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기사(騎士)라는 필명의 운전기사가 ´택시의 창(성공회대 교수와의 논쟁)´이라는 제목으로 동아닷컴 커뮤니티에 올린 글입니다.
오늘 3시 20분쯤 강남역 4거리에서 웬 젊은 날카롭게 생긴 지적인 풍모의 신사가 큰 서류가방을 가지고 급하게 택시에 탔다.
오류동 성공회 대학을 가잔다.
교대 시간과 엇비슷해서 망설였다.
택시를 타고서 핸드폰으로 누군가에게 말하는 내용으로보아서 아마도 교수인 것같았다.
" 성공회대 교수십니까 ? "
" 예 교직에 있습니다 "
" 무슨 과목을 가르치십니까 ? "
" 네 경영학 입니다 "
" 성공회대학이 신과대학 아닙니까 ? "
" 출발은 신과대학으로 했지만 이제는 종합대학입니다."
" 성공회대학 하면 반체제의 온상 같은 인상인데.. "
" 과거에는 그랬지요 독재에 항거하는 근원지였지요 "
" 지금은요 ? "
" 지금은 독재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개혁에 앞장서야지요 "
" 친 노무현파 같은 인상이 짙은 대학인데 노무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 우리가 뽑은 대통령입니다 밀어주어야지요 "
" 누가 뽑았든 간에 선거기간중에는 고도의 위선으로 위장할 수 있지요 어리석은 백성들이 위장 전술에 속아서 뽑을 수도 있지요 이제 본색이 들어난다고 백성들이 생각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
"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인물이든 상관 없습니다, 노무현으로 상징되는 과거에 이 땅에서 사상이나 독재자들의 압제에 꼼짝 못하던 세력들이 이제는 땅위로 나타나서 역사를 바꾸려고 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 그럼 대통령이라는 인물의 중요성은 상관하지않고 그냥 앉혀놓는 것으로 상징성을 대표하고 그 세력들의 힘이 중요하다는 말씀입니까 ? "
" 그렇다고 볼 수있지요 "
" 그럼 왜 ? 선거기간중에 자신을 옹립하여 세력을 나타낼 그 집단의 사상이나 마인드를 미리 말하지 않았습니까 ? "
" 미리 말하면 낙선할 수도 있었으니까요 "
" 정치는 어차피 그런거니까 그렇다고 합시다."
" 그런데 기사님은 왜 집요하게 자꾸 노무현 대통령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말 하십니까 ? "
" 부정적이 아니구요 사실대로 말하는 것입니다 "
" 기사님이 보신 여론은 어떻습니까 ? "
" 믿으실지 모르지만 약 2000 명이상의 손님을 모셨는데 99% 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하여 부정 적 이었습니다 "
" 정말로 그런가요 ? 못믿겠는데요 "
" 그건 그렇고 노무현대통령과 그 추종 세력들은 분명히 반 기독교 적인데 어째서 성공회라는 기독교 대학이 친 노무현 편이 될 수 있을까요 ? "
" 교수들이 친 노무현이지 대학이 친노무현은 아니지 않습니까 ? "
" 글세요... 그렇기는 하군요 사과 드립니다 "
" 교수님이 생각하기에 현재 가장 빨리 개혁해야할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
" 역사의 재편집입니다 "
" 역사가 잘못 됐습니까 ? "
" 현재 기득권자들과 보수주의자들에 의하여 친 독재적이고 친 권력적이며 친 외세적으로 왜곡돼 있습니다 "
" 친외세란 ? "
" 일본과 미국입니다 "
" 어차피 이땅의 백성들이 눈을 뜬것은 일본과 미국때문이 아니었을까요 ? "
" 그들의 이익을 위하여 이땅에 들어온 것이지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
" 그럼 6.25 사변때 우리를 도와주면서 수만명의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은 미국도 단순히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것입니까 ?"
" 그렇습니다 그들이 자신들에게 이익이 없으면 절대로 피를 흘리지 않았습니다 "
" 그렇다고 그들을 나가라고 하고 욕해도 됩니까 ? "
" 미국은 그들이 흘린 피 값이상으로 이익을 취한지 오래입니다 "
" 물에 빠진 사람이 보석 주머니를 차고 있다고 합시다 그 보석 주머니가 탐나서 그를 구해주었다면 그를 구해준 사람은 생명의 은인이 아닙니까 ? "
" 아닙니다 도둑의 다른 형태일 뿐입니다 "
" 보석의 값이 더 귀합니까 아니면 인간의 생명이 더 귀합니까 ? "
" 그야 물론 인간의 목숨이 더 귀하지요 "
" 그렇다면 생명의 은인 아닙니까 ? "
" 역사의 현장에서 자신의 처신을 올바르게 한 사람들이 잘못한 사람들을 단죄할 수는 있지만 역사의 현장에 있지도 않았으면서 그 현장에서 잘못한 사람들을 단죄한다는 것은 모순 아닙니까 ? "
" 무슨 말씀인지요 어렵네요 "
" 친일청산에 대하여 말하는 것입니다, 자신들이 그시대에 이땅에 살았다면 과연 처신을 어떻게하고 살았을까 하고 깊이 생각해 봐야 하는것 아닙니까 ? "
" 단죄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역사는 반복합니다 "
" 후에 단죄될까 두려워서 일제에 항거할 사람이 있었을까요 ? 만약에 우리가 미국의 식민지가 된다면 나중에 혼날까봐서 미국에 아부하는 빈민족 행위를 하지 않을까요 ? 아닙니다 식민지시대도 지금이나 같이 인간이 사는 생활입니다 그중에 식민지 지배자에 아부하는 사람있고 항거하는 사람있고 그런겁니다 다시한번 일본의 식민지가 된다하여도 전이나 똑같습니다. 단죄했다고 더 나아지지 않습니다."
" ..."
" 일본에 지배를 받은 것은 위정자들의 100% 죄악입니다 백성들은 억울하게 위정자들의 잘못으로 일본의 지배를 받아야했었고 인간의 속성상 그중에 친일파도 있었고 항일 투쟁한 사람도 있었을 뿐입니다, 100% 백성은 친일파든 항일파든 피해자일 뿐입니다 "
차가 몹시 막히는 바람에 오류동 성공회 대학까지 1시간이상이 걸렸다
나는 손님과 논쟁을 즐겨해서 아무래도 쫓겨날 것같다.
첫댓글 기사도 교수출신인가 봅니다. 성공회대가 개혁에 앞장서는 대학인것은 사실인데 친노무현이라고 볼수는 없습니다. 일부 사회학과 교수들이 앞장서고 있고 오랫동안 개혁인사들의 보호해온 대학이어서 그렇게들 느끼고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