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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생활] 힙합그룹 빅뱅의 탑(T.O.P)과 가수 MC몽이 요즘 익살스런 안경을 쓰고 브라운관에 얼굴을 자주 비추고 있다. 녹
색 파란색 노란색 등 알록달록한 원색 플라스틱 테의 안경, 일명 ‘장난감 선글라스’다. 이들은 심지어 안경알 부분이 창살 모양
으로 이뤄진 제품 착용까지 감행하고 있다. 각종 포털 사이트엔 이미 ‘백뱅 안경’ ‘엠씨몽 안경’ 등이 완성 검색어로 등장했다.
인기 스타의 애용 탓일까. 어릴 적 문방구에서나 봤을법한 선글라스는 어느덧 패션피플들의 얼굴에 얹어져 거리와 클럽에서
‘핫’한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안경 기능 포기 선언 ‘셔터셰이드’
가벼운 플라스틱 프레임에 형형색색의 튀는 컬러를 특징으로 하는 장난감 선글라스. 대한민국은 지금 장난감 선글라스 열풍이
다. 이같은 인기는 형광컬러의 옷차림으로 무조건 튀는 스타일을 추구하는 ‘테크토닉(Tecktonik·테크노+일렉트로닉)’과 ‘레트
로(retro·복고)’ 패션과도 일맥상통한다.
장난감 안경의 정점으로 꼽히는 것이 ‘셔터 셰이드(Shutter shade)’란 제품이다. 셔터 셰이드는 안경알 부문이 얇은 플라스틱
창살 무늬로 만들어진 제품을 통칭한다. 안경의 기본 기능을 무시한 이 제품은 한국 패션의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명동과 강남
역 길거리 로드샵에서 이미 몇 달 전부터 등장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셔터 셰이드는 미국 힙합 뮤지션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가 프랑스 브랜드 알랭미끌리(Alain Mikli)에 주문 제작한 안경에
서 시작됐다. 웨스트는 이 괴상한 안경을 쓰고 3집에 수록된 ‘스트롱거(Stronger)’ 뮤직비디오 출연하고 2008 그래미 어워드
등에 모습을 비췄다. 개성 넘치는 안경은 곧 유명세를 탔고 미국 셔터 셰이드사가 이를 본 따 동명의 이름으로 상품화했다. 패
리스 힐튼과 린제이 로한 등 미국 헐리우드 스타들이 착용한 모습이 파파라치에 찍혀 더욱 유명해졌다.
미국 현지 셔터 셰이드 온라인샵 홈페이지에 따르면 셔터 셰이드는 80년대 올드스쿨 패션과 미래형 감각이 혼합돼 탄생됐다.
현재 흰색 검정색 빨간색 파란색 녹색 분홍색 6가지 색깔이 출시됐다. 금색 은색 등 다양한 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가격은 2만
6000원(24.99달러)정도다.
국내 쇼핑몰과 로드샵 등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1만원부터 4만원까지 다양하다. 얇은 플라스틱치고는 비싼 편이지만 독특한 아
이템을 찾는 젊은이에게 인기가 높다는 것이 판매자들의 전언이다.
‘컬러·형태’ 오버할수록 인기!
형형색색의 오버사이즈 플라스틱 선글라스도 인기다. 날렵하게 잘 빠진 스틸보단 형형색색의 굵은 프레임을 한 레트로풍 형태
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70∼80년대 복고 스타일이 대세다.
MC몽이 KBS 인기코너 ‘1박2일’에 출연, 초등학생에게 씌워준 웨어페러(Wayfarer) 형태의 선글라스가 가장 잘나가는 제품이
다. 에비에이터(Aviator·일명 보잉) 선글라스도 플라스틱 테에 형광으로 치장했다.
흰색에서부터 분홍, 녹색, 빨간, 노란, 파란, 주황색 등 프레임 색깔은 원색부터 형광 색까지 무궁무진하다. 안경테와 다리가 보
색 대비를 이루는 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어반 아웃피터스(Urban Outfitters) 등 미주 지역
유명 편집샵에서 공수해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가격대도 2∼3만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장난감 안경만 취급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 모노팝의 김지운 사장은 “80년대 과장된 패션과 퓨처리즘의 영향 그리고 테크토
닉 열풍으로 장난감 선글라스 인기가 높다”며 “구찌나 프라다 등 고급 브랜드 선글라스만 선호하던 국내 젊은 소비자들이 재치
있는 디자인의 장난감 선글라스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여름뿐만 아니라 4계절 내내 판매되는 등 자외선을 차단하는 효율성을 넘어 선글라스가 하나의 패션 소품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난감 선글라스들은 강남이나 홍대 클럽에서 더욱 빛나기 마련이다. 길거리에서 당당하게 착용하기 멋쩍은 사람도 어두컴컴
한 클럽에서 한번쯤 써 볼만 하다. 거리에서는 선글라스처럼 직접 쓰기 보단 목에 걸거나 머리에 얹는 등으로 스타일링하는 편
이 좋다.
클럽 문화 매거진 더 블링(The Bling)의 이주영 편집장은 “흔히들 남성 패션의 완성은 시계, 여성 패션의 완성은 백(bag)이라
고들 하는데, 클럽 패션의 완성은 안경인 것 같다”며 “오버사이즈나 컬러풀한 안경 등 재미난 형태의 소품들이 분위기를 업시
켜주고 스타일을 살려주는 아이템으로 손색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놀고 즐기는 클럽 특성상 안경이 깨지고 부서지기 쉬우니 비싼 제품보단 노점이나 편집샵에서 구입한 저렴한 것이 적당
하다”고 조언했다.
컬러풀한 선글라스의 인기는 백화점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신세계 본점 홍보팀 이은화 대리는 “튀는 컬러와 큼지막한 제품 로
고가 박힌 시원스런 디자인의 선글라스들이 올 들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컬러풀한 제품들은 전년에 대비해 30% 더 팔리
고 있다” 고 전했다.
플라스틱 빨간테가 강조된 입생로랑과 미소니,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선글라스 제품과 구찌의 흰색과 갈색이 섞인 오버사이즈
선글라스는 원포인트 악세사리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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