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체를 거의 초토화한 6.26는 세계에서 가장 비극적인 전쟁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 전쟁으로 우리 민족은 인적, 물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남측에서는 사망자가 638,160명, 부상 납치 실종자가 1,499,065명에 이르렀으며, 북측에서는 사망자가 884,279명이었고, 부상 납치 실종자가 3,328,763명에 달했습니다. 거주할 집은 무너졌고, 먹을 것조차 없어 배고픔을 참아야 했으며,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환경 속에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꿈꾸는 것도 어쩌면 사치스러운 처참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끔찍한 전쟁을 생각한다면 오늘 우리나라의 실상은 한마디로 기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누구도 기대하지 못했던, 꿈조차 꿀 수 없었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난 것입니다. 이는 극심한 절망과 혼란 속에서도 작은 희망의 씨앗이 자라고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그 작은 희망의 중심에 한국교회가 있었습니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빚어진 정치 경제의 혼란과 고통 속에서 한국교회는 불안에 떠는 이들에게 믿음을, 소망이 없는 이들에게 소망을, 상처 입은 이들에게 사랑을 베풀었습니다. 그렇게 오늘의 우리나라는 그런 토대 위에 다시 세워진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의 정체성 수호를 위해 싸워 왔던 수많은 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점점 잊고 있다는 것입니다. 6.25가 무엇인지 모르는 세대들이 늘고 있습니다. 심지어 몇몇 억지를 부리는 자들에 의해 그들의 숭고한 희생이 난도질당하는 것은 물론, 혼돈과 무질서 속에서 헐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한국교회는 뒤틀린 거짓이 난무하는 이 땅에 또 하나의 희망이 되기 위해 일어서야 합니다. 그래서 진리의 파수꾼이 되어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줄 뿐 아니라 6.25를 겪으면서 한국교회가 지켜내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물어야 할 것입니다. -꿈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