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번역과 이윤정(전남대학교 경영학부 졸업)
[들어가며]
감사 인사로 수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소중한 분들의 도움을 받아 3년 공부의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 하는 공부라지만 이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감히 그 시간들을
이겨낼 수 있었나 싶습니다.
김수연 선생님. 가슴속에 열정을 품고 강의하시는 선생님을 보며 매일
제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입시가 목표가 아니라 더 멀리 보고 진짜 영어를 체득하라는 말씀 깊이 새기겠습니다.
우리 스터디 파트너들 연지,윤화,효재,혜리 덕분에 올 한해 정말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고 서로의 실력을 위해 때로는 날카롭게 평가하고 때로는 따뜻하게
품어주어 고마워요.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학교 다니느라 바쁠텐데도 시간내어 학원에까지 응원 와주고 시험 전에 팁까지 준 유진씨,지인씨, 경진씨 힘이 많이 되었어요.
^^
또 같이 스터디를 하지는 않았지만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함께 수업을 들었었던 정은,혜림,용림언니,원민씨,하나씨,수영씨,보은씨,유경씨. 많이 배웠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늦게까지 남아서 공부를 할 때 독려해주셨던 김성백 원장님,조대리님,세림씨께도 감사드립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이유가
있다는 말, 시간이 지나고 나니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작년 2차에서 낙방을 하고 현재 내가 도전하고 있는 일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부족한지, 정말 하고 싶은지 다시 한번
고심해보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한층 더 탄탄하고 재미있게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도전이기도 했고 올해는 마음가짐부터가 이전 해와는 달랐습니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음에, 훌륭한 스승과 스터디 파트너들을
만났으니 해내지 못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개인마다 영어실력, 공부하는 방식이 다 다르기 때문에 사실 수기라 함은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말씀하신 내용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선생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묵묵히 밟아가는 과정 중에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결실을
지금 잠깐 맛보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수연 선생님의 수업을 수강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여러분들은
영어 박사가 될 수 있는 길로 들어선 것이지요. ^ ^
수업시간에
성실하게 임하시고 자신의 발표에 대한 어떠한 평가라도 겸허히 수용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매일 달라지는 본인을 제 3자의 눈으로 냉철하게 바라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자신이
현재 어느 지점에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을 해보고, 정말 이 공부가 나를 위해 필요한 것인지, 그렇다면 어떤 각오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매 순간 돌아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실제 시험을 보았던 경험 중심으로 수기를 써나가려 합니다.
[1차 시험] 한-영
요약(60분/2문항)
첫 번째 문제는
한국 스포츠계에 만연한 감독의 선수 학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논지의 한겨레 스포츠 칼럼이었습니다. 한국어 구조에 사로잡히지 말고 자신이 재구성한 논리를 설득력 있게전달하는 연습을 평소에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통번역대학원 홈페이지-입학안내-전년도
기출문제를 미리 접해보시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방향으로 공부방법을 설정하시면 좋을 듯 해요. 이
과정에서 본인이 보지 못하는 점을 잘 지적해 줄 수 있는 좋은 스터디 파트너가 있다면 금상첨화구요 ^ ^
두 번째 문제는
경향신문에서 출제된 ‘한.일 갈등을 보는 양국의 두 가지
시각’ 가운데 한국 정부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논지의 기고문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첫 번째 지문보다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데다가 자칫 잘못하면 요지를 놓칠 수도 있는 글이었기 때문에 전체 개요를 짜는데
상당 시간이 소요되었고 그 때문에 마음이 급해져서 한국어를 따라가려는 예전 버릇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필요
없는 정보는 버리고 결과물(영어 요약본)을 봤을 때 자연스러운
논리구조로 전개되도록 했습니다.
영-한 요약 (60분/2문항)
평소 공부를 할
때 영/한 요약은 ‘필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논리를 파악하여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전달’하려 노력했습니다. 한국어는
모국어이기 때문에 기대치가 한/영 요약에 비해 훨씬 높고 얼마나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지 한 눈에 파악이
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더 신경을 썼던 부분이었습니다.
첫 번째 시험
문제는 노벨 경제학 수상자이자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의 글(The iPhone Stimulus)을
요약하는 것이었습니다. 비슷한 논리의 ABC 뉴스를 수업시간에
다룬 적이 있었고, 시험 보기 전 폴 크루그먼 교수 방한 강연을 들었던 지라 친숙함을 느끼면서 읽어
내려갔습니다. 경제학 용어와 몇 가지 비유가 나와 다소 어려웠지만 논리가 치밀한 글이었기 때문에 요약을
하기에는 훨씬 더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글에서 다소 많은 부분을 차지하더라도 논리상 필요없는 부분들은
과감하게 쳐내고 문단별 흐름에 유의하며 글을 쓰는 연습을 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두 번째 시험
문제는 시대의 변화에 따른 영어 발음의 차이, 한국인의 영어발음 집착에 관한 글이었습니다. 예시가 비교적 많았던 글이라 마찬가지로 필요한 부분만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며 자연스러운 한국어로 표현하려 노력했습니다.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듯이 글에서도 이를 느끼면서 읽는다면 번역을 할 때도 각 글의 스타일에 맞게 적용해 줄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 글이 정확하고 정제된 어휘를 사용해야 했다면, 두 번째 글은 좀 더 부드럽고 일상 생활에서도 사용될 법한 단어를 써서 요약하려 했습니다.
[2차 시험] 영-한 에세이(60분/1문항)
뉴욕 타임즈 Opinion : The trouble with intentions 라는 글을 읽고 요약한 뒤 수험생 자신이
생각하는 간결한 글의 조건을 제시하는 문제였습니다.
작년 2차 에세이 시험에서 고전했기 때문에 올해 공부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까 고민해오던 문제가 시험에 출제되어 놀랍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글을 써내려 갔습니다. 평소 신문 사설이나 칼럼 가운데 논쟁의 여지가 있는 글을 골라 요약을 하고 논리를 확장하는 연습을 많이 해
두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매일 뉴욕타임즈 사설 2,3개를
읽고 논리 중심으로 요약을 하고 이를 한국의 실정, 나의 경우에까지 확장을 해서 에세이를 쓰는 연습을
했습니다.
한-영 에세이(60분/1문항)
한겨레 ‘경찰의 가정 폭력’ 조기 개입 필요한가?’라는 글을 읽고 가정 폭력 비극으로 치닫는 걸 막기 위해 경찰의 초동 대응.
초기 개입이 필요한가에 대한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전날 성폭력, 가정폭력에 관한 한글 기사를 읽고 나름 영어로 정리를 해두었던 터라 논리 전개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했습니다. 반대의견을 세가지로 정리한 뒤 각 주제문을 뒷받침하는 문장들로 구성한다는 개요를 짜고 글을 써내려 갔습니다. 마치 영어로 사설을 쓴다고 생각하고, 어휘도 최대한 신문에서 사용하는
수준으로 맞추려 했습니다. 김수연 선생님께서 항상 각 각 글의 스타일에 맞추어 도착언어의 수준도 그와
비슷하게 끌어 올리거나, 비슷하게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하셨기 때문에 실제 시험장에서도 이를 유념하며
글을 썼습니다.
평소 언론사마다
갖추고 있는 논쟁,토론 코너나 양 측의 주장을 펴는 글을 읽고 자신의 의견 정리하는 연습과, 제한된 시간 안에 주어진 지문을 읽고 논리를 파악하여 요약, 자신의
논지로 전개하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면접]
작년에는 1차에 통과되었다는 생각에 마냥 기뻐서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한 대답만 하다가, 교수님께서 가하시는 날카로운 일침을 맞고 스스로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면접이 2차 평가 요소 중 30%를
차지하기 때문에 아무리 편한 분위기에서 인터뷰가 진행된다 하더라도 면접의 목적은 수험생이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응시를 하였는지, 진정성이 있는지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차분하게 자신의 준비과정을 이야기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올해 면접장에
들어서니 정연일 교수님과 정철자 교수님께서 작년에 면접 보러 왔던 것을 기억해 주시고 한 해동안 무엇이 달라졌는가를 중심으로 면접을 진행하셨습니다.
자기소개(번역과 지원동기), 어떤
분야의 번역을 하고 싶은지, 작년의 패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그
패인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작년시험과 올해 시험의 다른 점을 분석할 것을 요청하셨습니다. 평소 수없이 인터뷰 과정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해 보고 답변을 준비하고, 고치고
하는 과정을 반복했기에 올해 면접을 마치고는 ‘이제 정말 어떠한 후회나 미련도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준비 과정을 돌아봤을
때 자신에게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는 한 해를 보냈다라는 마음이 들 때면 모든 것을 내려놓을 때가 온 것임을 알기에 올 한 해가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소중한 인연에 감사하며 지난 3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더 큰 산을 올라가려 합니다.
절실하게, 간절하게 바라면 온 우주가 자신을 향해 돕는다는 것을 떠올리시고
한 걸음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절실하게, 간절하게 바라면 온 우주가 자신을 향해 돕는다' ..^^ 합격수기를 읽으면서 절실함을 느꼈어요.. ㅎㅎ 완벽히 준비된 윤정씨이기에 대학원가서도 정말정말 잘할꺼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진심으로 추카해요~~ 앞으로도 승승장구!!
언니 고마워요~ 이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우리는 복 받은 사람들 ^ ^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