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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 한 장 깨뜨리지 않고 그리고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도 도시 전체를 파괴해 버릴 수 있는" 너무나 치명적인 살상력을 가진 대량파괴무기(Weapons of Mass Destruction: WMD)인 생화학무기가 현재 제 3세계 국가들사이에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현재 "25개국 이상이 핵 및 생화학무기를 가졌거나 개발하고 있으며," 또한 실제 분쟁시에도 자주 그것이 사용되고 있다.
1995년에 UN 특별위원회(UN Special Committee)는 이라크의 사찰을 통해, 이라크가 첨단화된 VX 신경제를 생산했을뿐만 아니라, 농축된 보튤리누스균독소(botulinum toxin) 10,000리터(liters)를 무기화했고, 농축된 탄저열(anthrax: 탄저) 6,500 리터, 그리고 농축된 발암성독소(aflatoxin) 1,580 리터 가량을 무기화한 것으로 밝혀냈다. 그리고 북한은 대략 5,000톤 이상의 생화학무기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이미 알려져 있다.
또한 분쟁시에 생화학무기의 적대적 사용은 너무나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소련(Soviet Union)의 아프카니스탄(Afghanistan) 침공, 이란(Iran)-이라크(Iraq) 전쟁, 리비아(Libya)의 차드(Chad)공격에서 이미 사용되어졌다. 1993년에는 이라크가 바스락(Basrah) 근처 습지에 거주하고 있는 시트(Shiites)에 대해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하기도 하였다. 또한 수단(Sudan)정권은 누바(Nuba)산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하기도 하였다. 1995년 3월에는 일본의 오움진리교도(Aum Shinrikyo Cult)가 도쿄(Tokyo) 지하철에서 사린(Sarin) 가스(gas)를 방출하여, 5,000여명이 중독되어 병원에 입원했으며, 그 가운데 12명이 죽기도 하였다. 이 사이비 종교집단은 도쿄 시청꼭대기에서 '옥상분무기'(rooftop sprayer)를 통해 탄저열(anthrax)을 살포하는 것을 포함한 여러 다른 공격들(예: 에어로졸 살포(aerosol dissemination): 압축가스를 이용하는 분무기)을 시도했던 것으로 나중에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건들은 생화학무기의 적대적 사용이란 것이 언제, 어디에서나 발생가능한 것이라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뚜렷하게 보여주는 사례들인 것이다.
공격적인 생화학무기 프로그램을 가진 국가들의 숫자는 지난 10여년에 걸쳐 두 배로 증가되었고, 지난 20년간에 걸쳐서는 세 배로 증가되었다. 이것은 1972년에 생물무기협정(Biological & Toxin Weapons Convention: BWC)이 체결되어진 이후 세 배 이상 증가된 수치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생물전제의 개발, 생산, 비축 및 획득에 대한 포괄적인 금지를 감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생화학무기와 같은 대량파괴무기는 몇몇 조약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금지된지 오래되었지만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진 세계에서 이것은 과거보다 더욱 큰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논문의 목적은 왜 제 3세계 국가들이 생화학무기를 보유하려고 하는가?, 실제 전쟁시에 그들은 과연 어떤 목적으로 그것을 사용할 것인가? 그리고 생화학무기의 적대적 사용에 대처하기 위한 적절한 방안은 무엇인가?에 관한 질문들에 답을 찾고자 하는데 있다.
생화학무기: 값싸고, 언제나 이용가능한 강력한 무기
현재 제 3세계 국가들사이에 생화학무기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들 제 3세계국가들은 생화학무기를 보유하려고 하는 것일까? 적어도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생화학무기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전문가들이 세계도처에 산재해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개발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에서나 그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솔직히 어떤 국가, 혹은 개인이라도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과거 소련에서 핵, 생물 그리고 화학(NBC) 병기를 구축했던 과학자 집단을 살 수 있다. 실제로 냉전종식이후 러시아의 생물학무기 프로그램(programme) 전문가들이 이란, 이라크, 시리아 그리고 리비아로 대량 유입되기도 하였다. 예컨대 1995년 후반, 유엔사찰단(UN inspectors)은 러시아의 생물장비와 재료가 이라크에 판매되었던 결정적인 증거들을 찾아내기도 하였다. 또한 1996년 이래 러시아는 부세르(Bushehr)에 있는 이란 핵발전소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노하우(know-how)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둘째, 비단 군사용 차원 뿐만 아니라 상업용 차원의 생화학제 제조기술 또한 확보하기가 매우 쉽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만약 수단(Sudan)과 같은 저개발국가가 겨자가스(mustard gas)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어떤 다른 국가 또는 단체들도 그것을 개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생화학무기는 세속적인 상업용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의도된 비교적 작은 시설에서도 원료와 기술을 이용하여 쉽게 그리고 값싸게 생산할 수 있다. 또한 수많은 생화학제 제조기술은 그 본질상 민군겸용기술(dual-use technology)의 특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수출통제를 적용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이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생화학제의 제조기술을 쉽게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인도는 화학무기 생산시설을 두 배로 확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던 이란에 살충제 공장(pesticide plant)를 건설해주기로 합의하기도 하였다.
셋째, 생화학무기의 경우에는, 기술을 도입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매우 저렴하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란의 라프산자니(Hashemi Rafsanjani)는 테헤란(Tehran) 라디오 방송에출연해서 "생화학무기는 가난한 국가들의 핵무기이다"라고 설파한 적이 있다. 사실 효과적인 재래식-기계화군(conventional-mechanical forces)을 건설하는데에는 수조원의 비용이 들어가게 되고, 또한 시간도 오래 걸리는 반면에, 핵무기는 수백만달러의 비용이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 또한 신경제(nerve agent)를 개발, 생산하기 위한 다소 세련된 생산시설은 단지 $30∼50 million 정도의 비용이면 충분히 건설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시설을 건설하는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안전시설 기준들을 무시해 버린다면, 그 비용은 절반이하로 축소될 수도 있을 것이다. 생물제(biological agents)를 생산하는 것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산업발효시설(industrial fermentation plant)은 대략 $10 million 정도만 투자하면 즉시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무기들은 엄청나게 치명적인 살상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도시지역에 사린(sarin) 신경제를 대략 300킬로그램(kilogram) 정도 살포하면 60∼100여명을 죽일 수 있다. 똑같은 지역에 탄저열(antrax)을 100킬로그램 정도 살포하면, 대략 420,000∼1,400,000명을 죽일 수가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재래식-기계화군을 건설, 유지하는데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가 없는 가난한 제 3세계 국가들의 경우에는 생화학무기를 보유하는 것, 그 자체는 너무나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란-이라크 전쟁이 끝나갈 무렵, 이란의 기갑 및 포병부대의 경우, 대략 40% 정도가 파괴되었고, 공군의 경우에는 단지 몇 대의 항공기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따라서 이란이 군을 조속한 시일내에 재건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였다. 설상가상으로 유류수입은 예상치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었고, 또한 경제제재조치(economic santions)는 무기체계 및 장비들의 부속품 조차 획득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따라서 이란은 재래식-기계화군의 준비태세의 결함을 메우기 위한 중요한 수단의 하나로 생화학무기를 선택하였던 것이다. 현재 이란은 제 3세계에서 비교적 큰 규모라 할 수 있는 2,000톤(ton) 이상의 화학무기를 비축하고 있다.
제 3세계 국가들이 생화학무기를 보유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과, 선진 군사강국들이 요즘 유행하는 군사혁신(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에 쏟아 붓고 있는 노력은 사실 크게 다를바 없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 군사강국들이 점차적으로 고비용이 들어가는 최첨단의 정밀유도무기를 획득하기 위해 노력함에 따라, 돈이 없는 이들 가난한 제 3세계 국가들은 비대칭전략으로 생화학무기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우리를 둘러싼 잠재적인 적들이 실제 전쟁시에 생화학무기를 반드시 사용할 것이라고 우리가 가정하고 있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자연스럽게 도출될 것이다.
생화학무기의 전략적/군사적 사용
우리의 잠재적인 적들은 실제 전쟁시 과연 어떤 목적으로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인가? 혹은 어떻게 그것을 사용할 것인가? 솔직히 이 질문에 답을 하기란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생화학무기의 위협에 관해 우리가 아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어떤 국가가 생화학무기를 보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것의 의도에 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 특히 생화학제의 무기화를 추구하는 국가들의 경우, 어떻게 그것을 사용할 것인지에 관해 많은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소위 국제사회에서 깡패국가로 불리우는 국가들 가운데, 북한 및 이라크 등은 이미 122mm 로켓(rockets), 포병포탄(artillery shells) 그리고 공중전달폭탄(air-delieved bombs)에 장착하는 생화학제를 이미 무기화했다. 물론 이것은 전장전략, 즉 전술적인 사용을 함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생화학제의 탄두장착이 가능한 미사일의 무기화이며, 이것이 사실 가장 큰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1996년 4월 11일, 미국의 윌리엄 페리(William Perry) 국방장관은 "북한의 위협가운데 하나는 원거리의 적을 향해 대량살상무기들을 실어보낼 수 있는 미사일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것은 생화학제의 탄두장착이 가능한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및 미국의 안보에도 얼마나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발언이다. 이러한 미국의 우려는 1999년 11월, 북한자문단(North Korea Advisory Group)이 미하원에 보고한 보고서에서도 뚜렷하게 표명되고 있다. 실제로 북한의 노동미사일은 일본까지, 그리고 3단계 추진 대포동 2 미사일은 미국까지도 강타할 수 있다.
걸프전쟁이후, 유엔사찰단은 이라크에서 생화학제로 가득찬 미사일 탄두를 찾아냈으며, 특히 알류산(Al-Husayn) 미사일은 화학탄두로 이미 비행시험까지도 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오늘날 생화학무기를 개발,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제 3 세계 국가들의 경우, 미사일과 같은 장거리 전달수단을 이미 마련했거나, 혹은 그것을 마련하기 위해 지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잠재적인 적들이 그들이 보유한 생화학무기를 전략적·군사적 차원에서 어떻게 적대적으로 사용할 것인가에 관해서 아래에서 심도 깊게 고찰해 보도록 하자.
1) 전략적 수준(strategic level)
전략적 수준에서 적들은 아군의 동맹, 혹은 연합(coalitions)세력들을 붕괴시키기 위해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걸프전 기간동안 미국 및 연합군은 이라크가 생화학무기를 탄도장착한 미사일을 사용하지 않을까 매우 노심초사하였다. 다행스럽게도 이라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라크는 이스라엘의 민간인 밀집지역에 대해 90여회에 가까운 미사일 공격을 단행하였다. 그렇게 한 이유는 이스라엘이 군사적으로 즉각 이 같은 공격에 대응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미국과 이스라엘간의 동맹관계를 와해시키기 위해서였다. 물론 미국이 이를 간파하고 이스라엘을 설득함으로써 이라크의 전략은 실패하였다. 하지만 이라크의 이러한 전략이 원래의 목적을 달성하는데는 실패하였지만, 미국 및 연합군 공군의 25∼30%가 이라크의 스커드(scud) 미사일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도록 유도하였다는 점에서 볼 때, 그것은 결코 실패한 전략이라 볼 수도 없는 것이다. 만일 이라크가 이스라엘에 대해 생화학무기를 탄도장착한 미사일로 공격하였다면 전략적 성공을 거둘 수도 있었을 것이다.
북한은 이라크가 실행한 것과 유사한 전략을 실제 한반도의 전쟁시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생화학무기체계는 미국과 한국, 미국 및 일본사이의 동맹관계를 와해, 혹은 이간시키려는, 그리고 더 나아가 동북아의 안보체계를 와해시키려는 북한의 장기적인 안보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1997년 10월 21일, 최주활 대령(전 북한인민군)은 미의회 청문회에서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북한의 주요 공격목표는 남한과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이 될 것이다"라고 명백히 진술하였다. 이러한 그의 발언은 왜 북한이 생화학무기의 탄도장착이 가능한 노동 및 대포동 미사일 프로그램(programme)을 광신적으로 추진하고 있는지에 대한 주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북한이 생화학무기의 탄도장착이 가능한 미사일로 일본 및 남한전역을 공격할 경우, 그것은 일본정부가 미군에게 공군 및 해병대 기지를 제공하는 것을 거부케 하는 주된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전쟁을 수행하려고 하는 우리군의 총체적인 의지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필자의 주장은 결코 과장이 아니며, 실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언제든지 발생가능한 시나리오인 것이다.
이란의 경우에도 이와 유사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란은 자주 다른 걸프국가들에게 미국에 군사기지를 제공하거나, 우호적으로 행동하지 말도록 경고해 왔다. 따라서 실제전쟁이 일어날 경우, 이란은 중동의 이웃국가들에게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동맹, 혹은 연합에 참가하여 지역의 군사시설을 미국에게 제공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생화학무기를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란의 퀘셤(Qeshm)에 배치되어 있는 생화학무기의 탄도장착이 가능한 스커드(scud)-C 미사일은 카타르(Qatar), 아랍에미레이트(United Arab Emirates) 그리고 오만(Oman)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 또한 북한제 노동미사일을 획득하게 되면 아랍반도까지 공격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게 된다. 특히 리야드(Riyadh), 다란(Dhahran), 바레인(Bahrain,) 메시락(Masirah) 및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유시설물들까지 공격이 가능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실제 전쟁시 생화학무기는 인구밀집지역에 대한 테러공격을 위해 사용되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이란-이라크 전쟁의 교훈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다. 이란-이라크 전쟁기간 동안, 양측의 도시들은 서로의 주된 공격목표가 되었다. 1988년 2월∼4월 사이에 이라크는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에 160여기의 미사일 폭격을 감행했다. 이 폭격으로 인해 대략 2000여명의 사람들이 죽었고, 테헤란 인구의 절반 이상이 다른 지역으로 피난을 갔다. 그 공격은 1988년 여름, 이란이 붕괴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이란-이라크 전쟁은 전쟁 당사자인 이란과 이라크뿐만 아니라, 북한의 군사적 사고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쳤음에 틀림이 없다. 이 전쟁이후, 북한이 생화학무기를 더욱더 광범위하게 연구해오고 있다는 사실이 이러한 추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북한이 핵-화학-생물학 무기(NBC)와 같은 대량파괴무기를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실상이 언론에 보도되어, 우리 국민들이 다소나마 그것에 대한 실상을 알게된 것은 아마 러시아 대외정보기관인 해외정보처가 1993년 1월 27일 발표한 「대량 파괴무기 확산이 냉전이후 새로운 도전으로 되고 있다」는 제하의 정보평가보고서를 통해서일 것이다. 이 보고서에서 러시아 해외정보처는 "북한이 핵무기를 위시한 화학, 생물학 무기 등 대량파괴무기를 동시 개발하기 위해 다년간 노력해오고 있다고 밝히고, 그 개발목적은 군사적 응용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북한이 보유한 생화학 무기의 탄도장착이 가능한 노동미사일은 일본에 대한 테러무기로서, 그리고 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장사정포는 남한에 대한 테러무기로서 충분히 사용되어질 수 있다. 또한 북한의 특수부대는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도시(인구밀집지역)에 대해서 과감한 테러공격을 시도할 수 있을 만큼 잘 훈련되어 있다. 따라서 북한이 실제로 전쟁시 이러한 미사일, 장사정포 그리고 특수부대를 결합한 생화학 테러공격을 구상하고 있다면, 북한과 직면하고 있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그리고 미국은 이러한 공격위협에 대처하는데 필요한 방안을 공동으로 마련해야하는 것이다.
2) 작전적 수준(operational level)
작전적 수준에서, 잠재적인 적들은 그들의 각 지역에서 상대국의 무력투사(power projection)능력을 좌초시키기 위해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걸프전이후, 인도의 한 장군은 "핵무기 없이는 어떤 국가도 미국과의 전쟁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이것은 달리 표현하면, 만약 어떤 국가가 핵무기에 버금가는 대량파괴무기인 생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 미국과의 전쟁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처럼 세계각지의 분쟁에 참여하는 경찰국가, 즉 원정군(expeditionary forces)의 경우에는 무력을 어떤 분쟁지역에 투사할 때,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이 바로 원정군이 이용하는 분쟁지역 및 인근지역에 있는 항구 및 항공시설물들이다. 왜냐하면 적들은 원정군의 신속한 군사적 배비, 그리고 증원병력의 배비를 저지시키기 위해 항구, 또는 항공시설들에 대해 무차별 공격을 감행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생화학무기는 원정군의 군사적 배비를 심각하게 저지시키거나 방해할 수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걸프전 당시 만약 이라크가 미군 및 연합군의 병력이 이용하리라 예상하고 있었던 다란(Dhahran), 타이프(Taif) 그리고 리야드(Riyadh)와 같은 항공시설물들과 더불어 애드 담만(Ad Damman), 알 쥬발(Al Jubayl)과 같은 사우디아라비아의 항구시설들에 대해 VX 신경제 및 다른 화학제를 살포했더라면, 어떤 일이 일어났겠는가? 미군 및 연합군의 군사적 배비는 아마도 오염된 환경속에서 일어났을 수도 있을 것이며, 또는 오염된 지역을 피하기 위해 다른 지역, 특히 홍해항구(Red Sea Ports)로 배비지역이 바뀌어졌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배비전략을 취하던지 간에 미군 및 연합군의 군사적 배비는 상당히 지연되었을 것이며, 이로 인해 사막의 폭풍작전의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좀 더 극단적으로 표현한다면 미군 및 연합군이 걸프전에서 패배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노만 슈워츠코프(Norman Schwarzkopf) 사령관이 지적한 것처럼, 사담 후세인처럼 전략이 무엇인지에 대해 전혀 모르는 멍청한 지도자와 싸웠기 때문에 미군 및 연합군이 승리한 것이라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작전적 수준의 통찰력이 결핍된 사담 후세인의 실책 때문에, 미군 및 연합군이 최소한의 인명손실만으로도 걸프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란의 생화학무기 프로그램은 아직까지 이라크만큼 세련되고 첨단화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란이 보유한 스커드미사일은 카타르(Qatar)와 오만(Oman)에 사전배비된 미군기지들을 직접적으로 타격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 물론 재래식 무기체계는 이러한 군사기지들을 결코 완전하게 파괴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생화학무기를 탄도장착한 미사일 공격은 분쟁지역의 군사기지들을 완전히 오염시킴으로써 미군의 군사력 배비전략, 특히 증원군 배비전략 그 자체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을 것이다. 일찌기 이란은 잠재적인 위협세력들이 군사적 공격을 가해올 경우, 호르무즈(Hormuz) 해협(이란과 아리비아 반도사이; 페르시아만의 출입구)을 완전히 봉쇄해 버릴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특히 이란이 보유하고 있는 해상 및 공중 플랫포옴(platform)과 더불어 그 해협을 지휘/통제하기 위해 캐셤(Qeshm) 섬에 배비시켜 놓은 중국산 C-802 대함미사일(antiship missile)은 이란의 이러한 경고를 뒷받침하기 위해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무기체계이다.
잠재적인 위협세력들의 무력투사력을 저지시키기 위한 이러한 노력은 생화학무기의 전술적 배비를 포함할 것이다. 이란은 오래전부터 수륙양용 화학작전 훈련을 해 오고 있다. 물론 이것은 특수한 의미의 방어훈련이 아니라 보통의 방어훈련이다. 따라서 생화학무기를 작전적 차원에서 사용하고자 하는 능력은 아직까지 다소 결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같은 나라가 이런 류의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는 것은 작전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중동의 이란 및 이라크와 더불어 언제든지 분쟁이 일어날 경우,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는 바로 북한이다.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북한 인민해방군은 틀림없이 미군 증원군의 배비전략을 저지시키기 위해 남한 및 일본내의 항구나 항공시설들에 대해 생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할 것이 틀림이 없다.
북한의 생화학무기 보유실태
북한은 1950년대 중반, 혹은 1960년대 초반부터 토착 생화학무기 개발능력을 추구해 왔다. 또한 생화학작전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비교적 잘 규정된 연구, 전투교리 및 훈련을 지금까지 해 오고 있다.
북한은 인민무력부 총참모부에 「핵-화학방위국」을 설치, 핵 및 화생방전에 관한 업무를 총 괄토록 했으며, 각 군단별로는 화학부를, 해군과 공군사령부에는 「반핵-반원자분석소」를 설치, 핵 및 화생방전에 대비하고 있다.
각 군단별로 설치된 화학부는 산하에 반핵-반원자분석소와 화학대대를 두고 주로 화생무기 공격훈련을 집중 실시하며, 연대급에까지 조직돼 있는 화학소대를 지도, 통제하고 있다. 북한의 핵 및 화생방전 업무를 총괄하는 인민무력부 총참모부의 핵-화학방위국은 지난 1991년 3월 설치됐다. 김정일 이 걸프전을 계기로 이 기구설치를 지시해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던 전문인력과 시설들을 모으고, 업무 분야도 세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화학방위국은 인민무력부 8호청사에 본부가 있고, 1부(작전부) 2부(훈련부) 3부(기술부) 4 부(기재부) 5부(정찰부) 32부 抗道관리부 화생방연구소 등 모두 8개부서로 구성돼 있으며, 핵심부서로는 화생방연구소가 꼽히고 있다. 이 연구소는 평야시 서성구역 장산동에 본부가 있고, 평남 평원군에 2개의 분원이 있다. 핵-화학방위국은 8개부서외에도 직속 전투부대도 거느리고 있다. 이 전투부대는 핵 및 화 생방전에 관한 한 북한의 최정예부대로 일컬어지고 있는데 규모는 8개 대대이다. 이 8개의 직속 전투부 대는 현역 2개 대대, 예비역 6개 대대로 나누어져 있고 1년에 대규모 훈련만 적어도 두 차례이상 받고 있다. 이 대규모 핵 및 화생방 훈련에는 핵-화학방위국 소속의 직할 전투부대뿐 아니라, 각 군단 산하의 화학대대까지 의무적으로 참가토록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