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재밋는 걸 보고 있다는 건 알겠는데, 답답함이 가슴을 친다. 호울스를 거꾸로 먹은듯한 느낌이다.
요 영화에서 2프로 부족한 게 뭘까 생각해보니, 내 영화 취향에 대해 알게됐다.
크게 영화는 시작할 때부터 주어진 "상황"과 그 상황 속에서 주인공들의 "반응"과 주인공들의 반응에 대한 "결과"로 이루어져있다. 물론, 이 두가지 요소는 영화의 장르를 구분하는 데에 중요한 요소라고 보기 힘들다.
"나"의 관점에서 재밋는 영화란 "주어진 상황의 합리성과는 상관 없이 그 상황에서 주인공들의 반응과 그 결과가 합리적인 영화"이다. 보다 정확히는 "주어진 상황이 비합리적"일수록 더 재밋다.
그런데, 캐리비안의 해적 3는 "주인공들의 반응"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그 결과는 "황당 그 자체이다".
행여나 오해가 있을까 몇마디 더 붙여본다.
============== 요기부터 스포 있음 맨 뒤는 스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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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가 배를 들고 바다로 가는 장면, 봉인이 풀린 칼립소가 허무하게 사라지는 장면, 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답답함으로 나의 가슴을 쳤던 장면은, 동인도 회사 선단의 맨 앞에 있던 모함이 대포 한발 못쏘고 침몰하는 장면, 모함이 침몰하자 줄줄이 퇴각하는 동인도 선단의 배들, 허무하게 탈출하는 잭 스패로우, 슈퍼맨 친구같이 시도때도 없이 날아다니는 잭 스패로우, 영화 한편더 만들려도 죽은놈을 둘 씩이나 살려내는 감독, 죽음보다 더 끔찍한 데비 존스의 지옥에서 한가로운 피크닉 중인 주인공, 강한 집게발 두고 왜 칼들었는지 이해가 안가는 문어 존스씨, 한때는 일당백으로 싸우던 문어의 크루들이 이번 편에는 일당백으로 나가떨어지는 말도 안되는 상황, ...
첫댓글그러게... 나도 3시간 이나 되는 러닝타임동안 이거 뭐... 너무 이야기가 복잡하게 억지로 맞춰들어가는 기분이란... 눈은 대충 좋아라하고 있는데 머리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되는... 다들 재밌다고 하기에 머라고 비판하기가 힘든 분위기... ㅎㅎㅎ 매트릭스는 2가 재미있었는데. ㅎㅎㅎㅎ 이건 뭐 난 캐해적하고는 궁합이 안맞나봐. 그나마 3부작 다 본 귀한 영화인데
첫댓글 그러게... 나도 3시간 이나 되는 러닝타임동안 이거 뭐... 너무 이야기가 복잡하게 억지로 맞춰들어가는 기분이란... 눈은 대충 좋아라하고 있는데 머리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되는... 다들 재밌다고 하기에 머라고 비판하기가 힘든 분위기... ㅎㅎㅎ 매트릭스는 2가 재미있었는데. ㅎㅎㅎㅎ 이건 뭐 난 캐해적하고는 궁합이 안맞나봐. 그나마 3부작 다 본 귀한 영화인데
1편은 신촌 아트레온에서 보다가 중간에 상영이 끊김 한 5분뒤에 다시 틀어줘서 완전 김! 팍! 샜음. 2편은 작년에 미국에서 봄. 뭔 말인지 못 알아들음. (한 50% 이해했으면 많이 한거다...)
전편만한 후속편 없음이다. 캐적은 캐난감으로 마무리 지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