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한장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또 다른 말 도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장 되는 것 ..."
방구들 선득선득 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무게 3.6㎏,
구멍 22 개.
일산화탄소란 독을 뿜어 때로 서민들 속을 태웠으되,
시린 겨울 방바닥을 달궈 이불 속 밥공기를 덥혔고,
길모퉁이 아이들은 그 위에서 설탕·녹말가루 저어 뽑기를 부풀렸다.
검은 몸을 불살라 하얗게 굳어가는 소신공양의 운명,
연탄,
잃어버린 것,
"연탄재를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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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따듯해라.........................................
연탄 한장이라도 주고 싶은데...요즘은 연탄 구하기가 더 어렵다지?
여의도에 없는가게하나.......................연탄가게....
옛날 그시절 그립네... 연탄불 보라고 하면 들은척도 안했는데..... 구르미님이 이런글 올리니 쌩뚱맞죠~!!~~ㅋㅋ
그러게.......다음공연때는 노래한곡 시켜야겟네...잘하나몰라...
오늘부터 뜨거운 사람될래.ㅎㅎㅎ~
구름사이님...연탄 한장에도 이런 따뜻한 사연이 가득담겨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네요 좋은 마음을 가지고 저도 연탄 한 장이 되어야겠어요..따뜻한 마음 함께 합니다^^
에고, 앞으론 연탄재 발로 차지 말아야쥐~~ ㅎㅎ 갑자기 연탄앞에 부끄러워 진당~~ ㅎ~~
크리스마스 지난지 불과 석달도 채 안됬는데 어째 이 음악... 쌩뚱 맞당~~ ㅎㅎ...
누구에게 연탄한장 기꺼이 되어야지...~~~^^*
제가 그케 쌩뚱맞아여? ㅎㅎㅎㅎㅎㅎ 영혼님! 누구에게~? 히힛~ (전 왜 요런게 이케 궁금할까나요?? 진짜 쌩뚱맞나봐~~ ㅎㅎㅎ) 아참! 글구, 폴님! 저요,,,,,,,, 알콜들어가믄, 무대에서 안내려와용~~ㅎㅎㅎㅎㅎㅎ
그럴줄알앗음
칫~ 알긴 뭘알아.... ㅎㅎㅎㅎㅎㅎㅎㅎ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