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떡 배달
화창하고 투명한 하늘을 보니 문득 남편의 고단한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회사 일로 정신없이 바쁘더니 며칠 새 얼굴이 반쪽이 되어 버린 남편.
그런 남편에게 신선한 활력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 회사로 깜짝 선물을 보내서 놀래켜 주는 거야.’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남편과 회사 동료들을 위한 격려의 떡 배달이었습니다.
그 길로 나는 떡집으로 향했습니다.
“떡 좀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보기 좋게 포장된 떡 상자에 사랑의 카드도 한 장 써넣었습니다.
나는 남편 회사로 배달을 보내면서 아저씨께 혹시 누가 보냈냐고 물으면 모른다고
시치미를 뚝 떼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물어봐도 절대 말하시면 안 돼요. 아셨죠?”
“절대 얘기 안 할테니 걱정 붙들어 매세요.”
누군가가 보낸 격려의 선물이 남편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는데 그런
내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몇 시간 후, 남편이 떡을 받았다고 전화를 했지 뭡니까.
“뭐? 떡?”
“아무튼 지금은 바쁘니까 이따 집에 가서 얘기하자고. 끊을게”
그렇게 말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건만 아무래도 배달한 아저씨가 비밀을 누설한 것 같았습니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남편의 목소리는 약간 화가 난 듯했습니다.
요즘 회사 분위기도 안 좋다는데 내가 괜한 짓을 해서 남편을 곤란하게 만든 건 아닌지…….
“아니야, 아닐 거야.”
이런저런 걱정으로 내내 불안해하다가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 오자 나는 그 일에 대해 물었습니다.
“여보, 아까 내가 보낸 떡 때문에 많이 곤란했어요?”
싫은 소리를 들을 줄 알고 잔뜩 긴장했는데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아니. 다들 장가 잘 갔다고 부러워하던걸. 마침 다들 배고팠거든.
그런데 당신 어떻게 그런 기특한 생각을 했어?”
빡빡한 회사 업무 때문에 며칠째 답답하고 우울했는데 내가 보낸 떡 덕분에 동료들한테
칭찬을 들어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는 남편. 고맙다며 내 손을 지긋이 잡아 주는데 부끄러워
얼굴이 다 빨개졌습니다.
“사실 내가 보낸 거 비밀로 해달라고 했는데, 당신 그걸 어떻게 알았어?”
세상에 비밀은 없나 봅니다. 떡 상자 위에 떡 하니 영수증이 꽂혀 있을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랬구나. 히히.”
비록 깜짝 떡 배달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괜찮습니다. 작은 정성으로 남편의 고단한 일상에
행복을 선물하자는 그 작전만은 확실히 성공한 것 같으니까요.
(TV동화 행복한세상 6권 전북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문경문 씨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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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돈떡입니다. 좋은꿈 꾸세요
에잉말루만듯던 오만원권..나한테도 좀 나눠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