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 수필반에서 함께 공부하는 형님이 속리산 휴양림을 2박3일 공짜로 얻어 놓았다고
가자고 한다. 사실은 형님네 친척들과 가기로 했다는데 펑크가나서 우리 차지가 된것이다
어찌 되었든 휴양림 예약하기가 어렵다고 하던데 여름 씨즌에 정말 신나는 일이다
60대후반에서 70대후반까지의 수필반 여자들 네명이 가기로하고 계획을 세웠는데
이럴수가 있나?
교회 목양국 수련회 일정이 하필이면 속리산 가는 날짜와 겹친다
당일 나들이라 하지만 가까운곳도 아니고 청남대다 대형버스로 간다지만
오고 가는 길 왕복 서너시간은 걸릴것인데 난감했다 팀장이라 안 갈수도 없다
걱정을 하니까 형님들이 다음날 일찍가서 1박 만 하고 오자고 한다
그렇지만 버려야 하는 일박이 아깝기도하고 장거리여행에서 1박2일은 오며가며
시간을 다 허비하는 일이니 미안한 일이다
요즘은 밤 운전이 힘들어서 잘 안하는데 고심끝에 결국엔 여름이라 해가 늦게 지니까
청남대에서 돌아 오는대로 떠나기로 했다
교회에 다섯시 반에 도착해서 6시에 출발하면 얼추 8시30분 정도면 도착할것 같다
김치며 반찬 서너가지 아이스박스에 담고 아예 2박3일 휴양림에 갈
차비를 하고 나갔다
청남대는 청와대 남쪽의 청와대라고 역대 대통령들이 휴가를 즐기는 곳이었다
대청호의 한자락 원효대사께서 왕이 깃들곳이라고 예언했다는 자리라고 한다
그 옛날에 이 첩첩 산골에 왕이 깃들 자리라고 예언을 했다하니 놀라운 일이다
호반을 끼고 자리한 산자락은 경치도 아름답고 조용하고 한갓진 곳이다
5 대의 대통령이 머물렀던 곳인데 참여정부때 국민들에게 환원해서 지금은
많은 관광객이 다녀가는 곳이다 봄 가을에는 차들이 꼬리를 무는 곳이지만
여름인데도 제법 사람들이 다녀간다
새로 만들어지는 산책길에 역대 대통령의 이름이 붙어있다 몇 번을 다녀왔는데
처음으로 전두환 대통령 산책길을 걸었다 2킬로 조금 넘는 길이었지만 힘든 코스는 아니다
호수를 끼고 걷는 길이 아름답다
역대대통령의 기념관과 숙식을 했던 곳 그리고 산책코스 등을 돌아보고 왔다
청남대는 한 두번 가 본다고 다 구경할수 없는 넓이다 55만평이라고 하던가?
충남으로 넘어간 후 많은 개발을 하고 있다
다섯시 삼십분 일정대로 정확하게 도착했다
서둘러서 6시 10분 기다리는 사람들 픽업하고 속리산으로 향했다
요즘은 길이 좋아 일반 국도로 가도 좋다 대둔산 진산 옥천 보은을 지나 2시간 남짓 가면 된다
예전에는 호남선 고속도로를 지나 경부선 고속도로를 타고 청주나 청원으로 갔다
고속도로니까 네비상으로 20분정도 시간은 덜 걸리지만 국도도 좋은것 같았다
그러나 말티재 입구에서 공사중이니 돌아가라는 팻말을 만났다 차 한대 들어갈만한 길은
나 있지만 어두워지는 날씨 구불구불한 고갯길에서 어지러운 공사장을 만날까봐
돌아가기로 했다 네비에 의지하고 미심쩍으면 물어보고 터널을 세개나 지나서 가보니
팻말이 세워졌던 곳에 다시 돌아와 있다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
말티재 산을 가운데 두고 한 시간을 돌아 제자리로 다시 온 셈이다
네비는 사람이 아니라서 원래 입력이 된곳으로만 가는데 다른길을 찾았으니 ㅠㅠ
휴양림 사무소에 전화를 해보니 막아진 그 길로 들어오라고 한다
공사한 흔적은 없고 길만 좋다 그리고 고갯길도 오르기전 바로 5분거리 가까운 곳이었다
깜깜한 밤중에 한 시간을 헤매고 다닌 생각을 하니까 약 오르고 화가 난다
밤 운전에 피곤하지만 그것도 추억이라 생각하기로 하니까 좀 낫다
모든 일들은 사람들이 마음 먹기에 달린것 같다
숙소 앞에 호수도 있고 아름답다 산과 호수에 비 내리는 풍경도 아름답다
오래간만에 듣는 비 내리는 소리 지붕으로 땅으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정겹다
아파트에서는 들어볼수 없는 소리들이다 다음 날에는 비가 내리는 탓에
2박3일 아무것도 안하고 이야기꽃만 방안 가득 피우다가 주변만 잠시 산책하고
편하게 쉬다 왔다 모름지기 휴가란 이런것이다 편하게 쉬다 오는 것
대부분 휴가때 여기저기 돌아 다니다보면 더 피곤하고 짜증나는데 너무 편안했다
각자 가방에서 나오는 음식들은 1주일은 지내도 될만한 물량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할머니들만 4명이 갔으니 청승맞고 초라하게 보였을지 모르겠다
아들 딸 가족들과 함께가는 휴가도 좋겠지만 할매끼리의 여행이 더 재미있는것 같다
수필반에 여자가 4명뿐이라 친하게 지내지만 2박3일 같이 먹고 같이 잠자고 하니까
우의도 더욱 돈독해진것 같다
잘 먹고 잘 놀고 즐겁게 보낸 할매들의 행복한 휴가였다
첫댓글 작품 감상은 아닌데 어디다 올릴지 몰라 이곳에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