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클레티아누스의 4분 통치 이후 로마 제국은 계속 복수 황제 체제로 돌아갔는데,
대체로 몇 백 년의 현황을 단 두세 줄로만 요약해야 하는 탓에 이후 제국은 동로마로 조종타가 넘어갔다는
식으로 서술이 됩니다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보니까 서로마 쪽에서도 의외로 선임 황제들이 꽤 자주 나오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디오클레티아누스 - 동로마
콘스탄티우스 - 서로마
갈레리우스 - 동로마
콘스탄티누스 - 서로마 (원래 서로마 황제였고 제국을 통합한 후에는 아예 동료 황제를 두지 않음. 이 사람 밑의
카이사르들은 디오클레티아누스와는 달리 절대 동료라고 할 수 없는 허수아비들 뿐.
이들은 콘스탄티우스 2세 밑의 카이사르들만도 훨씬 못했음,)
콘스탄티누스 2세 - 서로마
콘스탄스 - 서로마
콘스탄티우스 2세 - 서로마 (원래 동로마 황제였으나 선임 황제가 되고 나서는 부제에게 동을 맡기고 자신은 서로마를 맡음)
동로마 (율리아누스에게 서를 맡기고 자신은 잠깐 분할한 동을 마저 맡음)
율리아누스 - 서로마 (이 경우에도 원래 서로마 황제였고 제국을 통합한 후에는 아예 동료 황제를 두지 않음)
발렌티니아누스 - 서로마
발렌스 - 동로마
그라티아누스 - 서로마
테오도시우스 - 동로마 (그라티아누스에게서 동로마 황제로 지명 받음)
-서로마 (동로마는 아르카디우스에게 맡기고 자신은 서로마로 근거지를 옮김)
아르카디우스 - 동로마
호노리우스 - 서로마 (서로마 쪽의 마지막 선임 황제!!)
테오도시우스 2세 - 동로마 ( 이후로 계속 동로마에서만 선임 황제가 배출되다.)
의외로 디오클레티아누스가 예외적으로 동로마 황제로 선임 황제가 된 경우고 콘스탄티누스 ~ 발렌티니아누스 왕조 시절에는
서쪽이 우선되었다가 드디어 테오도시우스 사후 동로마 쪽으로 흐름이 넘어옵니다.
재미있는 경향은 일리리쿰 지역의 소속이 불분명했다는 건데, 서로마 측이 선임이었을 때는 대체로
서로마 황제 관할이었다가 동로마 황제가 선임일 때는 동로마 쪽으로 넘어옵니다.
일리리쿰이 동로마 쪽으로 거의 굳혀지게 된 건 테오도시우스가 동로마 황제가 되고 나서부터.
그라티아누스는 일리리쿰을 관할하지 않은 최초의 서로마쪽 선임 황제기도 했습니다.
첫댓글 선임황제가 어떤 개념인건가요?
법령을 반포할 때 이름이 맨 앞에서 나오고, 권위에서도 보다 우위에 있는 황제를 말합니다. 명시적으로 정해진 개념은 아니었으나 동서 로마 궁정에서 서로에게 내정 간섭을 할 수 있는 게 이론적으로나 법적으론 가능한 상황에서 누가 선임인지는 아주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이론적으론 후임 황제가 자리가 비면 어디까지나 선임이 임명하는 게 원칙이었기에 훗날 등장하는 게르만족 실력자들도 대부분 동로마의 선임 황제에게 사후 승인을 받았습니다. 여기서 유일한 예외는 로물루스 아우구스툴루스 뿐입니다.
쌍두정치의 황제 버젼으로 이해하면 되는건가요?
쌍두는 서로가 완전히 대등하니까 쌍두인 건데 이 경우는 위아래가 분명하니 그렇게 볼 수는 없습니다. 구태여 말하자면 콘스탄티누스와 리키니우스의 경우는 선후임이 분명치 않았으니 또 얘기가 다릅니다만 그건 어찌되었든 나이도 아우구스투스 짬도 우위인 리키니우스를 콘스탄티누스가 캐무시했으니 그리 된 경우기에 쌍두라곤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하.. 그렇군요
상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__)
아르카디우스가 선임 황제였다는건 좀 의외네요. 서로마 지역이 탈탈 털릴동안 동로마에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게 역사책을 읽으면서 아주 아쉽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