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화감상 편력기 2

[눈의여왕]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단체영화 관람도 큰 즐거움의 하나였고 나의 행동반경도 넓어지기 시작했다.

'썸머타임 킬러'의 크리스 미쳠에게 미쳐서 7번이나 같은 영화를 본 친구도 있었지만

나는 2번으로 끝을 냈다. 그리고 당시 여학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스잔나'도 대유행이었다.

단체관람을 갈 때는 주로 대한극장이나 허리우드, 단성사를 갔지만 개인적으로 애용한 극장은 

세기극장이었다.( 지금의 서울극장)

종로 3가에 있던  세기극장은  2류극장이어서 값도 쌀 뿐더러,1류 극장에서 막 끝낸 최신작이나 지나간 명화들을 많이 상영했다.

초원의 빛, 라이언의 처녀, 피서지에서 생긴 일, 모정, 초분, 남과여....

영화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묻어나는 기억들이 새롭다.

'바보들의 행진'은 고1 때 서오릉으로 가을소풍을 갔다오면서 친구들과 봤다.

'겨울여자'는 고3때 교복을 입고 갔는데도 그냥 들여보내줘서 기분이 좋았다.

대학 때는 당시 유행하던 앵무새나 뻐꾸기가 제목에 들어간 영화를 남자애들과 보면서 얼마나 끼들거렸는지...  '남태평양'을  보고나선 '발리하이...'하는 주제가가 계속 입에서 맴돌았고 '타워링'을 보고나선 주제는 별 것 아닌데 배역만 호화롭다고 생각했다.

같은 영화를 두 번 보기도 하고 하루에 두 편을 보기도 했다.

배운 사람 흉내를 내려면 주로 미국쪽의 영화를 보고 예술애호가 흉내를 내려면 불란서문화원으로 가고 한국영화를 싸구려 쯤으로 치부되기도 했던 게 7,80년대 에서 90년대 초반 까지도 그랬던것 같다.

그 때 부터 나의 영화취향은 분명해지기 시작했다.

한국영화라도 내가 보고 싶은 건 꼭 봤다.

'초분' '만추' '바람불어 좋은 날' ' 바보선언'...

지금도 나는 코미디물과 공포물은 거의 안보고 작가주의 영화를 즐긴다.

주제가 분명하거나 화면이 아름답거나 구조가 복잡하거나 보고나서 감동이 있는 영화가 좋다.

그래서 대한민국 사람 거의가 다 보았다는 몇몇 영화들은 나는 보지 않았다.

'디어헌터' '새벽의 7인' '유주얼 서스펙트' '히트' '포르노그래픽 어페어' '몬스터 볼' ' 화양연화'

내 기억에 남아있는 아끼는 영화들이다.

이런 영화들에게서 느끼는 감동을 요즘엔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더욱 영화보기가 어렵다.

영화는 한 장면 한장면을 이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

사람의 인생도 수없이 많은 상황들이 연결되어 이루어진다.

살면서 새로운 상황을 만나게 될 때 나는 인생이라는 영화에서 씬 넘버가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

[새터]

디어헌터는 복잡한얘기만큼의 내용이 없는듯하구 새벽의칠인은 내 조아하든친구랑둘이가서 서로 우는거 안들킬려구 무지 고생한영화 근데 그게 실화라니... 누구말대루 사실이 픽션보다 훨씬더 지독하다는 ...

[에쿠스]

제가 좋아하는 영화 이름들이 막 나오네요 ^^

[청한]

내가 본 영화는 두편밖에 안되네...배운 사람 흉내도 못내고 예술애호가 흉내도 못내고 더더구나 한국영화는 무시하지도 못했으니 이런 것도 인생인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