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거리는 고향의 숨결/
아무리 야심 많은 사람이라도
고향에 대한 “항수” 만은
결코 버리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큰 뜻을 품고 고향을 떠난 사람일수록
가슴속에는 고향에 대한 끝없는
사랑이 불타오르고 있다.
수만리 떨어진 먼 외국에 사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고향에 대한
절절한 향수에 사로잡혀 있다.
이것이 “마음에 고향” 이라고 할까.
- 송건호의 수필
《고향을 향한 마음》중에서 -
여우가 죽을 때는
제가 태어난 곳을 향해
머리를 둔다는 수구초심(首丘初心),
말만 들어도가슴이 후끈해지고
나도 모르게 자신만만해지는
고향의 향수,언제나 힘들 때
내 곁에 있어주고
지친 생활에 활력을
주는 인생의 오아시스,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살아서
틀거리는 고향의 숨결,
고향은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품입니다.
/고향/
밤이 깊었습니다.
서녘으로 스러져간
노을의 여운이 구름 끝에
아스라히 걸려있을 따름입니다.
한가위 보름을 향하여
힘겹게 언덕길을 오르는
찌그러진 달님도
한고비를 넘어섰나 봅니다.
반쯤부른 배가 만삭의 어미를
닮아가며 풍요로워지고 있습니다.
집앞 텃밭을 지키는 옥수수는
검은 그림자를 밟고서
가을밤을 지키고 있습니다.
공간의 아름다움만이
고향의 전부는 아니지요.
귀뚜라미 삼형제의 화음을
듣다보면 가슴안의
번민이 모두 사라지고
온전한 행복을 맛볼
수도 있습니다.
기찻길옆 옥수수가 낡은 추억을
깨고 살아나고 풀벌레 노래가
망각의 평화를 불러냅니다.
바로 그곳이 고향입니다.
어린시절 밤이 으슥하도록
술래잡기에 열을내고
몇번이나 부르고 다그치는
어머니 소리에 마지못해
헤어지던 전봇대 아래
서봅니다. 불혹의 나이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컴컴한 골목엔 정적만
남아있고 친구는 없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어느새 그때의 나입니다.
얼마나 지나면 아비의
추억을 이해할까요.
이빠진 옥수수 한자루를
들고 서성대는밤,
하늘은 얄궂게도
빗방울을 내리고 맙니다.
비를 맞으면 키가 큰다고 믿었던
그때의 진실이 오래도록
진실이어야 할텐데요.
어쨋든 물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그말을 조금더 믿습니다.
우리집 꼬맹이들이 밤공기를
가르는데 비를 맞으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 그렇게 만드는 게
추억이다 싶습니다.
고향은 이렇게
텅비어 있으면서도
여유롭게 주인을 기다립니다.
만월의 모습의 고향에서
/마음의 고향 /
우리는 기차나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하다가도,
어느 낯선 마을 앞에
늙은 회나무와 느티나무가
몇 그루 멋지게 가지
를 벌리고 서 있으면
덮어놓은 회나무와 느티나무가
몇 그루 멋지게 가지를 벌리고
서 있으면 덮어놓고 그 동네가
평화스럽고 행복스러워보이며,
무언지 깊은 유서나 전설이라도
깃들인 것같이 느껴진다.
만약, 그 나무 곁에 주막이라도
있다면 곧 뛰어내려 막걸리라도
한 잔 하고 싶은
야릇한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 김동리의 수필
《수목송》 중에서 -
누구나 가슴속엔 마음의 고향인
느티나무가 하나씩 심어져 있습니다.
부채 살 모양의 넓은 가지와
넉넉해 보이는 든든한 기둥은
우리가 힘들고 치칠 때 위안과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해주고,
슬프고 괴로울 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따스하고
인자한 사람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포근한 생명이 넘치는
어머니의 품속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카페 게시글
서정호 목사님방
꿈틀거리는 고향의 숨결
서정호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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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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