갈 출신의 파트리크 비에이라는 비롯, 아르헨티나 출신의 트레제게, 그리고 알제리 이주민 출신의 세기의 슈퍼스타 지네딘 지단 등의 선수들을 발탁하여 98 월드컵과 유로2000, 컨페더레이션 2001을 연이어 제패하는쾌거를 이룩한다.
이웃의 네덜란드 역시 수리남 출신의 에드가 다비즈와 클라렌스 셰도르프를 비롯 90년대 오랫동안 대표팀의 오른쪽 수비를 맡아왔던 빈터, 그리고 클루이베르트 등 아프리카 출신의 귀화 선수들을 성공적으로 활용해왔다.
프랑스, 네덜란드 뿐 아니라 이탈리아의 카모라네시, 스웨덴의 이브라히모비치, 크로아티아의 에두아르도 다 실바 등의 선수들이 새 조국에서 대표팀을 위해 헌신하며 활약을 했다.
독일 또한 이 추세에 발맞추어 아사모아, 오보모옐라 등의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활약하기에 이르른다. 또 이들 흑인 선수들보다 앞서 독일 대표팀에 합류하여 활약하던 백인 귀화 선수들이 있었으니 그 가운데 클로제가 포함되어 있었다.
클로제는 2002 월드컵을 통해 전차군단의 새로운 골게터로 부상하였고, 홈에서 벌어진 2006 월드컵에서까지 승승장구하며 '월드컵의 사나이'로 떠오르기에 이르른다.
그리고 2006 월드컵에서는 클로제의 뒤를 이어 또 한명의 폴란드계 독일 대표 선수가 스타로 떠오른다. 2006 월드컵 영 플레이어 상을 수상한 루카스 포돌스키였다.
이미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내용이겠지만 클로제와 포돌스키 두 선수 모두 폴란드인 부모를 두었으며 부모가 모두 공산정권의 폴란드를 탈출하여 독일에 안착하여 독일 시민권을 취득한 케이스라고 한다.
후에 폴란드 대표팀에서 두 선수의 합류를 제의했지만 두 선수는 전차군단의 흰색 유니폼을 선택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일상 생활에서는 폴란드어를 사용하고, 포돌스키는 현재 여자 친구도 폴란드인이라고 할 정도로 모국 폴란드와의 인연을 끊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오늘(6.9일 월요일 한국시간) 새벽 벌어진 독일과 폴란드의 경기에서 독일이 폴란드를 2-0으로 꺾고 16번의 상대전적에서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 아이러니한 상황이 일어났다. 루카스 포돌스키가 두 골을 넣어 독일을 승리로 이끈것이다. 뿐만 아니라 첫골 상황에서 보이지 않는 어시스트로 포돌스키의 골을 도운 이 또한 폴란드계 이주민 클로제였던것이다. 결국 폴란드는 폴란드 인에 의해 패하게 된 것이다.
득점 후 포돌스키는 조용히 얌전하게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것으로 세레머니를 대신했다. 하지만 폴란드 관중들은 격하게 포돌스키에게 야유를 퍼부었고, 끝내 가슴에 두 개의 조국을 품고 살던 이 젊은 스트라이커는 경기중 눈물을 흘리고 만다.
독일의 침략으로 끝내 2차 세계대전으로 번졌던 불씨 역시 폴란드의 단치히 시 였으며 아우슈비츠에서 죽어간 유태인들중 대부분도 폴란드의 유태인들이었다. 2차 대전 내내 가장 큰 피해를 입었으며 전후에는 진주해온 소련군에 의해 위성 국가나 다름없는 공산 정권이 세워지기까지 하는 현대사에 큰 고통을 받게된 폴란드 였기에 독일에 대한 반감은 우리가 일본에게 품는 적의 이상일것이다.
그런데 폴란드계 선수가 독일의 유니폼을 입고, 폴란드를 격침시켰다. 폴란드 또다른 비극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런데 이것이 단순히 머나먼 유럽의 폴란드와 독일의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미 큰 이슈가 되었던 유도스타 추성훈의 사례가 있고, 다시 재 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재 취득했지만 한때 일본 국가대표로 선발될뻔했던 여자 농구의 하은주가 사례가 있었다.
그리고 홍명보 대표팀 코치의 면담 설득에도 일말의 망설임 없이 일본 국적을 택해 일본 청소년 대표팀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전 16세이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이충성은 축구계 내부에서 충격을 주었다.
또한 북한 대표팀의 스타라이커로 우리 쪽 언론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던 정대세 역시 부모가 모두 경상도 출신의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후에 밝혀져 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아벨란제 전 피파 회장과 플라티니 UEFA 회장의 우려처럼 언젠가 국가간의 대항전의 의미가 무색해질만큼 귀화 선수에 의한 국가대표팀의 다국적화를 우려하는 시대에 우리도 이제는 우리의 자원들을 지켜야 한다.
특히 미드필더의 양성에 일가견이 있는 일본에서 활동중인 재일교포 선수들에 대한 관리와 이탈 방지는 대표팀 미드필더들의 창의력 부족에 대안 장기적인 보완책으로써도 중요하다고 본다.
더구나 독일과 폴란드 못지않게 꼬여있는 우리와 일본의 역사적 실타래를 감안했을 때도 이것은 간과해서 안 될 문제이다.
손 놓고, 넋 놓고 있다가는 2011년, 2015년 아시안컵 한, 일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득점을 올리고 눈물짓는 일본 대표팀의 선수를 보며 가슴칠 날이 오지 않을것이라 그 누가 장담하겠는가??
첫댓글 답이없는 대한축구협회..
저도 이 생각 많이 했어요...재일교포들 관리좀 잘하지...-_-;;;
공감 가는 일 그런 점에선 일본이 참 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