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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 현대화사업
Ⅰ. 현대화사업 개요
1. 가락시장 개요
가락시장은 농수산물유통및가격안정에관한법률(농안법)에 의거 공영도매시장으로 1985년에 개장했다.
가락시장은 543,451 평방미터(㎡) 이르는 부지에 건설비 933억 원을 들여 건축했다. 개장 초기에는 야채, 축산, 수산물의 경매장과 중매인사무실, 공사 업무동등이 건축됐으나 이후 직판시장, 식품상가, 주차장등이 추가로 지어졌다.
초기 도매전문시장으로 개장했으나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용산 등지에서 장사를 하던 상인들을 가락시장으로 영입해 소매를 허용하고 직판시장을 새로 건축하게 됐다.
현재 일일 평균 거래물량은 약 7,300톤으로 이 나라 최대의 도,소매 시장이며, 거래금액은 일일 평균 약 104억여 원이다. 하루 평균 시장 이용인원은 약 130,000여 명이며 시장에 등을 기대고 살아가는 사람들만 2만여 명에 이른다.
현재 가락시장에서 유통되는 양은 전체 유통량의 30%, 서울지역 먹거리 40%를 차지한다.
2. 현대화사업 추진 배경 및 과정
가락시장이 운영되면서 각종 쓰레기로 인한 악취와 혐오시설로 분류되는 도축장은 인근 주민들에게 참기 힘든 불편을 줬고,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20년 전에 지어진 시설들은 노후 돼 년 평균 수리비용이 100억 원이 들어가는 골치 덩어리가 됐다. 유통량도 꾸준히 증가해 공간의 협소함도 지속적으로 제기 됐고 때문에 뭔가 대책이 필요했다. 이런 이유들로 2002년부터 재건축과 이전 등을 고민하게 됐다.
농수산물공사는 이전을 적극적으로 고민해 대체부지선정에 들어갔으나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이전 부지를 찾지 못했고 지지부진하던 현대화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전격적으로 결정이 내려져 현 위치에서 재건축을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현대화사업을 추진중에 있다.
2008년 농식품부가 계획한 현대화사업 예산은 5040억 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농수산물공사에서 발표한 예산은 7600억 원으로 늘어났다. 농수산물공사는 1단계 사업비가 3500억 원 정도 들 것으로 예상하고 2,3단계에서도 단계별로 같은 금액이거나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화사업은 1조원이 넘는 금액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는 99억 8천만 원을 들여 설계를 마치고 업무 지원시설과 직판동, 체험관등이 들어서는 1단계 공사를 진행할 공사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 있다.
1) 현대화사업 추진과정
- 2004년 3월 농림부, 농업 농촌대책 '가락시장 시설개선 계획' 수립
- 2005년 8월 예비타당성조사 및 사업타당성 검증, 한국개발연구원(KDI)
- 2008년 2~6월 서울시, 시민위원회 이전/재건축 추진방안 검토
- 2008년 9월 서울시, 시설현대화 추진 계획 확정
- 2008년 12월 시설현대화 예산결정(국고30%/지방비30%/융자40%)
- 2009년 2월 시설현대화 설계공모
- 2010년 7월 중간 설계 마침
- 2011년 3월 1단계 공사업체 설명회
- 2011년 4월 1단계 공사업체 선정
- 2011년 5월 1단계 공사 착공 예정
2) 현대화사업 개요
‣ 농수산물 물류 유통의 효율화를 통해 연간 550억원의 사회적 비용 절감예상('05년 KDI타당성 조사 시)
‣ 이러한 사회적 비용 절감은 우리나라 농업 경쟁력 강화와 소비자 보호로 연계되어 질 뿐만 아니라 도심 속에 위치한 도매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을 완전히 해소할 것임
1단계(2008년 기준)
기간 : 2009~2013년까지
사업비 : 267,524백만 원
연면적 : 211,762m²
세부시설 : 판매동, 업무지원시설 등 전체 6개동
2단계
기간 : 2012~2015년
사업비 : 148,159백만 원
연면적 : 117,075m²
세부시설 : 청과3동, 수산, 축산동
3단계
기간 : 2014~2018년
사업비 : 250,315백만 원
연면적 : 185,127m²
세부시설 : 청과1․2동, 환경동, 집배송센터
Ⅱ. 현대화사업 추진방향과 문제점
1. 현대화사업 추진방향
1) 친환경 '디자인 명품'시장
가락시장 현대화사업의 추진 기본 방향은 '친환경과 명품 디자인'으로 요약할 수있다.
시장 운영 시스템을 개선해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지열 사용을 30%로 설계하고 물류 흐름도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바로 확인 가능하도록 전자동화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 주민들의 민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쓰레기 처리 등 시설들을 지하로 배치하고 지상에는 옥상공원을 조성해 산책과 놀이가 가능하도록 설계를 했다.
시장을 관광명소화 하기 위해 '판매시설 5감 체험부스'를 설치하는데 가락역사박물관, 식문화체험관, 가락관광센터, 컨벤션센터 등을 설치한다. 또 식문화 축제 및 지역 축제 홍보마당을 마련해 횡성한우 축제, 남도음식문화 축제, 이천쌀문화 축제, 부산자갈치문화 축제등을 할 공간 및 계획을 세우고 있다.
2) 도, 소매 분리를 통한 유통구조 개선
가락시장 현대화사업의 특징은 혼재되어 있는 도매와 소매 구조를 완전히 분리하고 1단계 사업공간은 소매와 체험관을 배치하고 2,3단계 공사구간은 도매를 전문으로 하기 위한 공간으로 바꾼다. 도매시장은 경매가 진행되는 시간에만 문을 열고 도매가 없는 새벽부터 저녁까지는 시장의 문을 닫아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는다.
이유는 도, 소매가 혼재되어 나타나는 유통흐름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농수산물공사는 현대화사업을 통해 가격의 객관성을 확립하겠다고 한다. 현재는 도매와 소매가 혼재되어 있어 가격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도매와 소매를 명확히 구분해 경매를 통해 낙찰된 가격의 투명성을 기하고 도매가격의 객관성을 갖겠다는 것다.
수시로 나타나는 경매 담합의 문제 등을 도매전문 시장 구조를 통해 정리하겠다는 의도이다.
2. 현대화사업의 문제점
1) 시장의 기능과 명품의 연관관계
가락시장 현대화사업이 우려스러운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일본 오다시장을 벤치마킹해 추진되는 가락시장 현대화사업은 2008년 사업이 전격적으로 결정 나면서 시장의 구조와 질서와 역사가 송두리째 부정되고 디자인, 명품, 친환경만 부각되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시장이 환경 친화적으로 지어지는데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지열난방을 사용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인다면 이는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기 때문에 찬성해야 한다. 하지만 친환경을 내세운 나머지 분수대를 만들고 공원을 만들고 관광지를 만드는 것이 가락시장의 현실에 맞는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현대화사업을 통해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유통흐름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것이 하나의 목표다. 그러나 목표와 다르게 친환경과 디자인 명품을 내세운 나머지 체험관 및 이벤트 시설을 짓는 것은 시장기능에 맞지 않고 오히려 가락시장의 성격을 왜곡하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이다.
2) 가락시장은 농․수․축산물전문 재래시장이다.
1986년 농수산물 가격의 객관성을 갖고 유통체계를 갖추기 위해 농안법에 근거해 도매 전문시장으로 문을 열었다.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도매전문시장은 자리를 잡지 못했고 시장은 활기를 띄지 못했다. 농수산물공사는 어쩔 수 없이 용산등지에서 장사를 하고 있던 상인들을 가락시장으로 불러들여 소매행위를 하도록 유도했다. 소매상인들은 시장 이곳저곳에서 장을 펼쳤고 시장이 혼잡스러워지자 직판시장을 따로 만들어 소매행위를 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창고형으로 지어진 직판시장은 시민들과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고 도로 가까운 곳이나 몫이 좋은 곳에 자리를 잡은 직판상인들 몇 명을 제외 한 대다수 상인들은 임대료도 내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대부분의 소매상인들은 소매를 포기하고 도매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직판시장으로 흡수되지 않은 상인들은 시장안에서 자리를 정비하고 중매상인들이 도매로 처리하지 못한 남은 물건들을 받아 노점을 하기 시작했고 시민들과 소비자들 대부분은 이들에게서 신선하고 싼값에 물건을 사 갈 수 있었고 비로소 시장은 활기를 찾게 됐다.
오늘날과 같이 가락시장이 이 나라 최대의 시장이 된 것은 도매와 소매가 어우러져 원활하고 조화롭게 운영되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
현대화사업을 통해 도매와 소매를 분리한다면 초기의 어려움을 다시 겪을 것이다. 농수산물공사가 몇몇 품목에 대해 소매행위를 못하도록 하면서 벌써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예컨대, 감자의 경우 중도매상인들이 도매상인들에게 판매할 물량과 소매상인들에게 판매할 물량을 판단해 가격 입찰을 해 왔는데 소매상인들에게 판매할 물량을 포기함으로써 생산자인 농민들은 생산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감자를 내놓고 소비자들인 시민들은 시장에서 감자를 구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값비싼 대형마트를 찾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시장에서 소매행위가 축소되거나 금지되면 생산자인 농민들과 소비자인 시민들은 모두 손해를 보고 이익은 고스란히 대형마트를 소유한 재벌들에게 돌아가는 결과가 나타난다. 더불어 유통량이 줄어들어 전체 시장상인들은 수입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지하1층에 건설예정인 소포장 가공 판매는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다고 하지만 대형 도․소매 시장의 성격을 왜곡시킬 수 있고 상품의 가격을 올리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이다.
구분 |
2003 |
2004 |
2005 |
2006 |
2007 |
선별, 가공, 포장비율 |
30.8 |
31.2 |
35.3 |
39.4. |
41.1 |
<물류비 대비 포장비율 추이, 농식품 산업 SCM포럼 세미나 자료 중>
✽ 2008년 농산물 물류비 중 포장가공비는 톤당 162,000원으로 농산물 물류비의 41.3%를 차지하고 있음, 농식품 산업 SCM포럼 세미나 자료 중
또한 현재 소포장이 대부분 스티로폼을 활용하는 현실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불러 올 수밖에 없다. 소포장이 경매 과정을 거친 후 이뤄진다면 서울농수산물공사와 중도매인들에게 이익이 집중될 수 있다. 때문에 사회적 비용 증가(환경오염, 소비자가격 인상)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소포장 가공식품 확대는 계획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
공기업인 서울농수산물공사가 가격인상과 환경오염을 부추기고 부채질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시장은 시장으로서의 문화와 유통질서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가락시장은 도매와 소매가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비로소 시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도매와 소매를 분리하는 것은 시장 발전에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3) 1조원의 현대화사업 비용은 과연 타당한가?
가락시장 현대화사업 비용은 1조원 이상이 들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2년 가락시장이 대안을 찾고 현대화사업을 고민할 때의 예산은 3천억 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었다. 하지만 현대화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 2008년 그 비용은 5천억 원이 넘었고 2009년에는 7천억 원, 이제 첫 삽을 뜨는 올 해의 추정액은 1조원이 넘어서고 있다. 앞으로 완공 될 때까지 얼마의 돈이 더 들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현대화사업예산 2008, 농식품부, 단위 : 백만원) | |||
국고보조(30%) |
지방비(30%) |
융자(농안기금,40%) |
합계 |
151,208 |
151,208 |
201,610 |
504,026 |
이렇듯 헤아릴 수조차 없는 예산은 모두 국민들의 세금으로 지어진다.
국고와 지방비의 예산도 그렇거니와 융자를 받는 돈은 앞으로 농수산물공사가 이익을 내서 갚아야 하는 돈이다. 융자는 이자율 3%로 3년 거치 7년 상환의 조건이다.
농수산물공사가 현대화사업 이후 융자 받은 돈을 갚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영업하고 있는 상인들의 시장이용료 인상이 예상된다.
KDI는 지난 2005년 연구용역을 통해 발간한 자료에서 일본 오다시장과 가락시장을 비교하면서 농수산물공사가 융자금을 갚고 흑자 운영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 시장사용료 인상을 제안하고 있다.
따라서 중도매상인들의 유통수수료 인상과 직판 상인들의 임대료와 보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이는 모든 상인들에게 현대화사업 비용을 책임지라는 것이며 결국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가격인상이라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가락시장을 시장의 기능과 성격을 무시하고 친환경, 명품․디자인을 내세우며 앞의 조감도와 같이 짓는 것은 국민들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다.
지금의 가락시장 장점을 살리고 노후 된 건물들을 환경 친화적으로 지어 시장에서 영업을 하는 모든 상인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시민들이 좀 더 편안하게 시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재건축이 추진된다면 예산을 크게 줄일 수 있다.
3. 시장 상인들의 문제
현재 가락시장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상인들을 분류하면 허가를 받아 영업을 하고 있는 중도매상인들과 직판상인, 허가를 받지 못하고 영업을 하고 있는 비허가 상인들이 있다.
(1) 허가 상인들의 현실
현재 가락시장에서 허가를 받고 영업을 하는 직판 상인들은 대략 2천명이 조금 넘는다. 이들의 시장내에서의 역할은 소매를 담당해 일반소비자들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일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살펴듯이 소매를 해서는 이익이 나지 않아 대부분 도매업을 하고 있다.
직판상인들은 많은 고민에 놓여 있다.
현대화사업을 통해 새롭게 지어지는 직판시장은 1천2백 명이 입주하게 된다. 그렇다면 결국 8백 명의 직판상인들은 가락시장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직판시장 상인 대부분이 소매를 포기하고 도매를 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현대화사업은 직판시장 상인들의 불만을 낳고 있다.
시장의 구조를 무시하고 마트형으로 지어지는 직판상가는 경쟁력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고 보증금과 임대료의 인상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벌써부터 직판상가 이전 거부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 농수산물 공사는 중도매인들과 직판상인들의 불만을 '삼진아웃제'를 시행하면서 불만을 억누르고 강압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현대화사업으로 직판상인의 40%, 중도매인 20%는 시장에서 쫒겨나야 한다.
직판상인들은 불만이 있어도 재계약시 불이익이 두려워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도매인들도 허가취소가 두려워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러나 재계약이 된다고 해도 지금보다 나아질 것은 없다.
앞에서 살펴봤듯이 현대화 사업비용을 상인들에게 일방적으로 떠넘기고 비허가 상인들이 쫓겨나 거래물량이 축소되면 이익 감소가 불을 보듯 뻔하다.
"최근 도입된 시장도매인 제도는 그 영향이 폭발적이며, 앞으로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중심기능으로 등장할 가능성"(강서시장의 사례, KDI자료 중)이 있다는 견해이다.
시장도매인 제도 도입은 정당한 경쟁을 통해 제품의 가격을 하락시키겠다는 애초 취지와 다르게 경매제도와 충돌하면서 중도매인들의 이익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락시장 내에서도 몇 차례 경매사고가 터지면서 시장도매인 제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중도매인들이 경매를 통하지 않고 생산지에서 일명 '밭떼기' 형태로 농산물을 사들여와 위탁판매 하면서 상품의 가격이 공정하게 형성되지 못하고 생산자들에게는 낮은 가격에 물건을 사들여 소비자들에게 높은 가격에 판매를 하면서 제도 자체가 왜곡되고 있는 현실이다.
때문에 농수산물 유통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2) 비허가 상인들의 생존권 문제
가락시장 현대화사업으로 시장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비허가 상인들은 모두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다. 현재 가락시장에는 비허가 상인들이 약 3천여 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노점상과 더불어 세입자들, 그리고 관련 인원을 포함하면 그 수를 헤아리기 조차 힘들다. 이들은 모두 현대화사업으로 인해 생계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현대화사업이 도매와 소매를 분리하고 소매는 새로 지어지는 직판상가에서만 이루어지는 구조에서는 이들의 설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비허가 상인들은 중도매상인들의 점포를 임대해 낮에 영업을 하는 세입자들과 경매장 입구에서 터를 잡고 영업을 하는 노점상들이다. 이들은 가락시장에서 유일하게 소매를 담당하고 있다. 직판상인들이 소매를 포기했기 때문에 비허가 상인들이 낮에 영업을 하면서 시민들에게 직접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위의 감자의 예에서도 봤듯이 유일하게 소매를 담당하고 있는 이들이 영업을 하지 못
하게 된다면 가락시장의 유통량은 현저히 줄어들어 유통질서 자체가 위험에 처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조직노점상 일일유통량 (조사대상 194명 '10. 8. 27) | |||
과일 |
26.1톤 |
야채 |
80.5톤 |
위의 표에서 보듯이 194명의 일일 유통량이 100톤이 넘는다.
이들 비허가 상인들이 모두 영업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이는 생산자와 상인, 소비자 모두의 피해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Ⅲ 현대화사업은 재검토 되어야 한다.
농수산물공사가 벤치마킹한 일본의 오다시장은 민간이 운영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이윤창출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가락시장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국가가 세운 시장이다. 따라서 오다시장과 비교해 이윤창출을 목표로 한다면 공공성은 사라지게 된다.
KDI는 지난 2005년 발간한 연구자료에서 현대화사업을 통해 유통구조를 개선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농수산물공사가 이익 창출을 위해 시장사용료를 올리고 소포장 가공처리 품목을 늘리는 과정을 통해 상품의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가락시장은 도매와 소매가 유기적인 역할을 하면서 성장해 왔다. 만약 도매와 소매를 분리한다면 시장은 크게 후퇴할 것이며 초기의 어려움을 다시 겪을 수밖에 없다. 또한 거대한 공간인 도매시장이 낮에는 죽은 공간으로 남아 공간 낭비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소매 또한 직판상가에서만 이뤄지게 돼 생산자인 농민은 물론 중도매인들과 소매상인, 시민들 모두에게 피해를 가져 올 것이다.
허가 상인들 축소와 비허가 상인들의 생존권의 문제는 가락시장 현대화사업의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이들이 현대화 사업을 통해 시장에서 내 몰리는 상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농수산물공사는 현대화사업을 통해 연인원 33,000개의 신규 고용 효과가 있다고 선전한다. 하지만 현대화사업의 결과로 생존의 터전을 박탈당해 잃어버리는 일자리는 적게 잡아도 연인원 1백 8십만개가 넘는다. 어떤 것이 효과적인가?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이벤트 시설 5개동이다. 체험관, 박물관등으로 지어지는 이벤트 시설들은 판매동으로 분류되지만 판매를 중심으로 하기보다 체험관으로서의 기능이기 때문에 가락시장에 필요하지 않은 대표적인 보여주기식 사업의 전형이다.
따라서 가락시장은 지금의 구조를 유지해 도매와 소매를 원활하게 운영하고 낡은 건물들을 새로 건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락시장은 이윤 창출이 아니라 환경 친화적이고 질 좋은 먹거리를 싼 값에 국민들에게 안정적으로 유통하는 것이 공공성을 가진 가락시장을 운영하는 목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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